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조제, 환자 반응 우호적…약국 현장은 '부담' 호소

대한약사회, 패널 약국 설문조사 결과 공개 "환자 반응은 긍정적이나 의료기관 협조 부족이 최대 걸림돌"

2025-09-23     김응민 기자

[팜뉴스=김응민 기자] 대체조제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이 비교적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약사회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상당수의 사람들이 대체조제를 크게 개의치 않거나 설명 후 동의하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일선 약국 현장에서는 일부 의료기관의 비협조가 큰 걸림돌로 작용하며, 이에 따른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게티이미지

대한약사회(회장 권영희)가 최근 패널약국을 통해 대체조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체조제가 환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약사회 노수진 홍보이사

대한약사회 노수진 홍보이사는 지난 22일 전문언론 출입기자단과의 브리핑을 통해 약사회가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실시한 패널조사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노 홍보이사는 "대체조제는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과 환자 접근성 향상,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를 위해 필수적인 수단"이라며 "약국 현장에서 처방약 품절을 해결하기 위해 대체조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병의원과의 갈등 및 불편한 절차 등으로 여전히 부담감이 적지 않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대한약사회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505명 중 한 달간 대체조제 건수가 1~10건이라는 응답자가 135명(26.7%)으로 가장 많았고, 11~20건은 85명(16.8%)이었다. 100건 이상이라고 답한 경우도 80명(15.8%)에 달했다. 

전체 조제 건수 대비 대체조제 비율은 433명(85.7%)이 1~10%라고 답했으며, 30% 이상이라고 응답한 경우도 18명으로 나타났다.  

대체조제 사유로는 '처방전 유입이 적은 병·의원 처방'(360명)이 가장 많았고, 이어 '처방약 품절'(261명), '원거리 처방'(217명), '단골 환자 처방'(126명) 순이었다.

주목할 점은 '환자 반응'에 대한 부분이었다. 대체조제를 경험한 환자들 대부분이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대체조제를 경험한 환자들의 경우 '특별히 상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247명(48.9%), '대체조제가 무엇인지 확인한 후 동의한다'는 응답이 134명(26.5%)으로 절반 이상이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대체조제를 거부한 경우는 17명으로 전체의 3.4%에 불과했다.

노 홍보이사는 "조사 결과 절반에 가까운 환자들이 대체조제에 대한 특별한 거부감이 없었고, 약사의 설명을 들은 후에 대체조제에 동의하는 경우도 상당수였다"라며 "이는 환자들이 대체조제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크게 거부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다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약국 현장의 부담은 여전히 존재했다. 응답자 10명 중 2명은 '다소 불안하지만 시간 관계상 동의한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약국 현장의 부담감도 확인됐는데, 응답자 중 291명(57.6%)이 '다소 부담은 있지만 불가피하게 한다'고 답했으며, '부담 없이 한다'는 204명(40.4%)이었다.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는 '의료기관의 비협조'(106명)가 꼽혔으며, '환자 이탈 우려'(91명), '민원 발생'(44명) 등이 뒤를 이었다.  

기타 의견으로는 대체조제 후 병·의원으로부터 '환자를 보내지 않겠다', '대체조제를 하지 말라'는 연락이나 폭언을 받은 경험이 제시됐다. 또한 '오리지널 의약품이 더 저렴한데 비싼 제네릭을 처방한다', '대체조제 시 가격 차이로 환자가 불만을 제기한다'는 사례도 보고됐다. 

아울러 '대체조제 용어를 동일성분조제로 변경해야 한다', '대국민 인식 개선과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의사 처방 시 대체불가 표시 남발을 제한해야 한다'는 요구도 다수 확인됐다.  

이러한 결과에 약사회 측은 대체조제에 대한 제도적 보완과 정부 차원의 홍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노 홍보이사는 "환자들이 대체조제라는 제도를 잘 모르다 보니 약사들이 일일이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라며 "현장의 부담을 덜고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대국민 홍보가 절실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약사회는 약국 현장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패널약국'을 통한 정기 설문조사를 매월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