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자르센, 중증 고지혈증 환자 췌장염 위험 85% 낮춰
중성지방 최대 72.2% 감소 확인 췌장염 병력 고위험군 NNT 4 입증
[팜뉴스=우정민 기자] 미국심장협회(AHA) 2025에서 니컬러스 마스턴 박사가 발표한 CORE‑TIMI 72a·CORE2‑TIMI 72b 3상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임상 개발 단계의 신약 ‘올레자르센(Olezarsen)’은 중증 고중성지방혈증(sHTG) 환자에서 급성 췌장염 위험을 85% 낮추고 중성지방을 최대 72.2%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특히 기저 중성지방이 높고 췌장염 병력이 있는 환자군에서는 단 4명을 치료하면 1건을 예방할 수 있을 정도로 예방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올레자르센은 아포지단백 C3(ApoC3)를 억제해 중성지방 제거 경로를 회복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의 니컬러스 마스턴(Nicholas Marston) 박사는 ApoC3가 높아지면 지단백 지질분해효소(LPL) 기능이 억제되고 중성지방이 쌓이지만, 올레자르센 투여 시 이러한 억제가 풀리며 간의 중성지방 처리 속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 기전은 임상에서도 명확히 나타났다. 전 세계 1,063명이 참여한 CORE‑TIMI 72a·CORE2‑TIMI 72b 시험에서 올레자르센 80mg 투여군은 6개월 시점에 각각 72.2%, 54.5%의 중성지방 감소를 보였다(P<0.001).
이 결과는 췌장염 위험 감소로 이어졌고, 전체 환자 기준 NNT(Number Needed to Treat)는 20명이었다. 기저 중성지방이 880mg/dL 이상이면서 췌장염 병력이 있던 141명의 초고위험군에서는 NNT가 4로 크게 낮아졌다.
지질 변화 과정에서 LDL 콜레스테롤이 소폭 상승하는 경향은 확인됐지만, 비‑HDL 콜레스테롤과 ApoB(아포지단백 B, 동맥경화 위험을 반영하는 지표)는 유의하게 감소해 전반적인 동맥경화 부담은 낮아졌다.
안전성에서는 80mg 투여군에서 간 아미노전달효소가 정상 상한치의 3배를 넘는 비율이 위약보다 높았고(7% 대 2%, P=0.003), 기존 당뇨 환자에서 A1C가 약 0.25%p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변화가 관찰됐다.
참여 환자의 상당수가 이미 피브레이트(fibrate, 60% 이상)와 스타틴(statin, 70% 이상)을 복용하고 있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러한 배경 치료 환경에서도 올레자르센이 강한 효과를 보였으며, 특히 피브레이트 병용군에서 효과가 더 두드러졌다. 마스턴 박사는 두 약물이 모두 LPL 경로에 작용하기 때문에 상승 작용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마스턴 박사는 올레자르센이 단순한 추가 치료를 넘어, 췌장염 병력이 있는 고위험 환자에서는 치료 결정을 앞당기는 1차 치료로도 고려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이 약물은 유미즙혈증 증후군(chylomicronemia syndrome, 혈액 내 ‘킬로미크론’ 과잉으로 중성지방이 극단적으로 높아지는 희귀 대사질환)에 대해 미국과 EU 승인을 받은 상태다.
반면 중증 고중성지방혈증에서는 장기 안전성과 효과를 평가하는 오픈라벨 연장 연구가 진행 중이며, 용량에 따라 관찰된 간 지방분획 증가 등 영상 소견도 계속 검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