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용량 복합제로 선공...종근당 '텔미누보'의 정면돌파

-전세계 가이드라인 "조기에 저용량 병용요법으로 적극적 혈압 조절해야" -S-암로디핀·텔미사르탄 조합으로 안전성+효과 확보…초진 환자 위한 '부담 없는 시작'

2025-11-24     김응민 기자

[팜뉴스=김응민 기자] 종근당이 저용량 단일정 복합제(SPC, Single Pill Combination)를 앞세워 고혈압 초기 치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전 세계적으로 고혈압 치료 패러다임이 '초기부터, 더 빨리, 그러나 저용량 병용으로 안전하게'라는 방향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텔미사르탄 기반 저용량 복합제 '텔미누보 20/1.25mg'을 출시하며 변화의 흐름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다.

종근당 '텔미누보' 기자간담회 전경

종근당은 지난 21일 서울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고혈압 치료제 '텔미누보 20/1.25mg'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용량 SPC 기반 초기 치료 전략과 '텔미사르탄 패밀리' 확장 비전을 소개했다.

이번 간담회는 한양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신진호 교수가 좌장을 맡고,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대희 교수가 연자로 참여해 국내외 고혈압 가이드라인 변화와 텔미누보 저용량 전략의 임상적 의미를 짚었다.

텔미누보 20/1.25mg은 텔미사르탄 20mg과 S-암로디핀 1.25mg을 결합한 저용량 2제 복합제로, 본태성 고혈압 환자 초기 치료요법으로 국내 허가를 받은 첫 저용량 SPC다.

본태성 고혈압 뚜렷한 2차성 원인 없이 서서히 혈압이 상승하는 가장 흔한 고혈압 형태로, 국내 고혈압 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진단 전까지 자각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지만 장기간 방치되면 뇌졸중, 심근경색, 심부전, 만성신부전 등 주요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크게 높이는 만큼, 진단 초기부터 목표혈압에 신속히 도달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목할 점은 전세계 고혈압 치료 가이드라인이 '초기 단계에서부터 저용량 2제 복합제로 부작용 부담 낮추고 목표혈압 도달은 더 빠르게'를 강조한다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대희 교수

김대희 교수에 따르면 2013년 유럽심장학회(ESC) 가이드라인은 여전히 단일제를 단계적으로 증량하는 '스텝 와이즈(step-wise)' 접근이 중심이었지만, 2018년 개정 이후에는 초기 단계부터 2제 병용요법을 강하게 권고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이어 2023년 국내 고혈압학회 진료지침과 2024년 유럽고혈압학회(ESH) 가이드라인에서는 저용량 2제 병용(low-dose double)과 필요 시 저용량 3제 병용(low-dose triple)을 축으로 한 접근법이 보다 명확해졌다.

김 교수는 "대부분의 환자에서 초기부터 저용량 복합제로 치료를 시작하고, 단일요법은 85세 이상 초고령이나 기립성 저혈압 등 예외적 상황에서만 고려하도록 제시하고 있다"라며 "세계 가이드라인이 '조기·저용량 병용' 중심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소개된 텔미누보 시리즈는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위치를 잡은 제품군이다. 텔미누보는 ARB 계열 텔미사르탄과 CCB 계열 S-암로디핀을 결합한 2제 복합제로, 2013년 종근당이 독자 개발했다.

기존 암로디핀은 R·S 이성질체 혼합물로, 혈압강하를 담당하는 것은 S형이지만 R형이 말초부종 등 부작용을 유발하는 한계가 있었다. 종근당은 R형을 제거하고 S-암로디핀만을 분리·정제해 텔미사르탄과 조합함으로써, 혈압 조절 효과를 유지하면서 부작용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전세계 고혈압치료 가이드라인

텔미사르탄 자체의 약리학적 특성도 복합제의 경쟁력을 높인다.

