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원 문턱을 넘어선 ‘빅5’ 국내 제약사의 지난 4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지만 기업별로 실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20일 팜뉴스는 매출 1조원 이상의 제약 회사가 공시한 2019년 잠정 실적치를 집계했다.

먼저 한미약품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그리고 당기순이익 모두에서 괄목한 만한 성과를 보였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 1,136억 원으로 견조한 성장을 달성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038억 원과 638억 원으로 기대이상의 성적을 나타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 2015년 7조원 규모의 대규모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을 성공한 이후로 4년 만에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이와 같은 성과는 회사의 간판품목들의 역할이 컸다. 회사가 독자 개발한 고혈압약 ‘아모잘탄’은 지난해 원외처방 기준 981억 원을 기록했고,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은 773억 원을 달성했다. 여기에 역류성식도염 치료제인 ‘에소메졸’도 342억원의 실적을 올리면서 성장을 견인했다.

계열사들의 성과도 눈에 띄었다. 북경한미는 매출이 전년대비 11.5% 성장한 2,544억 원에 달했고 영업이익 436억 원, 순이익 374억 원을 기록했다. 원료의약품 생산기업인 한미정밀화학 역시 흑자 전환을 통해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한미정밀화학의 매출은 1,103억 원으로 전년대비 29.3% 성장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6억 원과 57억 원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회사의 성장 동력인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도 소홀하지 않았다는 것.

한미약품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최고 규모인 2,098억 원을 R&D 부문에 투자했다”며 “이는 매출대비 약 19%에 이르는 수치다”라고 강조했다.

종근당의 경우 ‘빅5’ 중 양적인 성장이 가장 두드러졌다. 별도공시 기준, 회사의 매출액은 1조 786억 원으로 전년대비 약 1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다국적제약사 한국MSD와 코프로모션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제품들의 안정적 매출도 눈에 띄었다. 그중에서도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는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이미 1,000억 원을 돌파했고, 올해 총 매출액은 1,400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회사의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슷한 770억 원으로 준수했고 당기순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26.6% 늘어난 538억 원으로 집계됐다. 법인세비용이 전년보다 약 110억 원 이상 절감됐다.

대웅제약은 별도공시 기준, 지난해 매출액이 1조 51억원(전년비 6.5%↑)을 달성하며 1조 클럽에 안착했다. 주목할 점은 회사의 대표품목 중 하나인 위궤양약 ‘알비스’의 매출공백에도 불구 하고 외형성장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는 점이다. 알비스의 매출공백은 약 15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해 9월, 라니티딘에서 발암우려물질 NDMA가 검출됨에 따라 알비스를 포함한 라니티딘 성분의 의약품 전 품목에 대해 판매금지 및 회수조치를 내린 바 있다.

라니티딘 사태에도 회사는 매출 확대에 성공했다. 이는 회사의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모두가 고른 성장을 보인 것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진출한 나보타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에 따르면 보툴리눔 톡신제제 ‘나보타’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액은 약 400억 원에 달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올 한해는 나보타의 유럽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사업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며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의 성과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돼 긍정적이다”고 전했다.

한편, 유한양행과 녹십자는 매출 면에선 수위를 차지했으나 내실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한양행은 2년 연속 1조 5,000억 원의 매출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40억 원과 105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전년대비 72.1%, 82% 하락한 수치로 수익성의 악화가 예상된다. 영업이익의 감소는 계열사인 유한화학과 오리진의 적자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판단된다.

녹십자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2.6% 증가한 1조 3,697억 원으로 일단 ‘외형적인 성장’엔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업이익 또한 402억 원을 기록했지만, 법인세를 차감한 당기순이익의 경우 112억 원의 손실을 기록해 적자 반전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와 같은 손실 원인은 영업외비용 중 주식평가손실 손실과 무형자산의 상각 비용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회사가 보유한 항암제 바이오기업 ‘파멥신’은 평가손실만 약 116억 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고, 3분기까지 무형자산의 손실로 처리한 상각 누계액은 286억 원으로 확인됐다.

녹십자 관계자는 “원가 절감과 같은 경영 효율화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며 “지속적인 사업 성장을 위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확대 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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