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9% 검출률… 올겨울 독감, 고령층·학생층 동시 확산

-삼진제약·CSL시퀴러스, 고령층용 백신 공급 본격화 -녹십자·SK바이오사이언스, 차세대 독감백신 경쟁 가열 -질병청 “A형 뒤 B형이 주도… 절정은 아직 끝 아니다”

2025-11-05     노병철 기자

[팜뉴스=노병철 기자] 올해 국내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강도와 확산 범위 모두에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 분석 결과, 2024–2025 절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은 최대 62.9%에 달했다. 이는 지난 절기보다 약 20~30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치다.

유행은 두 차례 정점을 보였다. 첫 번째 정점은 2024년 말부터 시작돼 2025년 1주차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후 잠시 진정 국면을 보이다가 3월께 B형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면서 두 번째 파동이 관찰됐다.

연령별로는 고령층(50세 이상)과 학생층(7~18세)의 감염률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특히 학생층에서는 B형 바이러스가 중심이 되었고, 고령층에서는 면역 저하에 따른 A형 재감염 사례가 늘었다.

이에 따라 백신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삼진제약은 글로벌 제약사 CSL 시퀴러스 코리아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면역증강 백신 ‘플루아드 쿼드(Fluad Quad)’와 세포배양 백신 플루셀박스 쿼드(Flucelvax Quad)를 국내에 본격 공급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기술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GC녹십자는 기존 4가 백신 기반으로 세포배양 및 유전자기반 플랫폼 확장을 추진 중이며,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셀플루4가(SKYCellflu Quadrivalent)는 국내에서 허가받은 대표적 세포배양 방식 백신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고령층과 학생층이 동시에 유행을 겪고 있어, 백신 수요와 공급 구조가 과거와는 전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유통·물류까지 포함한 전체 시장이 재편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도 대응 강화에 나섰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절기 유행은 계절성 독감 패턴이 변하는 초기 신호일 수 있다”며, 고위험군 중심의 접종 확대와 조기 차단을 위한 감시체계 강화를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변이 바이러스의 주기적 전환과 면역공백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개인위생 강화와 신속한 의료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독감 유행은 단순한 감염병 확산을 넘어, 백신 산업의 지형 변화와 예방 전략 재정비, 그리고 면역지형 재편이라는 다층적 의미를 갖는다. 국내외 제약사와 보건당국이 맞물려 움직이는 새로운 국면이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