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임상시험 新패러다임 명암
‘고비용저효율’ 선진시장 임상 감소 이머징마켓 · 제3세계 무게추 이동 제약, 기회요인과 위험요인 모두 존재
2011-07-13 조성우
서구 거대시장에서의 상업적 성과에만 초점을 맞춰온 기존의 임상시험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것. 이른바 임상시험의 진정한 글로벌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약사들은 비용효율적인 임상시험을 위해 보다 저렴한 장소를 찾고 있는데, 대규모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하는데 있어 잠재력과 비용효율성에 보다 무게를 두고 최적의 장소를 선정하고 있다.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임상시험의 상황을 환자모집을 중심으로 기회요인과 위험요인 등의 측면에서 정리했다.
급변하는 글로벌 임상시험 환경
폴란드 북부에 위치한 항구도시 그단스크(Gdansk)는 원래 조선소로 유명한 곳이다. 헝가리의 5번째 대도시인 페치(PECS)는 고대 건축양식과 맥주공장이 특징이다. 최근, 이 두 도시에 큰 변화가 생겼다.
변화의 중심에 있는 단어는 바로 의약품(medicine). 두 도시는 현재 글로벌 제약사들의 임상시험 최적지로 새롭게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두 도시에서 아스트라제네카는 자사의 최대 기대주인 항혈전제 Brilinta의 3상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심근경색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임상시험이 이 지역의 병원들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등록돼 있다.
총 18,000여명이 참여하는 다국가 임상시험에서 두 도시가 차치하는 비중은 약 21%. 이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 임상시험 참가자를 합친 것보다 2배 이상 많은 비중이다.
이러한 임상시험 프레임은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생각할 수 없었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수익성이 좋고 거대한 시장만을 우선순위에 두고 임상시험을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제약 임상시험 패러다임 변화
그러나 최근 수년에 걸쳐 미국과 유럽 등 서구 거대시장에서의 상업적 성과에만 초점을 맞춰온 기존의 임상시험 패러다임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일례로, 과거 심혈관계 의약품에 대한 글로벌 임상시험은 절반 이상이 미국 의사들의 관리감독 하에 미국의 병원에서 진행돼 왔다. 그러나 현재 임상시험의 무게추는 이머징마켓과 제3세계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임상시험의 진정한 글로벌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약사들은 비용효율적인 임상시험을 위해 보다 저렴한 장소를 찾고 있다. 그리고 신약을 테스트하는데 있어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들이 보다 많은 지역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대규모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하는데 있어 잠재력과 비용효율성에 보다 무게를 두고 최적의 장소를 선정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이머징마켓의 임상시험 잠재력에 주목하고, 미국이나 서유럽과 동등하게 접근하고 있다.
헝가리 Pecs 국립대학교(University of Pecs) 심혈관 중재시술과 원장인 Ivan Horvath 박사는 “일례로, 동유럽과 아시아 국가의 많은 환자들이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데는 분명한 동기부여가 있다”며, “임상시험 기간에 무료로 신약을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만족스러운 보수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시험 글로벌화의 두 모습
최근 급격히 진행되는 동유럽, 아시아, 남미 지역의 글로벌 임상시험 비중 증가를 두고 기존 선진시장은 여러 의문들을 제기하고 있다.
우선, 자료의 질적인 측면의 문제인데, 과연 해당 지역에서 확보한 자료가 미국의 주요 메디컬센터에서 확보한 자료만큼 신뢰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미국 환자들과 다른 라이프스타일과 유전자 프로파일을 갖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연구를 기반으로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도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가난한 국가들에서 신약을 시험하는 것이 윤리적 기준에 맞는지 여부도 논쟁의 소지가 있다.
글로벌 임상시험은 사회적 약자들로부터 착취해온 불행한 역사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지난 1940년대 과테말라에서 페니실린의 효용성을 검증하기 위해 현지인들에게 매독균을 감염시키는 실험을 했다는 사실이 작년에 드러난 것.
