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협상 다국적제약사 이익 대변

“신약 특허권, 공공의 이익으로 사용해야 한다” 다국적제약사, R&D 보다 마케팅에 집중 투자 국영 제약사 설립ㆍ모든 환자에게 신약 혜택 부여

2007-06-13     유희정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실장]

한미FTA 협정문이 공개된 후 협상내용에 대한 논란은 다시 가열되고 있다. 이미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와 보건의료단체들은 한미FTA협상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한미FTA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도 18일 청문회를 개최해 한미FTA 협상 내용에 대한 분석 작업에 들어간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협정문 공개 이전의 주장을 계속 하고 있다. 한미FTA 의약품 협상은 국내 제약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고 이로 인해 미국 측이 요구한 의약품 특허권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약제비적정화 방안으로 피해규모는 그리 크지 않고 손실보다는 기대이익을 얻는다는 것이 정부 측의 주장이다.

또한 정부 측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의 지적에 연일 반박, 해명자료를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실장은 “정부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특허권은 공공의 이익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다국적제약사가 주장하는 특허권 인정은 정당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허권 강화로 인한 신약개발 명목으로 미국 측이 요구하는 모든 사항을 다 수용했다는 것이다.

우 실장은 “정부가 한미FTA 협상에 미국 다국적제약사의 입장만을 수용했으면서도 장밋빛 전망만을 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실장은 오는 18일에 열리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미FTA 보건의료분야 협상결과 실태규명을 위한 청문회'에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다국적 제약 자체 신약개발 투자비용 없어

“미국 다국적제약협회는 한미FTA 타결 소식과 함께 ‘새로운 모범이다’라는 환영 성명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한미FTA가 미국 다국적 제약사들의 이익을 극도로 대변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실장은 정부가 추산하고 있는 피해규모 정도에 미국 다국적 제약사가 환영성명을 내놓을리 없다고 주장했다. 10조원의 의약품 시장 규모에서 불과 1천억, 1%의 규모 정도로 미국 다국적사들이 대대적으로 환영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우석균 실장은 “정부가 국내 제약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명목으로 미국에게만 유리한 협상을 진행했다는 점을 미국 다국적 제약사의 성명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 실장은 국내 제약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허울 좋은 명목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다국적 제약사들도 자체적으로 신약을 개발하는데 투자되는 비용은 거의 없다는 주장이다.

지난 1984년 미국 의회에서는 비영리기관이 개발한 신약을 영리기관이 상업화할 수 있는 법이 통과됐다. 신약개발은 주로 대학이나 보건연구소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이들이 개발한 신약은 대부분 다국적 제약사의 마케팅에 의해 세상에 출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신약에 대한 판매권을 확보한 다국적 제약사들이 주로 마케팅에 예산을 집중 투자하면서 신약에 대한 특허권을 주장한다는 것이 우 실장의 견해이다.

우 실장은 “일반 기업들의 매출에서 평균적인 순이익률은 4%에서 5%에 불과하지만 다국적제약사의 이익률은 14%에 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되는 예산규모가 35%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경제지 포츈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다국적 제약사들이 사용하는 로비비용은 모든 산업에서 사용되는 로비 비용보다 많다.

이익금 대부분 마케팅비용에 투자 … 약값 상승



때문에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의료기관 등에 제공하는 리베이트가 단지 국내 제약사보다 방법 면에서 세련됐을 뿐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 우 실장의 생각이다. 미국에서도 제약사들이 로비자금을 가장 많이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다국적 제약사가 제공하는 학회나 병원, 복지부 행사 지원 등은 다른 형태로 제공되는 리베이트의 일종입니다. 이 외에도 대형병원과 대학병원의 광고와 홍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 실장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벌이는 로비는 겉으로는 임상을 위한 연구개발에 투자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순수한 연구지원이 아닌 마케팅 비용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그는 다국적 제약사들의 이런 마케팅비용이 신약개발 명목과 세금면제 등으로 생긴 기회비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실제적으로 신약개발에 투자하는 비용은 거의 없고 만약 신약개발에 투자할 경우에는 실패될 것으로 예상되는 의약품 비용까지 포함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실패가 예상되는 의약품 비용은 실제 투자되는 금액의 10배 정도가 되며 이것은 마케팅 비용에 포함돼 약값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우 실장의 설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