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글로벌 제약 R&D 전망(下)
新계열 치료제 및 백신 R&D 주목 NSCL·MS·루푸스·말라리아 등 진전
2011-01-10 조성우
우선 프라이머리 케어(primary care)와 스페셜티 케어(specialty care) 부문이 혼합된 과도기적 모습을 보일 것이며, 소분자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biologics) 두 거대 분야 모두에서 큰 폭의 과학적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그동안 도외시됐었던 질병을 타깃으로 하는 혁신 백신의 R&D 진전으로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듯 현재 제약업계의 라이프사이클이 블록버스터 모델을 서서히 탈피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과도기적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여러 글로벌 제약업계 저널의 자료를 토대로 이러한 변화의 순간을 반영하고 있는 올해의 기대주들을 주요 질환별로 정리했다.
비소세포폐암 - 신호전달 및 환자 유전자 중점
폐암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빈번한 암의 하나지만 여전히 예후가 극히 나쁘고 치료옵션이 부족한 영역으로 남아있다.
특히 전체 폐암의 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NSCL)은 상대적으로 서서히 진행되며, 매우 진행된 단계에 이르기까지 진단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혁신 신약에 대한 니즈가 높은 영역이다.
현재 화이자가 개발 중인 경구용 c-MET/ALK 억제제 crizotinib이 주목받고 있는데, 지난 11월 crizotinib이 ALK유전자 신호를 차단시켜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함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ALK(역형성 림프종 키나아제) 양성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 가운데 57%가 crizotinib 치료에 완전 또는 부분 반응을 나타냈는데, ALK유전자 변이를 가진 종양이 유의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자의 33%(27명)에서도 종양의 진행을 억제하는 치료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 전체 임상환자의 87%에서 유효한 효과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전체 NSCL 환자의 약 2~7% 만이 ALK 변이를 갖고 있다. 현재 FDA로부터 신속심사 품목으로 지정된 crizotinib의 NDA(신약신청)는 올해 제출될 전망이다.
한편, 베링거인겔하임은 비소세포폐암, 유방암 및 두경부암을 포함한 여러 고형암을 타깃으로 Tovok(afatinib)를 개발하고 있다.
afatinib은 상피성장인자수용체(EGFR) 및 인간상피수용체2(HER2)/티로신 키나아제(tyrosine kinase, TK)의 비가역적 억제제로서 경구 투여 약물이다.
2b상 및 3상에서 후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활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시사됐으며, EGFR 변이가 있는 진행된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있어 고무적인 활성을 나타낸다는 것이 입증돼 주목받고 있다.
현재 베링거인겔하임은 EGFR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를 목표로 두 건의 임상 3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ImClone의 necitumumab은 동사의 초대형 블록버스터인 Erbitux의 후속제품인데, 기존제품인 Erbitux(cetuximab)와 달리 완전한 휴먼단클론항체 약물이며, 현재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을 타깃으로 3상이 진행되고 있다.
다발성 경화증 - 경구제 및 신계열 R&D 진전
80억 달러의 다발성 경화증(MS) 치료제 시장은 조만간 더욱 크게 확대될 전망인데, 특히 작년 9월 첫 경구용 제제의 출현이 큰 몫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현재 모든 MS치료제들이 정기적으로 투여해야 하는 주사제 제형인 점을 지목하며, 경구용 제제라는 경쟁력을 갖춘 Gilenya(fingolimod, 노바티스)의 승인으로 MS 시장이 격변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Gilenya는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MS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독일 머크(Merck KGaA), 테바, 사노피-아벤티스, 바이오젠 등 모든 업체들이 경구용 MS 치료제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경구용으로 개발 중인 바이오젠의 BG-12(dimethyl fumarate)가 주목받고 있는데,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BG-12는 성상교세포(astrocyte)와 소교세포(microglial)의 활성을 억제해 항염증 및 신경보호라는 두 가지 메커니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G-12는 산화부담(oxidative-stress) 등의 요인으로부터 뇌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Nrf2 경로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Nrf2 경로는 신경을 보호하고 염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경로를 활성화시킴으로써 다발성 경화증 환자의 세포 손상과 조직 손실을 예방할 수 있게 한다는 것.
실제로 중추신경계의 감염과 손상은 다발성 경화증과 관련된 주요 증상들의 원인이 되며, 임상결과 BG-12가 Nrf2 경로를 활성화 시키는 첫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로 확인돼 주목받고 있다.
임상 2b 연구결과에 따르면 BG-12 복용군의 가돌리늄 증진 병변(gadolinium-enhancing lesions) 수치가 위약군 보다 69%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로슈의 ocrelizumab, 젠자임의 alemtuzumab 등의 주사제들도 MS 치료에 높은 유효성을 보여 주목된다.
