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시장 가야 할 방향 이미 정해졌다”

의약품 판매처 확대…편의점 경쟁상대 온다 변화되기 전에 미리 대처하는 준비자세 절실

2007-08-14     유희정

[이노트리 정혜린 PharmaSea부문장]

약국경영활성화는 오래전부터 약국가의 화두였다. 약국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처방전에서 벗어나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성식품 등 다양한 품목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하지만 약국은 여전히 처방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약국에 진출했던 건기식, 화장품 등의 업체들은 약국시장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공격적으로 약국시장 마케팅을 진행했던 비쉬의 경우도 현재 주요 약국만 제외하고 약국에서 철수한 상태. 또한 일성신약에서 야심적으로 런칭 했던 시세이도와 같은 경우에도 약국보다는 일반적인 유통망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약국화장품으로 먼저 이름을 알렸던 이지함화장품도 대형마트에 유통하면서 약국외의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건기식도 약국화장품과 별반 다르지 않다. 건강식품 같은 경우에는 제약사들이 대부분 약국으로 유통하는 것이 쉬울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건강식품관련 자회사를 만들고 약국시장에 진출했지만 그리 호평을 받지 못했다. 약국에 화장품을 공급하고 있는 이노트리의 정혜린 PharmaSea부문장을 만나 약국시장의 경영다각화 방안 등을 들어보았다.

약사회ㆍ약준모 등 경영강좌 개설 의미

의약분업이 안정화되면서 약국이 처방전에서 벗어나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는 드럭스토아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현재 그 전망도 답보상태다. CJ, GS, 코오롱 등 대기업 중심으로 드럭스토아가 오픈된 상황이지만 코오롱의 W-store 외에는 드럭스토아라고 명하기 보다는 뷰티샵에 더 가깝다.

이런 약국의 현실로 인해 한 때는 ‘약국 거래를 시도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라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로 약국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을 업체들은 꺼려했다.

그러나 요즘은 약국경영활성화가 다시 화두가 되고 있는 분위기다. 대한약사회가 약국경영활성화를 위해 정기적인 강좌를 개설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모임을 거의 갖지 않는 약준모(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도 최근 강좌를 개설했다. 약준모의 강좌는 경영, 세무, 약국화장품 등으로 구성됐으며 회비를 내면서까지 많은 약사들이 참여했다고 한다.

이렇게 약사회에서, 약준모에서 강좌를 개설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약사들이 위기의식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얼마 전 시민단체들이 주장하고 나선 일반의약품 슈퍼판매 논란도 약사들의 이런 위기의식을 갖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노트리의 정혜린 PharmaSea부문장은 “앞으로는 약국이 편의점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반드시 올 것”이라며 “약국과 편의점이 차별화될 것이 무엇인지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는 의약품에 대한 판매처가 확대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편의점과 약국의 판매품목이 겹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약사라는 전문성을 살려 취급할 수 있는 품목이 어떤 것인지 파악해 그에 대한 관심을 갖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정혜린 부문장의 설명이다.

약사 전문성 살린 제품에 관심 갖자

“약사들이 보수적이고 경직돼 있기 때문에 약국시장 변화가 더디지만 드럭스토아는 이미 대세입니다.”

정혜린 부문장은 현재와 같은 드럭스토아 형태는 많은 평수를 요구해 동네약국에서 하기 힘들지만 문전약국 외의 약국들은 처방에 의존하지 않게 되면서 작은 평수에서도 드럭스토아 형식을 갖춘 약국으로 변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렇게 되면 약국의 효율화를 위해 다양한 제품을 구비해야 하는 현실에 놓이게 된다. 외국과 같이 조제실은 공간의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공간 대부분은 화장품이나 건강식품 등으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정 부문장은 “약국이 2만개이지만 편의점은 1만개에 지나지 않다”며 “편의점보다 많은 약국들이 드럭스토아 형태로 변화되는 것이 소비자 편의에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과 약국이 취급하는 제품이 중복되면 약사들은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제품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 부문장은 “약국들이 화장품을 취급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며 “치료개념의 화장품의 경우에는 약사라는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신촌의 CJ올리브영과 같은 경우 화장품 판매로 한 달에 1억5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현실에서 수익도 내고 전문성도 살릴 수 있는 화장품이 약국경영활성화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는 지적이다.

체험약국 통해 판매 노하우 제공

이를 위해 이노트리의 파마씨는 10곳의 약국만 선정, 체험약국 형태로 운영해 화장품 판매 노하우를 제시할 계획이다.

정 부문장은 “체험약국을 통해 판매시간, 효율성 등을 분석하고 매출을 분석해 약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