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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마음의 병(炳) 들라...‘심리 방역’ 관심 집중
코로나19, 마음의 병(炳) 들라...‘심리 방역’ 관심 집중
  • 김응민 기자
  • 승인 2020.03.1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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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생각‧불안감 드는 것은 지극히 ‘정상’
전문가, “혐오감은 도움 안 돼. 정신건강 유지 중요”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자가격리자 수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심리방역’을 강조하며 격리자가 겪을 수 있는 공포심과 불안감에 대한 당부를 전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일 0시 기준으로 전국의 자가격리자 수는 3만 3천여 명으로 집계됐다.

자가격리 대상자는 확진자가 코로나19 증상을 발현하기 시작한 시점으로부터 ▲2m 이내로 접촉한 자, ▲확진자가 폐쇄 공간에서 마스크를 미착용하고 기침을 한 경우 같은 공간에 있던 자에 해당한다.

일단 자가격리자로 지정되면 관할 보건소에서 통지서를 보낸다. 통지서와 함께 위생키트와 생활품도 함께 지급된다. 위생키트에는 마스크와 손소독제, 체온계를 비롯해 쓰레기봉투가 들어있다. 생활품에는 생수와 휴지, 라면, 쌀, 즉석식품 등이 있다.

이에 더해 자가격리자와 가족 및 동거인이 지켜야 할 수칙도 동봉된다.

자가격리자는 격리기간 시작일부터 14일간 하루에 2번 전담공무원에게 발열 및 호흡기 증상 여부를 알려야 한다. 또한 격리자는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 생활하고 격리장소 외에는 외출을 금지해야 한다.

그리고 부엌이나 거실 등 공용생활 공간은 환기를 자주 시키고 화장실은 분리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격리자와 가족 및 동거인은 격리기간 동안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씻기와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같은 공간 안에서는 2m 이상의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문제는 이 기간 동안 자가격리자가 불안감과 공포감을 겪을 수 있다는 것.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A(30세‧남)씨는 지난달에 업무차 대구에 방문했다가 증상 발생 시 검진하는 자가격리자로 분류됐다.

A씨는 “자가격리 초기에는 오래간만에 푹 쉴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나온다면 그로 인해 벌어질 일들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나로 인해 가족이 겪을 불편함과 다니던 회사가 폐쇄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며 “확진자가 되면 동선이 공개된다고 들었다. 혹시 사람들이 내 동선을 보고 놀리진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 다행히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심리 상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감정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신의학과 전문의는 “격리자로 지정되면 외부와 단절되므로 고립감과 우울감, 무기력감을 느낄 수 있다”며 “일부는 ‘왜 하필 그 장소에 갔을까’ 혹은 ‘그때 마스크를 쓰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일까’와 같은 자책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부정적인 감정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며 “적절한 수준의 염려와 걱정은 위기상황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 스스로도 통제하지 못할 정도의 불안감이나 공포로 발전하면 극단적이거나 비합리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극도의 공포심과 불안감은 분노로 쉽게 바뀐다.

유럽 중세시대에 대유행했던 페스트가 그 대표적인 예다. 당시 유럽 전역에 페스트가 퍼지자 이에 대한 원흉으로 사람들은 유대인을 지목했다. 프랑스와 독일, 스위스를 비롯해 심지어 페스트가 퍼지지 않은 지역에서조차 무차별적인 유대인 학살이 자행됐다.

앞서의 전문의는 자가격리자들에게 “지금의 격리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생각해보라는 당부를 전하고 싶다”며 “불편함과 고통을 감내하는 이유는 가족과 이웃을 보호하고 질병의 전파를 막기 위해서다. 이 점을 결코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격리기간 동안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고 가족‧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면 정서적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금과 같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일수록 인터넷 루머나 부정확한 정보에 솔깃하기보다는 전문 의료진과 보건당국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당국은 심리방역을 위한 지침을 배포하고,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정신과 상담을 확대하기로 했다. 먼저, 복지부는 지난 11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심리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에서 격리생활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정신과 상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보건당국은 ‘마음건강지침’ 5종도 제작‧배포했다. 지침서는 ▲일반 국민 ▲아이를 돌보는 어른 ▲자가격리자 ▲일반 의료진 ▲감염병 진료에 참여하는 의료진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내용은 보건복지부와 국가트라우마센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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