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협 명사특강…현직 CEO가 말하는 약사의 역할 확장

제약 마케팅 전략·조직 경험·진로 조언 등 실무 중심 강의

2025-11-25     김응민 기자

[팜뉴스=김응민 기자] 지난 22일, 대한약사회관 4층 강당에서 '명사특강: 선배들이 들려주는 약사이야기'가 성공적으로 열렸다. 이번 특강은 한국산업약사회 주최, 대한약학대학학생협회(약대협, 협회장 조희수) 주관, 위드팜 후원으로 진행됐으며, 제약 마케팅과 약사의 커리어 확장을 주제로 진행됐다.

행사는 1부 명사특강과 2부 약대생 네트워킹으로 구성됐으며, 산업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연사들이 약사의 역할 확장 가능성을 공유했다. 이날 연사로는 김상진 삼진제약 사장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초청돼 각각 '제약마케팅, Insight for Marketing Journey'와 '제약회사는 근무해볼 만한 곳인가요?'를 주제로 강연을 전했다.

김상진 삼진제약 사장은 한국 얀센, 한독, 삼일제약을 거쳐 현재 삼진제약 대표로 재직 중이며, 35년 제약업계 경험을 기반으로 제약 마케팅의 핵심은 '누구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응우옌잡 장군의 전략을 인용해 “승리할 수 있는 전장을 선택하는 것이 마케팅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울트라셋과 타이레놀 ER 사례를 언급하며 “같은 약이라도 어떤 환자에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라진다”고 말해 타깃팅과 포지셔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의사·환자·보험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힌 제약시장의 구조적 특성을 설명하며, 약사 직능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인문학·경영·심리 등 폭넓은 시야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1993년 입사 후 제제연구, 품질관리, 공장 운영 등을 거쳐 2023년 대표이사에 오른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약사는 약국과 병원을 넘어 연구개발, 생산 품질, 규제, 투자 IR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직능”이라고 강조했다. 사이클로스포린 제제 개발과 GMP 인증 대응 경험을 언급하며 “문제를 끝까지 붙잡고 해결하는 과정이 진짜 전문성을 만든다”고 밝혔다. 이어 “약사라는 타이틀보다 실력과 태도로 먼저 인정받아야 한다”며 조직에서의 경험 축적과 선배들과의 네트워킹을 강조했다.

약대협 조희수 협회장은 “명사특강은 전국 약대생들이 학교나 인맥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진로를 접할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이라며, “서로 다른 커리어 경로를 걸어 CEO에 오른 두 연사의 강연은 학생들에게 폭넓은 시야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빠르게 변화하는 제약·바이오 산업 속에서 약학 지식뿐 아니라 경제·시사 등 다양한 분야의 흐름을 읽고 대응할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명사특강에 참석한 주정현(한양대 1학년) 학생은 “약사의 역할이 약국과 병원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장돼야 한다는 점이 와닿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윤정(가천대 2학년) 학생은 “제약 마케팅을 환자에게 '실질적 가치를 전달하는 과정'으로 설명한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다”며 “AI 시대에도 사람의 판단과 폭넓은 시야가 중요하다는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명사특강을 주관한 약대협은 전국 37개 약학대학과 1만1천여 명의 약대생을 대표하는 공식 단체로, 제약·개국·병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홀수 달 마지막 주 토요일마다 명사특강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11월 강연은 올해 다섯 번째 행사이며, 내년 1월 시즌 3 마지막 강연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