1946~48년 페니실린의 매독 예방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과테말라의 죄수와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는 성인 약 700명에게 매독균과 임질균을 주입했는데, 임상시험 대상 환자들의 완치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소식을 접한 오바마 대통령이 과테말라 알바로 콜롬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하는 등 긴급진화에 나섰지만 돌아온 것은 “해당 임상시험 대상자는 권력 남용의 희생자”라는 비난의 목소리뿐이었다.
미국 등 선진시장 임상시험 감소
한편 임상시험은 갈수록 글로벌화 되고 있으며, 그 여파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시장에서의 임상시험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보건복지부(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의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미국 내 임상연구의 해외 위탁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미국 FDA에 승인을 요청하기 위해 진행되는 글로벌 임상시험의 78%가 미국 이외 지역에서 등록됐다.
유럽도 상황은 비슷하다. 2005년부터 2009년 사이 유럽의약청(EMA)에 제출된 중추적 임상시험(pivotal trials) 환자의 61%가 제3국에서 비롯됐다.
그 중 11%가 동유럽에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기간 폴란드 환자등록은 5배, 헝가리 환자등록은 3.5배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EMA 감독관인 Fergus Sweeney씨는 “오늘날 임상시험 자료의 대부분이 해외 각기 다른 지역에서 기인한다”며, “따라서 해당 지역이 충분한 신뢰성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관리감독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개발도상국 등 외국에서 진행되는 임상시험의 문제점들을 주시하고 있지만 EMA나 FDA가 관리감독 할 수 있는 임상시험 시행기관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제약사들이 10여개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어 자료의 불일치성이라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브릴린타’ 이슈
이러한 주장의 근거가 되는 임상시험이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브릴린타(Brilinta) 글로벌 3상 임상인 PLATO 연구.
브릴린타는 사노피/BMS의 항혈전제 플라빅스(Plavix)의 잠재적 라이벌 약물로 거론되는 기대주이다. 플라빅스는 연매출이 약 90억 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매출 2위 처방약.
브릴린타는 현재 유럽을 포함해 30개 국가 이상에서 승인을 획득한 상태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
다국가 글로벌 임상인 PLATO 연구에서 브릴린타가 심혈관계 사망위험을 예방하는데 있어 플라빅스보다 명백히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북미에서 진행된 임상의 경우 그렇지 못했던 것.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현재 유력한 가설로는 미국 심장질환 환자들은 아스피린 복용량이 상대적으로 많아 브릴린타의 효능에 악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북미 환자는 전체 임상대상자의 9.7%에 불과해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유가 어떠하든 결국 자료의 불일치가 문제가 된다는 주장이다.
몇몇 전문가들은 FDA가 승인을 위해 보다 많은 자료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일련의 안전성 이슈로 FDA의 신뢰도가 추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심장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머크&컴퍼니의 진통제 바이옥스(vioxx), GSK의 항당뇨제 아반디아(Avandia) 사례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FDA는 오는 7월 20일까지 브릴린타의 승인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번 임상연구 결과가 크게 이슈화 되면서 승인에 적신호가 들어왔다는 분석이 우세한 상황이다.
낮아지는 미국 임상시험 매력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 미국 듀크의대(Duke University Medical Center)의 Magnus Ohman 박사와 Matthew Roe 박사는 PLATO 연구결과는 균형 잡힌 환자등록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향후 의약품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일종의 경고신호라고 강조한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는 PLATO 임상시험의 과정과 결과를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밝히며 이러한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PLATO 임상시험은 투자자들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으며, 미국의 많은 의사들이 자주 이번 이슈를 언급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4월 열린 미국심장학회(ACC) 연례학술대회에서 임상연구의 구조적 변화에 우려를 표하는 의사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의사들이 임상시험 업무가 외국으로 나가는 것에 분개했다는 후문이다.
