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D 생리활성 II, 면역 조절 효과와 한계

[정재훈 교수] 시리즈 칼럼

2025-09-16     김응민 기자
사진. 약사신문 부설 청론보건연구소 정재훈 소장

최근(9월 9일), 중증 환자의 급성 신장 손상(Acute Kidney Injury, AKI)에서 칼시페디올(25-하이드록시비타민 D)과 칼시트리올(1,25-디하이드록시비타민 D)이 AKI 증상의 심각도를 완화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하여 보스턴대학의 Waikar 박사 등이 주도한 임상 시험 결과가 「JCI Insight 9:e193523」에 발표되었다.

25-하이드록시비타민 D(25D)와 1,25-디하이드록시비타민 D(1,25D)를 포함한 활성 비타민 D 대사체는 동물 모델에서 급성 신장 손상을 완화하는 면역 조절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었고, 이에 기초하여 급성 신장 손상 고위험군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칼시페디올(25D)과 칼시트리올(1,25D), 위약을 경구 투여한 후 AKI에 대한 효과를 비교 관찰하였다.

1차 평가지표는 사망, 신장 대체 요법(Kidney Replacement Therapy, KRT), 신장 손상(혈청 크레아티닌 기준치 조정 평균 변화)이었으며, 2차 평가지표는 신규 또는 진행성 AKI와 KRT, 사망의 복합 변수였다. 고칼슘혈증은 주요 안전성 평가변수였고, 아울러 순환 CD14+ 단핵구의 유전자 발현도 평가되었다.

1차 평가지표에서 칼시페디올(n=51)과 위약 투여군(n=49) 또는 칼시트리올(n=50)과 위약 투여군(n=49) 사이에 유의적 차이가 없었다(P=0.85와 P=0.58). 2차 평가지표에서도 군 간에 유의적 차이가 없었다.

활성형 비타민 D인 칼시페디올과 칼시트리올의 투여로 각각 25-D와 1,25-D의 혈중 농도가 빠르고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급성 신부전의 발생률이나 중증도 개선에 유의미한 효과를 나타내지 않았다.

생체 내 칼시페디올과 칼시트리올 치료에 반응하는 순환 단핵구의 유전자 발현 변화를 관찰하였는데, 칼시트리올의 처치가 HMOX1과 CD163의 발현을 1.2배 증가시켰고, IL-10 발현을 증가시켰다.

칼시트리올은 칼시페디올보다 순환 단핵구에서 더 많은 개별 유전자와 경로에 영향을 미쳤는데, 인터페론(IFN)-α, IFN-γ, 산화적 인산화, DNA 복구 및 헴 대사 관련 유전자의 발현을 상향 조절하였다.

칼시트리올은 급성 장기 손상과 관련된 여러 유전자와 유전자 경로에 영향을 미쳤으며, 이러한 영향은 패혈성 쇼크가 없는 환자에서 훨씬 더 크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이번 칼럼에서는 면역 기능에 대한 비타민 D의 활성을 정리하였다.

# 면역 관련 세포에서 비타민 D의 작용 기전

활성형 비타민 D인 1,25(OH)2D와 (OH)nD3는 면역관련 세포에서 VDR(Vitamin-D receptor)과 ROR α/γ(retinoid-related orphan receptors), AhR(aryl hydrocarbon receptor)과 같은 비타민 D 수용체와 결합하여 이종이량체(heterodimer)-복합체를 형성한다.

이 복합체는 표적 유전자의 프로모터(promoter) 영역에 있는 VDREs(Vit-D response elements)와 ROREs(ROR α/γ response elements), AHREs(AhR response elements)와 결합하여 면역 관련 분자의 발현을 조절한다.

조사된 바에 따르면 VDR은 면역세포를 포함하여 거의 모든 종류의 세포에 분포하여 500개 이상의 유전자를 조절할 수 있다. 비타민 D는 면역세포의 분화와 증식을 조절하고 역으로 면역세포는 비타민 D를 대사한다.

비타민 D 결핍이 자가면역 질환의 잠재적인 요인일 수 있다는 근거가 제시되었고, 비타민 D 결합 단백 유전자와 VDR 유전자의 변이가 자가면역 질환 발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비타민 D는 면역 체계 조절에 관여하는 여러 핵심 유전자를 조절하여 면역세포의 분화와 성숙, 대사,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의 생성과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비타민 D는 감염원에 대한 선천 면역을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항염증과 염증이나 원치 않는 면역 반응을 제한하는 내성 미세환경을 유도하여 적응 면역 반응을 조절한다. 

