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은 면역증강, 전 세대는 세포배양…독감백신, 패러다임 변화
-글로벌 면역증강 백신 ‘플루아드 쿼드’와 세포배양 백신 ‘플루셀박스 쿼드’ 국내 상륙 -항원 적합성·면역 지속력 임상 입증…백신 플랫폼 다양화 주도 -고령사회 ‘연령 맞춤형 면역전략’ 본격화 신호탄
[팜뉴스=노병철 기자] 올 인플루엔자 시즌, 국내 예방접종 시장에 주목할 만한 두 가지 백신이 등장했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플루아드 쿼드(Fluad Quad')와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하는 '플루셀박스 쿼드(Flucelvax Quad)'가 그 주인공이다.
'플루아드 쿼드'는 2022년 9월 65세 이상 고령층의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승인을 받았으며, '면역증강제 MF59®'가 함유 되어 있어 고령층의 저하된 면역반응을 기존 백신대비 효과적으로 보완한다.
이러한 면역증강제 MF59®는 항체 생성과 면역 지속기간을 향상시키는 작용을 한다. 실제로 고령층에서의 예방효과는 기존 백신 대비 최대 24% 가량 개선된 것으로 보고됐다.
'플루셀박스 쿼드'는 세계 최초 ‘세포배양 인플루엔자 백신’으로 6개월 이상 소아 및 성인의 인플루엔자 예방에 사용할 수 있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기존 유정란 배양 방식은 제조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유정란에 적응하여 변이(Egg-adaptation)를 일으킬 수 있는 반면, ‘플루셀박스’는 세포배양 기술을 적용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항원 일치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세포배양 방식은 생산 속도도 빠르다. 팬데믹이나 변이 확산 상황에서도 신속한 생산이 가능해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따라 채택하는 기술이다.
플루아드 쿼드와 플루셀박스 쿼드는 국내에서 삼진제약과 CSL 시퀴러스코리아가 이번 절기에 맞춰 의료기관에 공급하고 있으며, 연령대와 건강상태에 따라 접종 백신을 선택할 수 있다.
이번 도입으로 민간 백신 시장은 두 축으로 나뉘었다. 고령층 보호를 위한 면역증강 백신과 전 연령대 접종이 가능한 세포배양 백신이 공존하는 구조로 재편된 것이다.
연구 결과, 65세 이상에서 기존 백신 대신 면역증강제 함유 백신을 접종할 경우 비용 대비 예방효율이 높게 나타났다. 고령층은 노화로 인해 면역 기능이 저하돼 백신 접종 후에도 충분한 면역 반응이 형성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면역증강제 MF59®가 첨가된 ‘플루아드 쿼드’는 표준 백신 대비 강화된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으며, 최대 1년까지 장기적인 예방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포배양 백신은 계란 알레르기 환자에게도 안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임상에서도 이상반응 발생률은 기존 백신과 유사한 수준으로 보고됐다.
미국 NEJM(2019) 보고에 따르면, 플루셀박스 쿼드는 260만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비교연구에서 기존 계란배양 백신보다 실질 백신효과(VE)가 10.9%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특히 H3N2형 유행기에 항원 적합성이 유지돼, 청장년층과 소아층 발병률이 유의하게 낮았다.
또 Lancet Infectious Diseases(2021) 다국가 분석에선 세포배양형 4가 백신 접종군의 외래진료 및 입원 발생률이 계란배양 백신군 대비 11~16% 낮게 확인됐다. 연구진은 “세포배양 백신은 제조 효율성과 변이 대응력에서 우월하다”고 결론지었다.
두 백신 모두 감염 자체를 완전히 차단하진 않지만, 중증화와 입원률을 줄이는 데 임상적 의미가 있다. 접종 후 약 2주 내 형성되는 항체는 유행 바이러스와의 항원 적합성에 따라 방어효과를 결정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앞으로 ‘프리미엄 백신’ 시장이 형성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유는 고령층은 면역증강, 젊은 세대는 세포배양이라는 연령별 맞춤 면역전략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다변화는 감염병 시대의 필수 과제”라며 “두 백신의 병행 도입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국민 맞춤 예방의 새로운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