참석자들은 제약업계의 계속되는 비용절감 시도와 관료주의(red tape)가 팽배한 미국의 임상시험 환경 모두를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미국 임상시험 매력도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는데, 미국에서 임상연구를 한다는 것은 매우 힘들고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업무라는 것에 많은 실무진이 공감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불필요한 규제도 심각한 수준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미국심장학회 회장이자 메이오클리닉(Mayo Clinic)의 교수인 David Holmes 박사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이번 브릴린타 이슈가 향후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EMA의 Sweeney 감독관 역시 “개발도상국에서 진행되는 임상시험이 서구 선진국에서 진행되는 임상시험에 비해 열악하다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이는 인력부족 등으로 수많은 임상시험 장소 및 자료들에 대한 관리감독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급부상하는 중국 임상 역량
한편, 매력적인 글로벌 임상시험 국가로 중국이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2700건 이상의 임상시험이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증가세 또한 매우 가파르다.
저비용, 전문성, 현대적 설비, 시장 잠재력 등의 요인이 이러한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는데, 중국은 이미 독일과 프랑스를 뛰어넘어 세계 3大 제약시장으로 성장했다. 또한 2015년에는 현재 글로벌 2위 제약시장인 일본마저 제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 신호를 바탕으로 중국의 임상전문가들은 중국이 서구에서 생산된 의약품의 주요 수요자가 될 충분한 시장인데, 왜 미국과 유럽의 임상이 완료된 후 중국 내 임상이 진행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의 임상시험 매력도를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옥스퍼드대학의 Rory Collins 교수는 6년전 중국에서 46,000명이 참여한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해당 연구는 심근경색 응급치료제로서의 플라빅스와 베타차단제(metoprolol) 사용에 대한 연구이다.
연구결과 플라빅스와 아스피린을 병행하는 것은 유익성을 제공했지만 metoprolol은 그렇지 못했다. 이 연구는 향후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끼쳤다.
Rory Collins 교수는 “해당 임상시험을 저비용이라는 경쟁력을 갖춘 중국에서 진행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연구를 무사히 마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현재 Collins 교수는 미국 머크의 심장약물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미국 환자는 포함하지 않고 있다.
북미에서는 어떠한 임상연구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매우 비효율적이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주장이다.
미국보다 사정이 좀 낫지만 서유럽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유럽의 경우 임상시험과 관련된 관료주의적 장벽이 만만치 않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임상시험 글로벌화 부작용 대두
신약을 테스트하는 동안 환자들이 학대받아서는 안된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윤리적 측면에서의 접근은 첨예한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일례로, 임상시험 환자등록으로 연구기간 동안 저개발국가의 많은 환자들이 의료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지만, 해당지역의 환자들이 감당할 수 없는 비싼 신약을 테스트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또한 실험약물과 관련된 잠재적 위험을 환자가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도 대두된다.
독일의 비영리기구인 Wemos Foundation의 Annelies den Boer씨는 임상연구가 글로벌화 되면서 착취에 대한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녀는 ICH(International Conference on Harmonisation) 가이드라인이 명시하고 있는 좋은 임상규정은 비록 미국과 유럽, 일본의 규제당국에 인정받고 제약업계에 수용되고 있지만 윤리적 측면보다 효율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지적한다. 윤리성과 효율성의 균형이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 제약사들이 점점 많은 임상시험을 CRO에 아웃소싱하면서 적절한 관리감독이 보다 힘들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제약사, 임상시험 사후지원 부실
Boer씨는 “많은 개발도상국 사람들이 가난하거나 문맹이다. 이러한 점이 그들이 자원해서 임상시험에 참여하게 한다”며, “자발적인 환자, 이해관계가 있는 의사, 임상시험의 진행 속도에 민감한 CRO 등 모든 환경적 요소가 윤리적 측면에서 볼 때 결코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Boer씨는 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하며 최근의 한 관련 사례를 제시했다.