그림 . 비타민 D의 작용 기전 [출처: Exp & Mol Pathol 132–133, 104866]

# 면역 기능에 대한 비타민 D의 활성

비타민 D가 면역세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근거를 그림 2에 제시하였다. 호중구에서 면역 억제 표현형을 유도하고 모집(recruitment)을 억제한다. 단핵구/대식세포에서 TLR2/4( toll-like receptor)의 발현을 감소시키고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을 줄이며, M2 대식세포 표현형을 유도한다.

그림 . 비단민 D의 면역 기능 조절 작용 [출처: Exp & Mol Pathol 132–133, 104866]약어: B; B cell, T; T cell, NEUT; Neutrophil, N2; N2 type Neutrophil, MQ; Macrophage, M2; M2 type Macrophage, Treg; regulatory T cells, Th; T helper, DC; dendritic cell, PC;  plasma cell, TLR; toll-like receptor,  MHC II; 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class II

단핵구/대식세포는 박테리아, 진균, 원생동물, 바이러스 등과 같은 감염성 미생물의 침범에 방어 역할을 하는데, 단핵구/대식세포에서 생성되는 비타민 D는 카텔리시딘과 β-디펜신 2와 같은 내인성 항균 펩타이드의 생성을 유도한다.

항균 펩타이드는 감염된 세포에서 항생제 신호전달의 연쇄 반응을 촉진하여 감염성 질환을 완화한다. 비타민 D는 인터루킨(IL)-10 생성을 증가시키고 IL-1β, IL-6, 종양괴사인자-알파(TNF-α), 사이클로옥시게나제-2(COX-2) 발현을 감소시킨다.

비타민 D는 단핵구/대식세포에서 TLR-2와 TLR-4의 발현을 감소시키는데, 결과적으로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발현을 하향조절하여 감염성 질환 및/또는 염증 후 발생하는 원치 않는 면역 반응을 억제한다. 비타민 D는 M1 대식세포의 분화를 억제하는 반면, M2 대식세포의 활성화와 분화, 증식을 촉진하며, 단핵구/대식세포에서 항산화 효과를 나타낸다. 

MHC-II(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class II)와 촉진 분자의 발현을 감소시켜 수지상 세포(dendritic cell, DC)의 성숙을 억제하고 관용 DC 표현형을 촉진한다.

호중구는 세균 산물이나 사이토카인/케모카인의 화학주성에 따라 감염 부위로 이동하는데, 이때, 비타민 D는 카텔리시딘과 디펜신 2의 상향 조절을 통해 감염원에 대한 호중구의 파괴력을 증가시켜서 호중구의 항균 효과를 증진할 수 있다.

비타민 D는 호중구의 이동을 줄이고 염증 유발과 확산을 억지한다. 비타민 D는 감염원에 대한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호중구 세포외 트랩(NET)의 형성을 제한하여, NET에 의한 염증성/자가면역 질환의 유발 위험성을 줄인다.

DC는 미접촉 T 세포를 활성화하여 면역 체계를 활성화하는데, 비타민 D는 주요 조직 적합성 복합체(MHC)-II와 CD40, CD80, CD86과 같은 촉진 분자의 발현을 하향 조절하여 T 세포 활성화를 억제한다. DC 성숙을 억제하고 면역 내성을 유도하는 DC의 표현형을 촉진한다.

주목할 점은, DC의 염증 유발 사이토카인 합성을 억제하여 T 세포의 Th1 및 Th17 세포로의 분화를 방해한다. 비타민 D는 IL-10과 같은 항염증 사이토카인의 발현을 유도하고 수지상 세포에서 프로그램된 사멸 리간드 1(PD-L1)의 발현을 상향 조절하여 조절 T 세포(Treg)의 분화에 기여한다.

B 세포 증식, 형질 세포 분화 및 자가 항체 생성을 억제한다. Th1/Th17(T helper) 세포에 의한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을 억제하고 T 세포를 Th2 표현형으로 분극시키며 Treg 세포(regulatory T cells)로 분화를 유도한다. 비타민 D는 Th1 및 Th17 세포의 생성을 억제하고 IL-2, IL-17 및 IFN-γ의 발현을 하향 조절한다. Th2의 변형 및 활성화를 촉진하고 IL-4, IL-5 및 IL-10의 생성을 증가시킨다.

