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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주말 풍경마저 바꾼 ‘코로나19’
[현장르포] 주말 풍경마저 바꾼 ‘코로나19’
  • 김응민 기자
  • 승인 2020.02.2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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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불교‧개신교 “코로나19 방지에 적극 협조할 것”
주요 종교단체, 종교행사 대폭 축소

코로나19 사태로 종교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종교를 막론하고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수가 평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이 부지기수다. 당분간 모든 일정을 전면 취소하는 단체도 있는가 하면, 심지어 인터넷 중계를 통해 ‘온라인’으로 종교 예식을 진행하는 곳도 생겨날 정도다.

약 200여 대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지만, 주차된 차량은 20대가 채 되지 않는다. 사람이 없는 탓에 썰렁하다 못해 적막감마저 감돈다. 영상 10도를 웃도는 포근한 날씨지만 오히려 스산한 느낌마저 드는 풍경이다.

지난 23일 오후 4시, 팜뉴스 취재진이 찾은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어느 성당의 모습이었다. 평상시라면 미사 참석을 위한 사람들로 북적여야 할 마당이었으나 한산하다 못해 적막할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성당 입구에 들어서니, 마스크를 낀 안내 담당자가 있었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미사에 참석할 수 없음을 알려주며, 성전에 들어가기 전에 이름과 연락처 소속 본당 등이 포함된 신상명세를 작성할 것을 요청했다.

안내자는 “혹시 모를 확진자 관리 및 방역 기관 연계를 위한 자료이니 협조를 부탁한다”며 “유사시에만 본당 사제 책임 아래 열람‧관리할 예정이고, 사태가 종결되면 즉시 폐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 대장 작성을 끝마치자 안내자는 기자에게 손소독제를 건네줬다. 원래대로라면 입구에 있는 성수를 손끝에 찍어 성호경을 그어야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성수대를 폐쇄합니다’라는 안내 문구만 있을 뿐이었다.

사진=한산한 성당내 모습, 빈좌석이 많다.
사진=한산한 성당내 모습, 빈좌석이 많다.

성전에 들어서니 짐작대로 사람이 많지 않았다. 실내에 있는 사람은 고작 30명 남짓이었다. 그나마 있는 사람들도 모두 마스크를 낀 채 널찍이 떨어져 앉은 모습이었다. 이윽고 미사가 시작됐고, ‘진풍경’이 연출됐다. 주례 사제와 전례자, 신자들까지 성당 내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미사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미사는 전반적으로 조용한 가운데 진행됐다. 사람이 적은 탓도 있었으나, 비말 전파를 우려해 미사곡을 노래로 부르지 않고 기도로 대체했기 때문이다. 천주교 미사 전례 중 하나인 성체 분배(빵의 형태로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상징) 역시 평상시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분배자는 소독제로 손을 수차례 씻은 후에 분배를 시작했고, 분배 과정 중에는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신자들 역시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성체를 손에 받아, 2~3보 이동 후에 성체를 입에 넣었다.

미사가 끝날 무렵, 주례 사제는 “모든 문과 계단의 손잡이, 의자 등 손이 닿는 곳은 전부 1일 2회씩 전문방역업체에 의해 소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당분간 주일미사를 제외한 모든 단체의 활동은 무기한 연기할 예정이다. 고해성사 역시 밀폐된 공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당분간 폐쇄된다. 다만 희망자에 한해 개방된 공간에서 이뤄질 것”이고 전했다.

그러면서 “노인이나 어린이 등을 포함해 주일미사 참석이 어려운 사람들에겐 관면하기로 결정했다”며 “아무쪼록 이번 사태가 큰 피해 없이 마무리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관면이란 가톨릭교회가 특별한 경우에 한 해 신자들에게 교회법의 제제를 면제해주는 것을 뜻한다.

미사가 끝나자 사람들은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성당을 떠났다. 담소를 나누며 근황을 묻거나 친목을 다지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이 같은 일은 비단 이곳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었다.

천주교를 비롯해 불교‧개신교 등 국내 주요 종교단체들도 일제히 긴급 지침을 내리며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 23일 전국 사찰에 모든 법회와 성지순례, 교육 등 대중들이 참여하는 행사와 모임은 전면 취소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주요 시설에 소독을 강화해 위생 관리에 온 힘을 쏟을 것을 당부하는 한편 사찰에 상주하는 사람들을 위해 마스크와 손세정제, 체온계 등을 구비할 것을 요청했다.

대한불교조계종 관계자는 “이미 대구‧경북 지역의 사찰은 최소 2주간 각종 법회와 행사를 취소한 상태다”며 “주요 사찰의 경우 열 감지 카메라를 비치하고 주의사항을 게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득이하게 법회를 진행하게 될 경우, 집전 승려만 음성으로 염불을 한다”며 “법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암송하고, 착석 간격도 최대한 넓게 유지하게끔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신교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경북 청도를 방문한 신도가 있어 논란이 된 서울 강동구의 A 교회는 해당 상황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A 교회는 지난 21일, 경북 청도의 장례식장을 방문한 교구장 목사와 교인 5명에 대해 교회방문 금지와 자가 격리를 지시했다. A 교회 관계자는 “현재까지 청도를 다녀온 교인들에게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상은 전혀 없는 상태다”라며 “보건소의 지침대로 2주 동안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일 예배를 제외한 교회 내 모든 모임도 중단한 상황”이라며 “교회 차원에서도 이전보다 더욱 방역에 신경 쓰고 있다. 사람들이 유언비어나 가짜 뉴스에 현혹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부 교회는 아예 오프라인 예배를 중단하고 ‘온라인’을 통해서 예배를 진행하는 곳도 생겨났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신도수 8만 명 규모의 B 교회는 교회 출입을 전면 중단하고 오프라인 예배도 잠정적으로 무기한 연기했다.

B 교회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 23일 감염병 위기 경보단계를 심각 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새벽기도회 및 주일 예배를 온라인으로 진행할 예정이다”며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써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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