루푸스 - 반세기 첫 혁신 신약 ‘Benlysta’
올해 자가면역질환 부문 R&D의 헤드라인 뉴스는 반세기만의 첫 루푸스 치료제가 장식하게 될 전망이다.
현재 루푸스 치료법은 스테로이드와 몇몇 면역억제제들로 극히 제한되어 있어 혁신 신약에 대한 환자의 니즈가 매우 높다.
작년 11월 FDA 자문위의 승인권고를 획득한 Human Genome Sciences와 GSK의 Benlysta(belimumab)는 많은 환자들이 혁신 치료제를 갈망하는 만큼 비록 압도적인 유효성은 보이지 못하지만 매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루푸스는 건강한 세포를 공격하는 자가항체 생산에 관여하는 BLyS 수치가 높아져 나타나는 자가면역질환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Benlysta는 이를 억제하는 혁신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 달에 한번 주사하는 선택적 BLyS 저해제인 Benlysta는 B임파구세포자극제(B-lymphocyte stimulator)들의 생물학적 활성을 차단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자문위 표결 전 FDA는 Benlysta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약간의 우려를 표했으나 대다수의 외부 전문가들은 Benlysta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미국 루푸스 협회와 루푸스 연구소 등 환자와 밀접한 단체가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는 후문이다.
한편, 2009년 7월과 10월 공개된 임상 3상 결과 Benlysta가 루푸스환자의 증상을 장기간 효율적으로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고용량과 저용량 투여군 모두 24주~28주간 증상 개선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 - JAK 억제제 R&D 장밋빛
고가의 주사제를 대체할 경구용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개발 경쟁이 한창인데, 화이자의 tasocitinib이 다른 경쟁자인 Rigel, Vertex, Incyte의 기대주에 비해 앞서 있다.
4개 업체의 후보물질 모두 면역과 염증조절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단백질에 명령을 내리는 효소인 야누스 키나제(janus kinase, JAK)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신계열 치료제인 JAK 억제제이다.
6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3상에서 화이자의 tasocitinib은 증상을 감소시키고 기능성을 증가시키는 등 주용 연구목표 두 가지를 충족했다.
시장조사업체인 Sanford C. Bernstein & Co.은 tasocitinib이 승인을 획득할 경우 20억 달러 이상의 연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다양한 염증성질환을 타깃으로 신약 개발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JAK3 억제제 분야에서 현재 가장 진척되고 긍정적인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 분야가 류마티스 관절염이며,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건선 등을 타깃으로 하는 신약 개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기존 치료제에 비해 부작용 위험이 현저히 낮은 JAK 억제제들의 R&D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백신 - 말라리아 · 뎅기열 백신 진전
헬스정보제공업체 Kalorama Information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글로벌 백신시장은 약 220억 달러로 추산됐으며,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며 2014년에는 350억 달러의 시장으로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로, 제약사들의 R&D 혁신성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면서 백신개발 부문은 대형제약사들의 다각화 전략에서 점차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GSK, 사노피-아벤티스, 머크&컴퍼니 등 세 백신분야 자이언트들은 모두 후기단계 파이프라인에 개도국들의 건강을 증진시키는데 거대한 잠재력을 갖춘 기대주들을 보유하고 있다.
GSK는 지난 20년간 첫 말라리아 예방백신 개발에 약 5억 달러를 투자했다. 가장 최신 버전인 Mosquirix는 아프리카 7개국에서 12000여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현재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다.
관련 임상자료가 조만간 공개될 예정인데, 이전 임상에서는 Mosquirix의 예방률이 45% 수준에 머문바 있다.
사노피-아벤티스(사노피 파스테르)의 첫 뎅기열 백신도 주목받고 있는데, 작년 1월 공개된 3상 연구의 내용에 따르면 4종의 바이러스 모두에서 높은 예방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특히 대부분의 대상자가 두 번 접종만으로 충분한 예방력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가장 빈번한 부작용은 두통 및 근육통 등 경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첫 뎅기열 백신인 ChimeriVax는 2014년 발매될 전망이다.
머크&컴퍼니가 개발하고 있는 V710은 염증을 유발하는 주 원인균중 하나인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 감염증 예방을 타깃으로 하는데, 특히 V710의 잠재력은 슈퍼버그에 대항하는 첫 백신으로서의 충분한 효과를 입증했다는 점에 있다.
이외에도 노바티스의 B형 수막염 예방백신 4CMenB(3상), 덴마크 백신 전문업체 Bavarian Nordic의 천연두 예방백신 Immavune(3상) 등도 주목받고 있다.
| 참고자료 -Wolters Kluwer Health AdisInsight Database -Pharmaceutical Executive -Fierce pharma -Fierce biotech -Pipeline review -IMS Health -BCC Research -Datamonito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