비타민 D는 활성화된 B 세포의 세포자멸사를 촉진하고, 전환 후 기억 B 세포와 형질 세포의 생성을 억제하며, B 세포의 면역글로불린 생성을 하향조절하고 IL-10 생성을 상향조절한다. 비타민 D는 B 세포에서 CD86의 발현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CD74의 발현을 상향조절하여 T 세포 활성화를 억지하며, CD4 T 세포와 단핵구/대식세포의 조절을 통해 B 세포 기능을 조절한다.

이를 통해 B 세포 기능 장애와 관련된 질병의 조절에 잠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비타민 D는 Treg 세포의 분화를 유도하고 IL-10, FoxP3, 그리고 세포독성 T 림프구 항원-4(CTLA-4)의 발현을 상향 조절한다. 비타민 D는 Th1 및 Th17 세포를 Th2 표현형으로 전환시키고 Treg 세포를 유도함으로써 염증/자가면역 반응에 관여한다. 

유전자 시퀀싱을 통해 인간 유전체에서 14개 이상의 VDR 유전자 변이체가 밝혀졌고, 기능적 VDR 다형성(polymorphism)은 BsmI(rs1544410), FokI(rs10735810 및 rs2228570), TaqI(rs731236), ApaI(rs7975232), BglI(rs739837)이다. VDR은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여러 핵심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데, VDR 다형성은 그 발현 변화로 이어진다.

VDR 유전자 다형성은 자가면역 질환 발병의 잠재적 위험 요인이 된다. 비타민 D 부족에 따른 자가면역 질환 위험의 증가도 이와 관련이 있다. 비타민 D 결합 단백(DBP)의 표현형이 면역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DBP 하플로타입과 발현량은 자가면역 질환의 발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DBP는 비타민 D와는 별개로 강력한 면역 조절 및 항염증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보고와 함께 DBP 유전자 다형성이 자가면역 질환의 유발에 기여한다는 다수의 연구 결과들이 있다. 자가면역 질환의 본질적인 이질성, 연구 결과에 대한 검정 미흡, 그리고 DBP 또는 VDR의 다른 생물학적 측면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인해 DBP/VDR 변이와 자가면역 질환 간의 연관성을 해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비타민 D 수치는 다발성 경화증(MS), 제1형 당뇨병(T1D), 염증성 장 질환(IBD), 류마티스 관절염(RA), 전신성 홍반 루푸스(SLE)와 같은 자가면역 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적 소인에 따른 낮은 Vit-D 수치가 자가 내성을 무너뜨리고 자가면역 관련 질환의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건강한 개인에 비해 MS 및 T1D 환자의 Vit-D 수치가 낮음을 보여주었다. SLE 환자에서 비타민 D 부족과 증상 악화 사이의 연관성이 입증되었다.

비타민 D 또는 그 유사체 투여가 자가면역 질환 발생률에 영향을 미쳐 질병의 중증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제시되었다. 비타민 D 보충이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 조절 T 세포(Treg)의 억제 능력을 유의하게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비타민 D는 경화증 환자에서 조절 T세포(Treg)의 항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을 증가시키고,  조절 T세포의 유도, IL-17의 하향 조절, IL-10의 상향 조절을 유도하였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 비타민 D 투여는 TNF-α, IFN-γ, IL-2, IL-6, IL-17의 생성 감소에 기여하였다. 염증성 장 질환 환자에서 비타민 D 보충은 조절 T 세포의 빈도와 IL-4, IL-5, IL-10과 같은 항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증가시켰다.

그러나 비타민 D 보충과 질병 증상 또는 중증도 개선 사이에 임상적 상관성이 불분명하고, 비타민 D 보충의 치료적 효능도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고용량의 비타민이 면역 체계를 활성화하고 질병 활성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고 비타민 D 중독에 대한 우려도 있다.

최근 비타민 D가 신체 건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비타민 보충제의 부적절한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비타민 D 과다 섭취로 혼란, 반복적인 구토, 다뇨증, 복통, 탈수, 다음증, 중증 고칼슘혈증/고칼슘뇨증이 나타날 수 있다.

비타민 D 수치는 섭취량에 직접적으로 의존하므로 비타민 D 보충제 복용은 엄격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비타민 D 관련 독성에 더 취약한 환자의 경우, 잠재적인 이점보다 부작용 피해가 클 수도 있다.

글. 청론보건연구소 정재훈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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