김 교수는 텔미사르탄을 "다수 환자에서 사용되며 안전성과 내약성이 충분히 검증된 ARB"라고 평가하며, 긴 반감기와 높은 최저/최대 효과비(smoothness index)를 바탕으로 24시간 안정적인 혈압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텔미누보 20/1.25mg은 이러한 기반 위에 개발된 초저용량 SPC다. 텔미사르탄 20mg+S-암로디핀 1.25mg 병용투여군을 텔미사르탄 20mg 단독, S-암로디핀 1.25mg 단독과 비교한 임상시험에서, 1차 평가변수인 수축기혈압(MSSBP) 변화량에서 병용군이 두 단독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우월성을 입증했다.

이완기혈압, 목표혈압 정상화 비율, 반응률 등 2차 평가변수에서도 병용군이 더 우수하거나 적어도 동등한 효과를 보였다. 전체 이상반응, 약물이상반응, 중대한 이상반응 발생률은 세 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CCB 계열에서 문제 되는 말초부종도 보고되지 않았다.

김 교수는 "암로디핀 5mg과 거의 동등한 혈압강하 효과를 더 낮은 용량 조합으로 얻으면서 부작용 부담을 줄였다는 점이 의미 있는 부분"이라며 "암로디핀은 효과 발현이 빠르고 텔미사르탄은 약 8주에 걸쳐 서서히 최대 효과에 도달하는데, 두 성분을 저용량으로 결합했을 때 4주차부터 충분한 혈압강하가 관찰된 점도 초기 치료 전략 측면에서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제형·포장 측면의 개선도 눈에 띈다. 텔미사르탄 원료는 인습성이 강해 공기 중 수분을 흡수하면 제품이 변질되는 문제가 있었고, 이로 인해 기존에는 블리스터 포장만 가능해 다른 약과의 약포지 동봉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종근당 '텔미누보 20/1.25mg'

종근당은 텔미사르탄의 수분 흡수 속도를 지연시키는 특허 기술을 적용해 공기 노출 환경에서도 정제 성상과 약효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했고, 이 기술로 2018년 iR52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이후 정제 크기 축소, 병포장 도입 등을 거쳐 환자 복용 편의성과 약사 조제 편의성을 함께 높였다. 텔미누보 20/1.25mg 역시 제형 크기 최소화와 인습성 개선 등 환자 중심 제형 설계가 반영된 제품이다.

라인업 전략 측면에서 텔미누보는 국내 ARB/CCB 복합제 중 가장 다양한 용량 옵션을 갖춘 제품군으로 자리 잡았다. 40/2.5mg, 40/5mg, 80/2.5mg 세 가지 용량으로 시작해 2015년 80/5mg이 추가됐고, 2023년 20/2.5mg, 2024년 20/1.25mg이 잇따라 합류하면서 총 6개 용량 체계를 구축했다.

텔미사르탄과 S-암로디핀의 용량을 세분화함으로써 급격한 혈압강하에 따른 부작용 위험을 줄이고, 초기 저위험군부터 고위험군까지 다양한 환자군에 맞춘 세밀한 혈압 조절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선보인 20/1.25mg은 40/2.5mg 대비 두 성분의 용량을 절반으로 낮춘 저용량 SPC로, 국내 최초로 본태성 고혈압 초치료 적응증을 획득했다. 2024년 유럽고혈압학회(ESH) 가이드라인이 권고하는 '저용량 2제 병용 기반 초기 치료' 흐름과도 맞물려, 실제 임상에서 초기 처방의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는 카드로 평가된다.

종근당은 텔미누보 20/1.25mg 출시를 계기로 텔미사르탄 단일제와 2·3·4제 복합제,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복합제를 아우르는 '텔미사르탄 패밀리'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는 텔미사르탄에 S-암로디핀과 이뇨제 클로르탈리돈을 결합한 3제 복합제 '텔미누보 플러스' 출시도 예고하고 있다.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복합제인 텔미로젯, 누보로젯 등과의 연계를 통해 텔미사르탄 계열 복합 포트폴리오의 연속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텔미누보 20/1.25mg은 세계 최초로 본태성 고혈압 적응증을 획득한 저용량 2제 복합제로, 환자와 의료진이 원했던 '부담 없는 시작'을 구현한 제품"이라며 "환자 중심 치료 가치를 바탕으로 텔미사르탄 패밀리의 임상적 효용성을 높이고, 국내 저용량 복합제 시장의 표준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