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자클라, 종병 DC 55곳 통과...급여 공백 속 시장 확대
-전이성 대장암 3차, 치료제·급여 부재 커 -효과적이고 부작용 적은 치료제로 부각 "국내 치료 접근성 확대 위해 노력할 것"
[팜뉴스=김민건 기자] 국내 전이성 대장암(mCRC) 3차 치료는 사실상 급여 공백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다케다제약 프루자클라의 국내 처방기관이 늘고 있다. 내년부턴 실질적인 치료 접근성 보장을 위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중요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 따르면, 프루자클라는 최근 서울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을 비롯한 전국 55개 병원 약사위원회(Drug Committee, DC)를 통과했다.
프루자클라는 올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전이성 대장암 4차 치료에 허가됐고, 이어 9월 3차 치료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허가 8개월 만에 빠르게 처방 코드를 잡은 상급병원이 늘고 있는 것은 의료 현장의 미충족 수요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국내 전이성 대장암 3차 치료에 사용 가능한 실제적인 치료 옵션은 스티바가(레고라페닙), 아바스틴(베바시주맙)+론서프(TAS-102) 병용, 그리고 프루자클라(프루퀸티닙)이다.
론서프 단독과 론서프+아바스틴 병용요법, 스티바가를 표준치료로 사용해왔으나 생존 연장 효과는 1~2개월에 불과하다. 스티바가는 광범위 표적 억제 기전으로 피부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제한도 있다. 비라토비(엔코라페닙)+얼비툭스(세툭시맙) 병용요법도 있지만 BRAF V600E 변이가 있어야 쓸 수 있다. 치료 옵션의 부재와 부작용, 비급여라는 3중고가 있는 '3차 치료는 전이상 대장암의 막다른 골목'으로도 불린다.
이 가운데 프루자클라가 급부상한 것은 현장에서 필요한 치료 옵션이어서다. 혈관신생을 조절하는 VEGFR-1·2(혈관 신생 차단), VEGFR-3(림프관 신생 차단)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소분자 TKI 제제로 경구 투여하는 프루자클라는 플루오로피리미딘+옥살리플라틴+이리노테칸 기반 항암화학요법, 항-VEGF, 항-EGFR(RAS WT) 기존 치료에 모두 실패한 환자에서도 전체생존기간(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유의미하게 연장하며 3차 치료에서 가치를 입증했다.
식약처 GIFT 신속심사와 희귀의약품 지정, 그리고 4차 허가 이후 빠른 속도의 3차 치료 적응증 확대는 제한적 치료 환경에서도 새로운 생존 혜택을 인정받았기에 가능했던 과정이다.
기존 항-VEGF TKI 치료제 대비 불필요한 표적을 억제하지 않아 부작용 발생 우려가 적고, 경구제로 복용 편의성이 있으며, 전체생존기간과 무진행생존기간도 명확한 혜택을 보였다. 지난 2024년 기준, 대장암이 국내 암 발병률 2위를 차지한 상황에서 국소 상태의 초기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2.1%로 높지만, 원격전이는 4분의 1 수준인 20.6%로 떨어진다.
낮은 생존율, 치료 과정에서 삶의 질 저하, 3차 치료 옵션 부재의 미충족 수요 상황에서 프루자클라의 임상적 가치가 드러나고 있으며, 핵심 연구인 FRESCO·FRESCO-2를 통해 확인됐다.
무작위배정·이중맹검·위약대조·다기관 방식으로 진행한 FRESCO(3상) 임상은 기존 VEGFR-TKI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전이성 대장암 환자 416명(프루자클라군 278명, 위약군 138명)을 대상으로 전체생존기간 9.3개월 대 위약군 6.6개월로 사망 위험을 35%(HR 0.65) 감소시킬 수 있었다.
무진행생존기간은 프루자클라 투약군 3.7개월, 위약군 1.8개월로 질환이 진행하지 않는 기간을 2배 이상 연장했고,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74% 감소(HR 0.26) 시킬 수 있었다. 질병조절률(DCR)은 62.2%로, 위약군(12.3%) 대비 5배 이상 높았으며 전체반응률(ORR)은 프루자클라(4.7%)에 비해 위약군(0%)은 전무했다.
FRESCO를 확장한 FRESCO-2 연구에서도 전체생존과 무진행생존기간 모두 개선을 확인했다. 기존 치료인 플루오로피리미딘·옥살리플라틴·이리노테칸 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론서프, 스티바가 등 모든 치료를 사용한 환자(691명) 대상이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프루자클라 전체생존기간 7.4개월 대 위약군 4.8개월로 사망 위험을 34%(HR 0.66) 줄였으며 무진행생존도 3.7개월 대 1.8개월로 질환 진행 위험은 68%(HR 0.32) 낮출 수 있었다. 질병조절률도 프루자클라를 사용한 환자 56%로 위약군 16%와 3.5배 차이를 보였다.
특히, 간 전이등 고위험군 환자에서도 치료 효과가 컸다. 프루자클라를 사용한 환자에서 전체생존기간은 6.4개월, 위약군 3.7개월로 두 배 정도 격차가 있었다. 간 전이가 없는 환자도 각각 12.1개월과 8.4개월로 명확한 효과가 있었다.
질병 조절이 거의 되지 않고 전체생존기간은 극단적으로 짧은 3차 치료 환자들에서 질병조절율이 50% 이상을 넘기며 실질적으로 종양 감소와 생존 연장 혜택을 보인다는 점에서 '바이오마커 불문' 치료제 프루자클라가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다케다는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프루자클라 급여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암질환심의위원회 상정이 기대될 수밖에 없다.
김미승 한국다케다 항암제사업부 총괄은 팜뉴스 취재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전이성 대장암 환자들은 3차 이상 치료에서 선택지가 극히 제한돼 새로운 옵션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매우 컸다"며 "이러한 필요성을 반영해 프루자클라는 FDA 패스트트랙과 우선심사지정을 받아 신속하게 임상과 승인 절차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글로벌 근거와 치료 환경을 고려해 초기 허가 이후 적응증 확대까지 빠르게 이어갈 수 있었다"며 "3차 적응증 확대 직후 급여 신청을 완료했으며, 국내 전이성 대장암 3차 이상 치료에 급여 약제가 전무한 상황인 만큼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접근성을 높이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