30세의 폴란드 여성인 Take Barbara씨는 그녀의 8살 난 아들 Marek이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신약의 임상시험에 참여하게 됐을 때 매우 기뻐했다.
그녀는 200즐로티(약 75달러)를 받았으며, 약 5주가 지난 후 치료제는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임상시험은 종료됐고 치료제는 철수했다. 더 이상 치료제를 구할 수 없는 그녀는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폴란드, 러시아, 중국, 인도 등에서도 유사한 사례들이 줄을 이었는데, 많은 지원자들이 임상시험으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중국 베이징의 대학원생인 Lifen씨(23살, 여)는 학비를 벌기 위해 5건의 임상시험에 참여했다.
그녀는 “최근 지원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보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돈벌이가 되는 건 분명하다”며, “지원자가 더욱 증가해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의 공통된 불만사항은 제약사들의 사후지원이 턱없는 부족하다는 것과 50~60페이지에 달하는 이해할 수 없는 계약서에 대한 불만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 ‘트로반’ 임상 부작용 이슈
글로벌 임상시험과 관련된 심각한 부작용 사례는 그리 흔치 않다. 그러나 화이자의 뇌수막염 치료제 트로반(Trovan) 임상시험은 아직도 종종 회자되고 있다.
1996년 화이자는 나이지리아 소도시 카노에서 트로반의 임상시험을 진행했는데, 임상시험을 마친 후 소아 11명이 숨졌고 수십명이 후유증을 앓았다.
해당 연구는 소아 2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대상자 절반에게는 트로반을, 나머지 절반에게는 효과가 검증된 기존 치료제를 투여했다.
카노 주(州) 정부와 나이지리아 연방정부는 화이자가 임상시험 대상자의 동의와 사전 정보제공 등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며 미국 법원에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화이자는 “모든 절차를 적법하게 진행했으며, 사망 사례는 뇌수막염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로반은 2005년 성인용 수막염 치료제로 미국 FDA의 허가를 받았으나, 일부 환자에게 심각한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도 후에 드러났다.
2년전 화이자는 7500만 달러의 보상금에 합의했으며, 올해 2월 관련된 모든 소송이 종료됐다.
한편, 많은 전문가들은 제약사들이 나이지리아 등 제3세계 국가의 빈곤층을 대상으로 벌이는 임상시험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비용이 적게 들고 관리감독이 느슨한 이들 국가에서 환자들의 절박함을 악용해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최근 아프리카에서는 AIDS 치료제 임상시험과 관련된 안전성 이슈가 있으며, 인도는 유방암 치료제, 남미는 백신과 관련된 이슈가 있다.
글로벌제약사 또다른 기회요인
이러한 주장들과 관련해 글로벌 제약사들은 자국과 동일한 기준으로 해외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한다고 강조한다.
로슈의 Severin Schwan 대표는 “우리는 100% 동일한 프로토콜과 같은 기준을 전 세계 임상시험에 적용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질적인 문제가 걱정거리였지만,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머징마켓에서 보다 많은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이유이다”라고 설명한다.
세계 최대 항암제 메이커인 로슈는 글로벌 제약기업 중 이머징마켓에서 가장 많은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제약사 중 하나이다. 항암제의 특성상 각국의 보건당국이 자국민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자료를 원하기 때문이다.
Schwan 대표는 “이는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보다 다양한 환자들이 우리의 연구에 참여하는 것은 인종의 다각화라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다”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임상과정에서 인종적 이슈는 매우 중요하다. 치료제들이 보다 표적화 되면서 미세한 유전적 차이에도 환자마다 약효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일례로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 치료제 이레사(Iressa)는 서구 환자에는 효능이 미약하지만 아시아인에는 효과적이다.
이렇듯 제약사들에 있어 임상시험과 관련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글로벌화 한다는 것은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제약산업에서 개발기간을 줄인다는 것은 특허기간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의약품의 특허기간은 제약사의 매출과 직결되는 중요한 이슈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