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신약이 유일한 대안"
한미FTA 등 제도변화 국내 업계 경쟁력 강화 차원 SK ‘조인스정’· 동아 ‘스티렌’, 성공 가능성 확인 한방 신약자원으로 활용에 産官學 공동 협력 절실
2006-08-24 정은선
[경희대학교 약대 김동현 교수]
특히 특허 등 지적재산권보호를 중요시하는 미국과의 협상이므로 향후 국내 제약산업이 살 길은 신약개발 밖에 없다는 의견들이 우세하다. 우리나라에서는 SK케미칼의 선플라주를 필두로 국산신약으로는 최초로 FDA승인을 받은 LG생명과학의 팩티브정에 이르기까지 10여 개의 신약이 개발됐다. 팩티브정이 미국 등에서 코프로모션 되고 있지만 아직 국산 신약들의 파급력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실정에서 풍부한 자원 및 비교적 짧은 개발기간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천연물 신약.
지난 6일에서 8일까지 경희대학교 광릉캠퍼스에서 '제6회 천연의약 및 미소생물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는 천연물을 이용한 신약개발을 목표로 한·중·일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천연물 및 생태학 학회'에서 2년마다 한 번씩 개최하는 국제학회로, 우리나라에서는 이번에 처음 열렸다. 이 학회의 조직위원장인 김동현 경희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를 만나 학회 이모저모와 국내 천연물신약 개발 현황과 전망 등을 들어봤다.
기초·응용·임상연구자 집결
일본학자 30여 명, 중국학자 30여 명, 한국학자 20여 명 등을 포함 1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학회는 천연물신약 관련 기초연구자, 응용연구자 및 임상에서 직접 처방을 내리는 임상전문가까지 모두 모인 자리라는 점이 특징이었다고 한다.
특히 현재 시판되는 중국 완제 수입품인 '심적환'을 개발한 중국학자가 참석, 한약을 제제화하는 방안에 대한 강의가 있었고 일본에서 한방제제를 가장 많이 보험처방하는 의사도 참석, 일본에서 한방 보험제제 사용 방법 및 치료효과 등을 강연했다.
또한 초청강연 및 연구발표 순서 외에도 약용식물 재배장인 광릉수목원을 방문, 한국의 천연식물자원을 소개했으며 양·한방을 협진하고 있는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을 견학하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고 한다.
연구태도의 전환 필요
학회 조직위원장이었던 김동현 교수는 "이번 학회는 천연물 연구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연구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연구태도에 있어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 천연물 특히 한약에 대한 연구에 있어 연구방법이 객관적이지 못 했기 때문에 양방의사들은 납득하지 못 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한방과 양방이 각각 한의사와 의사로 확실히 분리됐지만 이웃 일본과 중국은 우리와 상황이 다르다. 일본에서는 한의사 제도 자체가 없어 의사가 한약을 처방하며 200여 한약제제가 보험적용된다는 것. 그러므로 보약개념에 비싼 가격으로 인식되는 우리나라 한약 사용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지적이다. 또한 중국에서는 한의사(중의사)가 양약(서양의약)을 처방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한방과 양방 간의 개념 및 연구방법 등에 있어 커뮤니케이션이 절실한 실정이다. 김동현 교수는 WHO 산하 유네스코에서 주관하고 식약청이 참여하고 있는 생약(한약)규격 국제조화(harmonization)사업은 한약의 범위와 기준을 국제적 기준에 맞춰 어떻게 정할 건가를 정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국산 천연물신약 1호인 SK케미칼의 조인스정과 2호인 동아제약의 스티렌을 예로 들어 천연물 신약에 대한 접근방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01년 7월 출시된 조인스정의 2005년 매출액은 160억 원, 2002년 6월 출시된 스티렌은 2005년 3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 교수는 스티렌이 세 가지 한약재 성분을 혼합한 조인스와는 달리 약쑥(애엽) 한 가지만을 추출했을 뿐만 아니라 연구방식 및 프로모션 방식에 있어 양방적 개념을 가져왔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기전 및 효능 등을 양방적 연구방식을 통해 보여줬기 때문에 의사들에게 사용근거를 마련, 선호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연구방법 상 획기적 발견 필요
김 교수는 현재의 천연물신약 개발과 관련 “우리나라는 신약개발보다는 건강기능성식품 개발에 열을 올려 아쉽다”며 “신약개발까지 성공하기엔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나라의 한약 역사가 오래되긴 했지만 신약 개발에 있어선 후발주자인데다 활용자원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본, 미국 등에도 많아 새로운 것을 잡기가 어렵다는 것.
하지만 연구방법에 있어 획기적 발견이 이뤄진다면 얘기가 달라진다는 게 김 교수의 견해이다. 그는 최근 언론에 발표되듯이 암 발생을 조절하는 유전자 발견 등 작용기전을 새로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 라이브러리(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