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소장 "보건정책 연구 플랫폼 구축으로 동반성장 제시"
[인터뷰] 청론보건연구소 정재훈 소장 제약바이오협회 80주년 공로패 수상 보건정책 연구와 사회적 공론화에 주력
[팜뉴스=김응민 기자]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창립 80주년 기념식에서 공로패를 수상한 정재훈 청론보건연구소 초대 소장이 보건의약 언론 부설 연구소의 설립 취지와 향후 비전을 밝혔다. 정 소장은 "탁상공론이 아닌 실사구시를 위한 연구로 약사사회의 공론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전북대학교 약학대학에서 정년퇴임 후 약사신문 부설 청론보건연구소의 초대 소장을 맡은 정재훈 교수는 오랜 학문적 경험과 정책 현장 이해를 바탕으로, 산업·학계·정부를 아우르는 '보건정책 연구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팜뉴스>는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창립 80주년 기념식에서 공로패를 수상한 정재훈 청론보건연구소 초대 소장을 만나 이번 수상의 의미와 향후 연구소 운영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최근 개최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창립 80주년 기념식에서 공로패를 수상하셨는데, 간단한 수상 소감을 부탁드린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창립 8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기념행사와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신 집행부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또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창립 80주년이라는 역사의 한 페이지에 저의 투박한 손길과 흔적을 남길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영광이라 생각한다.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80년사와 '의약품 광고 이야기(건강과 사회를 잇다)'의 발간에 제가 조그마한 힘을 보탠 일을 집행부가 후하게 평가를 해 주셔서 이 패를 받은 것으로 이해한다. 한 일에 비해 기념사업을 과분하게 칭찬해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 이번에 공로패를 받게 된 '의약품 광고 이야기-건강과 사회를 잇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지난 2014년 5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의약품광고심의위원회에서 위원 및 위원장으로 봉사한 적이 있다. 위원장 역할을 수행하던 지난 2019년 말에 협회 이재국 부회장 및 김명중 본부장과 함께 '의약품광고심의 30년(그 의미와 나아갈 길)'을 집필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급하게 하느라 자료 조사도 미흡했고 서술도 마음에 들지 않아 늘 아쉬운 마음이 남아 있었다. 그러던 중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창립 80주년 사업 중 하나로 대한민국 의약품 광고의 근대 역사를 정리하는 사업이 채택됐다.
이번에 발간한 '의약품 광고 이야기'는 조선의 근대화가 시작되던 구한말에서 현재까지 의약품 광고의 자료를 조사하고 분석해 한반도의 시대적 상황과 우리 의약품 산업의 변화를 간접적으로 추적했다.
특히 ▲의약품 광고의 태동 ▲기술과 산업의 발전 과정에서 광고의 진화 ▲시대와 함께 호흡해 온 광고 ▲의약품 광고의 의미와 철학 ▲예술과 문화로서 광고 ▲디지털 전환기의 광고의 방식과 의미 등을 다뤘다.
서술의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사진들을 첨부했으며,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공을 들여서 글을 정리하고 편집하였기에 후세에 귀중한 자료가 되길 기대한다.
# 그간 약대 교수로 재임하며 학계와 산업계, 정책 영역을 아우르며 활동을 해왔는데 이번 수상이 개인적 또는 학문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는가.
수상의 의미까지 거창하게 이야기할 바는 아니지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80년사와 '의약품 광고 이야기-건강과 사회를 잇다'의 발간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10년 단위로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사료를 정리해 왔는데, 이번에는 지금까지 정리했던 사료들을 재확인·교정하여 충실한 자료를 만들었다고 판단된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인데, 저도 도울 수 있어서 큰 보람을 느낀다.
저는 '정신약리학'을 연구해온 생명과학자인데, 어쩌다가 우리 제약계와 약사사회가 요구하는 사회 약학적 일들도 도와 오게 됐다. 순전히 전문연구자라기보다는 봉사자의 입장으로 이 일에 참여했다.
그러나 후일 90년사와 100년사를 발간할 때 신뢰할 수 있는 사료가 되도록 정성을 기울였기에 뿌듯한 마음이며, 특히 '의약품 광고 이야기-건강과 사회를 잇다)'를 별책으로 발간한 것은 잘한 일로 여겨진다.
# 최근 신설한 약사신문 부설 '청론보건연구소'의 초대 소장을 맡게 됐는데, 연구소 설립 취지와 주요 목표를 말씀해 주신다면.
지금까지 전문지를 발간하는 언론이 연구소를 신설한 것은 약사신문이 처음일 것이다. '일자천금(一字千金)'의 정신으로 1987년 첫발을 내디딘 약사신문(藥事新聞) 이 대한민국 약업의 발전과 국민 보건 증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지만, 뉴스와 정보, 비평을 넘어 정책 대안을 제공하는 일에 늘 갈증이 있었다.
정책 대안은 아이디어 수준이 아니라 조사·분석 연구를 통하여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 내용을 담아야 한다. 이는 약사신문을 창간한 청론(淸論) 이원학 선생의 뜻이기도 하다.
연구 결과에 기반하여 보건 정책과 미래 약사(藥事) 방향을 제시하고 공론을 모아가기 위해 연구소를 설립했고, 제가 그 첫 번째 주자를 맡게 됐다.
주요 목표를 살펴보자면, 우선 보건제(의약품과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 향장품)의 개발·제조·유통·사용과 관련 법제와 정책을 조사·분석·연구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전문인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하이브리드 공론의 장도 구축해야 한다.
전문가 풀(Pool)을 구성해 관련 분야 산업체들이 필요로 하면 컨설팅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헴프(Hemp)를 화장품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관한 컨설팅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 '청론보건연구소'라는 명칭에는 어떤 철학이나 메시지가 담겨있는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명칭에는 약사(藥事)신문을 창간하신 '청론(淸論)' 선생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본 연구소는 청론 선생께서 생전에 항상 이야기했던 '탁상공론(卓上空論)'이 아닌 '실사구시(實事求是)'를 위한 언론으로 가는 길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소다.
# 제약바이오 산업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점에서, 연구소 차원에서 집중해야 할 보건·약학 분야 주요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알려 달라.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보건제(의약품과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 향장품)의 개발·제조·유통·사용과 관련 법제와 정책을 조사·분석·연구할 예정이나, 아직 설립 초기 단계라 연구소의 역량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최첨단 약무보다는 산업이 직면한 현실적 과제에 초점을 맞춰 연구할 예정이며, 리스크가 있는 천연 소재를 활용할 수 있는 제도 등을 예시로 꼽을 수 있다.
# 끝으로 청론보건연구소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장기적 비전이나 목표가 있다면?
궁극적으로 청론보건연구소가 청론 선생의 뜻에 따라 우리 사회의 약무적 요구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토론할 수 있는 '실사구시 공론의 플랫폼'을 구축하도록 노력하겠다.
일각에서는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 속도로 인공지능(AI)과 기계가 사회를 지배할 것이라는 전망과 우려가 있지만, 이를 극복해 여전히 사람과 생명이 중심이 되는 사회로 이끌어 갈 '플랫폼'을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