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산 우수 제네릭 원료도입 가교역할

한국지사, 아시아지역 진출의 교두보 세계적 수준 GMP시설·특허관리 강점

2006-11-01     정은선

[(주)시플라코리아 유태언 사장]

한미 FTA협상이 수세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약가 적정화를 위한 포지티브리스트 시스템 도입이 확실시되면서 국내 제약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제네릭 제품 위주의 산업구조 속에서 특허권이 강화되고 제네릭 약가가 현재의 64%까지 내려가는 상황이 되면 상위 40개 제약사를 제외하고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주도적이다.

게다가 올해 들어 불거진 생물학적동등성시험 결과 조작 파문까지 겹쳐 제네릭 의약품 전체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지고 있다.

각종 악재가 겹친 국내 제약계에 우수한 원료의약품을 제공해 경쟁력강화에 기여하겠다며 한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인도계 제약사가 있다. 에이즈 칵테일 및 천식치료제 또한 타미플루를 복제한 것으로 유명한 인도 3위권 제약사인 시플라(CIPLA:The Chemical, Industrial and Pharmaceutical Laboratories Ltd.)는 10월 6일 조인식을 갖고 한국법인인 (주)시플라코리아를 출범시켰다.

(주)시플라코리아의 유태언 사장을 만나 한국법인 설립의 의미 및 회사의 강점,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시플라와의 인연

1935년 인도 봄베이에 설립된 시플라는 2006년 3월말 결산 연간매출이 8억 9백만 달러, 순이익이 1억 5,200만 달러에 달하는 회사로 약 170개국에 원료의약품(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s)과 중간체 및 완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렇듯 지금은 큰 회사가 된 시플라 및 랜박시(Ranbaxy), 닥터레디(Dr. Reddy's Labs)와 같은 인도 제약사들이 전 세계 제네릭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그 위세를 펼치고 있지만, DMF(Drug Master File)로 처음 고려되던 1999년 내지 2000년에는 그 인지도가 낮아 중국원료 보다 가격이 높으면 욕을 먹을 정도였다고 한다.

성균관대 생물학과 학사 및 석사를 졸업하고 녹십자 품질보증실 및 보령제약 전략대응팀에서 근무했던 유태언 사장은 1998년 의약품 수입업체인 유앤유 제네릭(YOO&YOO GENERICS CO.,LTD.)을 시작했다. 그리고 6년 전부터 시플라의 원료의약품 및 중간체를 독점적으로 한국에 들여오기 시작했다.

유태언 사장은 “이미 인도에서 35개사가 한국에 원료의약품을 수출하고 있고 랜박시의 경우는 3-4개, 닥터레디는 4-5개 업체와 제휴해 들어와 있다”며 “처음부터 시플라 제품을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한국법인까지 설립하게 된 것은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아시아진출 베이스캠프

시플라코리아는 지난 6일 인도 뭄바이(Mumbai, 옛이름 봄베이)에 위치한 시플라 본사에서 조인식을 갖고 정식으로 출범됐지만 이미 6월 이전에 서류상의 절차는 마쳤다고 한다. 유태언 사장을 제외하면 10명의 단촐한 식구로 운영되고 있는 회사는 규모는 작지만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재 회사는 38개 원료 및 중간체를 국내 40개 업체에 업체당 1품목 이상 7-8개 품목씩을 공급하고 있으며 2010년까지 생동성시험이 완료될 70여개 품목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작년 매출은 29억 규모.

유 사장은 “시플라가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작은 틀 안에 가둬 두는 게 불가능해졌다”고 법인 설립의 이유를 설명했다. 시플라는 해외수출이 전체 매출의 50% 가량을 차지하며 주요 수출대상은 아프리카(34%), 북·중·남미(30%), 유럽(17%), 호주(11%), 중동(8%)이다. 그에 비하면 아시아지역은 2-3%에 불과해 아직 진출의 여지가 크다는 것. 우리나라를 비롯한 필리핀, 대만, 일본 등에 수출 확대를 시도하고 있는데 그 베이스캠프가 되는 곳이 바로 한국이다.

“본사 측이 아시아 특히 동아시아를 동남아시아와 비슷하게 여겨온 면이 없지 않다”며 “하지만 유럽 및 미국시장에서 어필할 수 있도록 US가이드라인에 잘 맞게 생산되는 시플라의 제품들은 특허법 등 시스템이 잘 갖춰진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유 사장은 설명했다.



세계적 수준의 GMP 시설

시플라는 6개의 큰 생산시설을 인도 국내에 보유하고 있다. 미국 FDA, 독일, 호주 등의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고 WHO GMP기준도 통과한 이 시설들은 또한 1년에 한 번씩 미국, 일본 등에서 나오는 실사를 받고 있다. 그 밖에도 전 세계적으로 제휴를 통한 34개 공장이 운영되고 있다.

회사는 계속해서 생산시설, 특히 수출용 제조시설을 확충하는 데 힘쓰고 있어 푸네(Pune) 근처에 위치한 시설에는 130억 달러를 투자해 수출용 원료공장을 증축하고 800명을 추가로 고용했다고 한다.

또한 고아(Goa)의 특별경제지구(SEZ) 내에는 다양한 치료제군에 대한 대규모 제조시설을 건립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제조 공장과도 이웃해 있는 이곳 공장은 특히 우수한 GMP시설을 자랑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