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체중 무관 'MASH' 간 손상 개선 확인

AASLD 2025서 ESSENCE 3상 사후 분석 결과 발표 체중 2% 이하 감소군도 48.4% 간 손상 해소 인종·성별·연령 무관 광범위한 효능 입증

2025-11-12     우정민 기자

[팜뉴스=우정민 기자]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주 1회 피하 주사제 세마글루타이드 2.4mg(Wegovy)이 체중 감량 여부와 관계없이 대사 기능 장애 관련 지방간염(MASH) 환자의 간 손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확인됐다.

성인 MASH 환자(F2 또는 F3 섬유증 단계)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이 약물은 단순한 체중 변화 이상의 작용 기전을 보여주며 질환 완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번 결과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76차 미국간질환연구협회(AASLD) 연례회의 ‘더 리버 미팅(The Liver Meeting 2025)’에서 공개됐다. 노보 노디스크는 ESSENCE 3상 임상시험의 사후 분석 결과를 통해 세마글루타이드 2.4mg이 체중 감소 폭이 작더라도 MASH 환자의 간 손상 해소와 유의미하게 연관돼 있음을 밝혔다.

ESSENCE 3상 분석에서 체중이 2% 이하로 감소한 환자군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관찰됐다.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의 48.4%가 간 손상 해소를 달성했으며, 위약군(25.8%)보다 확연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섬유화 개선을 보인 환자는 27.2%로, 위약군 대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공동 수석 연구자인 필립 뉴스컴(Philip Newsome) 교수는 “이번 결과는 세마글루타이드의 효과가 체중 감량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근거”라고 평가했다.

효과는 인종, 성별, 연령에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추가 분석에 따르면 아시아인과 비아시아인, 남성과 여성, 45세 미만부터 65세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모두 간 손상 해소와 섬유화 개선이 확인됐다.

노보 노디스크 최고 과학 책임자 마르틴 홀스트 랑게(Martin Holst Lange)는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은 체중 감량 폭이 적더라도 위약군보다 간 기능 지표에서 개선을 보였다”며 “MASH는 전 세계 약 2억 5천만 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질환으로, 심혈관 질환이나 간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마글루타이드의 승인에 맞춰 AASLD는 지난 7일 학술지 Hepatology를 통해 새 진료 지침을 발표했다. AASLD 회장 그레이스 수(Grace Su) 박사는 “이번 지침은 최신 연구를 반영해 의료진에게 MASH 환자 관리의 구체적 기준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지침은 세마글루타이드 치료 대상자를 간 생검 대신 VCTE(8.0–15.0 kPa), MRE(3.1–4.4 kPa), ELF(9.2–10.5) 등의 비침습적 검사로 F2–F3 섬유증 단계로 진단된 환자로 한정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는 간 효소 상승으로 인한 투약 중단 사례가 없었으며, 메스꺼움·구토·설사 등 위장 증상은 대부분 경미하고 일시적이었다.

다만, 약물에는 수질성 갑상선암(MTC) 또는 다발성 내분비선종 2형(MEN 2)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 금기임을 명시한 중요 안전 경고 문구(Boxed Warning)가 포함돼 있다.

세마글루타이드 2.4mg은 MASH 치료제 중 처음으로 체중 변화와 관계없이 간 손상 개선 효과를 확인한 약물로 평가된다. 현재 진행 중인 ESSENCE 3상 2부 연구에서는 240주 동안 간 관련 임상 사건 발생률을 분석 중이며, 최종 결과는 2029년에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