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 주요 현안 적극 참여

각종 위원회 구성 … 포럼 세미나 활성화 제약사 적정 약가 확보돼야 신약 재투자 가능 생동성시험파문 ‘조작’ 아니라 ‘견해 차’ 일뿐 대한약학회, 아시아권 중심 학회로 도약 추진

2007-01-15     정은선

[대한약학회 전인구 회장]

학문이 상아탑에만 머무르던 시대는 끝났다. 순수학문으로만 여겨지던 순수과학 및 인문학도 현대인의 생활, 산업, 사회에 실제적으로 기여하지 못한다면 살아남기 힘든 현실이 됐다.

하물며 약학은 생명을 살리는 ‘약’에 대한 모든 것을 아우르는 그 성격 자체가 응용학문이다. 게다가 현재 약업계에 밀어닥친 약제비 적정화 방안, 한미 FTA 협상, 식약청 해체 논란 등의 문제는 약업계의 브레인인 학계의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이렇듯 약학인들의 중요성이 커진 때에 이들을 대표하는 대한약학회 회장이 새로 선출됐다. 작년 11월 정기총회에서 신임회장으로 선출된 전인구 회장(동덕약대 교수)은 지난 1월 3일 인수인계를 받고 학계, 산업계, 관계 전문가 등 74명으로 구성된 45대 집행부를 공식적으로 출범시켰다.

오는 2월로 예정된 이사회 이전에 준비해야 할 사항들을 점검하느라 바쁜 전인구 회장을 만나 대한약학회 수장으로서 학회가 지향할 방향 및 향후 2년간의 활동 목표 등에 대해 들어봤다.

환갑 넘긴 약학회 비전과 목표

대한약학회는 6·25전쟁 중이던 1951년 부산에서 현재의 이름으로 출범돼 2001년 50주년을 맞았고 올해는 56주년이 된다.

하지만 전인구 회장은 “대한약학회의 시작은 현재의 이름은 아니지만 1946년 해방이후 ‘조선약학회’ 창립으로 본다”며 “이제 환갑을 갓 넘긴 셈”이라고 설명했다.

약학회의 10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 계획을 묻자, 전 회장은 이번에 정해진 대한약학회 이념 및 목표를 보여줬다.

장기적 비전이라 할 수 있는 이념은 “약학기술인은 연구개발을 진작해 제약강국에 공헌하고 국민보건향상에 이바지한다”이다. 구체적 활동 목표로는 ▶학회활동의 선진화 ▶학술활동의 내실화 ▶영문회지의 국제화 ▶약계발전의 가속화 ▶회원참여의 극대화 및 ▶산관학연 일체화가 선정됐다.

여기에 약학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자신이 임기동안 주력할 사항들이 다 담겨 있다는 것. 전 회장은 “학회가 단순한 친목 도모에 머물지 말고 국가와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해 기여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현실에서 가능한 한 선진화, 내실화, 국제화, 회원참여 극대화 등을 도모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적극적 사회 참여 노력

학회나 약대가 제약산업의 주요 현안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온 것 아니냐는 지적도 끊임없이 받아왔다.

하지만 대한약학회는 신약개발 등 제약산업과 직접적 관련분야를 관심 있게 다뤄왔으며 정기 학술대회의 소주제로 당시 이슈를 나름대로 반영해 왔다. 근래에는 한미FTA의 주요 쟁점과 파급효과 및 약제비 적정화 관련 약물경제성 평가 등이 다뤄진 바 있다.

전 회장은 이러한 제약관련 문제들에 앞으로 약학회가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임을 표명했다.

일단 이번 집행부에는 ‘산관학협동위원회’가 신설됐다. 이 위원회는 산·관·학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돼 이슈화될 수 있는 테마 주제 및 연제와 현안 정책과제를 개발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한미 FTA 사안분석 및 대책, 적정약가, 포지티브 리스트제도, 제네릭 및 개량신약 개발 활성화, 건강기능보조제 개발, 기능성화장품개발, 우수의약품의 해외수출 진흥 등을 테마주제로 잡아 이에 관한 포럼 및 심포지엄을 정기학술대회와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 회장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국가 정책의 방향설정에 기여하는 한편 제도개선 등에 대한 국가용역연구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정책대안을 제시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적정 약가 확보 무엇 보다 중요

포지티브 리스트를 골자로 한 약제비 적정화 방안으로 인한 약가 인하 문제 관련, 전 회장은 약학회 이념에 따라 제약산업 발전과 국민보건향상 측면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 상황에 대해 전 회장은 “보험재정을 이유로 내세워 정부가 약가인하를 주장하고 있는 현실이지만 많은 자생 제약기업은 못살겠다고 할 정도로 아사 직전에 있다”고 진단했다.

제약산업의 경쟁력 측면을 고려할 때 적정약가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 회장은 주장한다.

“적정약가가 확보돼야 우수한 품질 확보 및 신약개발도 가능하다”며 “적정약가 확보를 통해 신약과 신제품 개발에 적극 투자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힘쓰고자 한다”고 말했다.

“실수는 발전의 기반”

지난 해 생동성시험 조작 파문을 비롯해 신약의 임상시험에서도 조작됐다는 지적과 관련해 전 회장은 “조작이란 건 생각할 수도 없는 얘기”라며 “식약청이 발표한 생동성시험 ‘자료 불일치’는 학계와 행정·법계간의 ‘이해의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의견을 밝혔다.

행정적 측면에서는 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