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제네릭 효율 25% 발목, 약제비 압박 심화

만성질환 약물 소비 폭증, 항우울제 사용량 2배 증가 그리스·한국 항생제 사용 OECD 최고, 관리 비상

2025-11-18     우정민 기자
게티이미지 뱅크

[팜뉴스=우정민 기자] OECD 국가들은 약제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만성질환 약물 사용이 함께 늘어나는 상황에서 의료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고가 치료제 사용 증가와 장기 복용 약제의 확산으로 각국의 보건 지출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2024년 GDP의 17.2%를 보건 분야에 사용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소매(병원 외 조제·구입) 의약품 분야에서도 1인당 1,713달러(PPP 기준, 구매력 평가 방식)를 지출해 OECD 평균인 766달러의 두 배를 넘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제네릭 의약품 활용이 강조되고 있으나, 금액 기준 시장 점유율은 OECD 평균 25%에 그쳐 개선 여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정책 차이도 분명하다. 오스트리아와 룩셈부르크는 약사의 대체 조제를 제한하는 반면, 일본·스위스·프랑스는 인센티브를 활용해 제네릭 사용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동시에 고가 항암·면역 치료제 도입이 확대되며 병원·비소매 영역의 의약품 지출 비중은 2013년 21%에서 2023년 25%로 증가했다.

연구개발 영역에서도 구조적 변화가 확인됐다. 2022년 기준 35개 OECD 국가의 정부 보건 R&D 예산은 총 730억 달러로 집계됐으며, 이 중 미국은 495억 달러를 차지했다. 같은 해 제약 산업의 R&D 투자(BERD)는 1,290억 달러였고, 미국이 1,039억 달러를 기록해 글로벌 연구개발 흐름을 사실상 견인했다.

이러한 투자 확대는 연구개발 성과에도 반영됐다. 전 세계 개발 단계에 있는 제품-적응증 조합은 2013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해 2023년 41,370건에 이르렀다. 항암제 개발 비중도 같은 기간 27%에서 43%로 높아지며 특정 질환군에 대한 집중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R&D 증가와 함께 실제 의약품 소비도 크게 변화했다. OECD 평균 기준 지질강하제 소비는 2013~2023년 사이 약 65% 증가했고 항당뇨병 약제는 50% 늘었다. 특히 캐나다와 슬로바키아에서는 항당뇨병 약제 사용량이 세 배 이상 급증했다.

항우울제 소비도 빠르게 증가해 OECD 평균적으로 40% 이상 늘었으며, 칠레·에스토니아·한국·라트비아에서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23년 기준 아이슬란드와 포르투갈의 항우울제 사용량은 라트비아의 약 6배에 달했다.

약물 사용이 늘면서 처방 관리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2023년 OECD 평균 약사 수는 인구 10만 명당 86명으로 10년 전보다 10% 증가했으며, 프랑스는 약사에게 처방전 갱신·경미한 질환 처방·백신 투여 등을 맡길 수 있도록 제도를 확대했다.

증가하는 약물 소비는 항생제 영역에서도 나타났다. OECD 평균 항생제 사용량은 1,000명당 15.6 DDD(1일 표준 복용량 기준)였으며, 스웨덴·네덜란드·오스트리아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그리스(26.7 DDD)와 한국(25.5 DDD)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해 항생제 관리 필요성이 다시 강조됐다. 또한 45세 이상 외래 환자 중 5가지 이상 약물을 복용하는 ‘다제 병용 처방(Polypharmacy)’ 비율은 OECD 평균 28%로 집계돼 안전한 처방 체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OECD는 고가 신약 도입과 만성질환 증가가 의약품 지출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네릭 사용 확대, 약사 역할 강화, 체계적인 처방 관리 등 효율적 보건 지출을 위한 전략이 각국 보건 재정 안정성을 결정할 핵심 요소로 제시됐다.

출처: OECD (2025), Health at a Glance 2025: OECD Indicators, OECD Publishing, Par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