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제약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당초 기대했던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앞서 3분기 공개된 실적이 호성적이었던 만큼 실적 전반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 놨다. 하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본 결과, 예상과는 다르게 4분기 실적 부진으로 작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급감한 결과를 나타냈다. 최근 전반적으로 제약사들 간 경쟁 심화와 경기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제약사별 간판 품목의 성장에 따라 그 격차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라니티딘 성분에서의 불순물 사태 파장도 제약사별 득실을 갈랐다. 연구개발비가 늘어나고 영업외 비용이 커지면서 적자 기업도 속출했다. 제약사별 희비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동아에스티·보령제약·한독·일양약품 등은 성장과 수익성이라는 측면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반면, 제일약품·JW중외제약·일동제약·명문제약 등은 4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한 성적표를 받았다.

19일 팜뉴스는 중견제약사(매출누적 1조 원미만 1천억 원 이상)가 공시한 2019년 잠정 실적치를 집계했다. 이들의 매출은 평균 6.5%가 증가해 몸집에 있어선 안정적 성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 조사대상 25개사 중 10개사가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적어도 3곳 중 1곳이 수익성 부진에 빠졌다는 의미다.

중견 제약사들 중 매출상위 제약사는 제일약품(6,725억원), 동아에스티(6,122억원), JW중외제약(5,238억원), 보령제약(5,243억원), 일동제약(5,174억원) 등으로 이들은 누적매출 5,000억 원 선을 넘겼다.

외형에 있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달성한 곳은 전년대비 28% 성장한 삼일제약이었다. 회사는 2018년 946억 원의 매출에서 지난해 1,211억 원으로 대폭 성장했다.

앞서 삼일제약은 상반기 재고가 작년말 대비 13% 감소하면서 매출이 28% 성장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고했었다. 회사의 영업이익도 적자에서 47억 원의 흑자로 전환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회사 간판 품목의 매출 성장으로 분석된다. 위장관치료제 ‘글립타이드’는 원외처방기준으로 전년보다 70%가 성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매출은 120억 원이 예상되고 있다. 위장관운동조절제 '포리부틴'(92억원), 인공누액제 '히아박'(52억원)도 한 몫 거든 것으로 분석된다.

동아에스티의 지난해 실적도 눈부셨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매출은 6,122억 원(전년대비 7.9%↑), 영업이익은 570억 원(44.5%)의 성적표를 받았다.

회사는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이어 4분기도 1,562억 원의 매출로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해외수출에 있어서는 캄보디아의 박카스 판매호조와 바이오의약품의 브라질 매출 성장, 그리고 약 60억원 규모의 일회성 수수료 수익도 성장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회사는 라니티딘 대체약으로 주목받고 있는 위염약 ‘스티렌’의 매출이 204억 원(9.2%↑)으로 기여했고 일동제약과 파모티딘 성분의 가스터에 대한 공동판매 167억 원(58.7%↑)로 실적 증가에 도움을 줬다. 여기에 당뇨병치료제 ‘슈가논’의 코프로모션 매출 142억원과 손발톱무좀치료제 ‘주블리아’ 등 신제품의 호조가 전문약(ETC) 부문의 매출을 견인했다.

이 외에도 영진약품(18.7%), 삼천당제약(16.7%), 보령제약(13.9%), 대한뉴팜(12.2%), 휴젤(12.2%), 코오롱생명과학(12%), JW신약(11.7%) 등이 눈에 띄는 매출성장을 기록했다.

이 중에서 보령제약은 사상 처음으로 매출 5,000억 원을 돌파했다. 상위 제약사로 올라서기 위해 한 발짝 올라선 셈이다. 영업이익도 390억 원으로 순도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회사는 지난해 턴어라운드 성공 이후 실적 개선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앞서 상반기 2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돌파하고 3분기에도 119억 원의 영업이익(전년비 68%↑)을 달성해 2019년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고했다.

이 회사 실적성장의 원동력으로는 ETC와 수탁사업 부문을 꼽을 수 있다. 특히 고부가가치 자체 개발 품목인 고혈압약 카나브와 복합제 듀카브가 든든하게 자리를 지켜내면서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부광약품(전년비 매출 13.5%↓), 삼진제약(7%↓), 경보제약(4.8%↓), JW중외제약(2.5%↓), 경동제약(1.5%↓)은 매출이 역성장했다. 외형성장이 정체된 모습을 보인 것. 

지난해 수익성이 개선된 곳도 있었다. 이연제약 외에 영진약품도 전년 22억 원 적자에서 99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또 이연제약(영업이익 79억원, 전년비 221%↑), JW신약(12억원, 101%↑), 일양약품(324억원, 93.7%), 국제약품(56억원, 69.5%↑), 삼천당제약(252억원, 62.8%↑), 보령제약(390억원, 56.5%↑), 대화제약(74억원, 42%↑)은 영업이익 확대로 수익성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반면, 영업 활동에서 수익성이 부진 했던 곳은 명문제약과 JW중외제약, 코오롱생명과학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명문제약은 전년 49억 원의 이익에서 2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JW중외제약은 전년 216억 원의 흑자에서 77억 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또 코오롱생명과학은 265억 원의 손실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명문제약의 경우 매출 성장이 다소 정체 (4% 성장) 됐고, 제조원가의 상승이 수익성을 악화 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회사의 100억 원대 매출이 예상되는 소화기용제 ‘씨앤유캡슐’의 매출 가격은 2017년 보험약가보다 0.3%가 하락했다. 반면, 주요 원제료인 케노데스옥시콜린산과 우르소데스옥시콜린산의 제3수화물마그네슘 등의 매입비용은 동기간 3.5%가 상승해 원재료 부담을 안고 있는 상태다.

JW중외제약은 매출액 5,238억 원, 영업손실 77억 원, 당기순손실 204억 원을 기록했다. 실적 하락의 배경으로 일부 주요 제품의 일시적 실적부진과 일부 재고폐기에 따른 원가상승 그리고 연구개발비의 증가, 수익인식 회계변경에 따른 기술료수입 영향이 그 원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제품에서는 원외처방 실적으로 위장약 '라베칸'이 전년비 11%가 감소해 100억 원 매출에 미달했다. 특히 지난해 공급중단 사태가 반복됐었던 경장영양제 ‘엔커버’의 매출은 전년대비 63%가 감소한 70억 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영업외 일시적 비용이 증가하면서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곳도 있었다. JW신약은 25억 원의 순손실이 발생했고, 국제약품도 순손실이 48억 원이나 됐다. 이외에도 제일약품(순손실 64억원), 부광약품(-73억원)은 영업 활동이 아닌 부문에서 손실이 커졌다.

국제약품과 제일약품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법인세 등의 추징(영업외비용)으로 인해 적자로 전환 됐다. 법인세 추징액으로 국제약품은 61억 원, 제일약품은 약 100억 원 이상이 납부 됐을 것으로 예측된다. 부광약품의 경우 9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보유한 투자주식의 주가하락에 따른 일시적 평가손실(약 124억원)에 따라 7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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