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구충제, 중요성은 알아도 “깜빡”... 보호자 건강도 위협

보호자 83% 예방 필수 인식에도 절반 가까이 투약 놓쳐 기후변화로 벼룩·진드기 연중 활개... ‘장기 지속형 약물’ 대안 급부상

2025-08-20     우정민 기자
게티이미지 뱅크

[팜뉴스=우정민 기자] 머크 동물 건강(Merck Animal Health)이 실시한 글로벌 설문조사 결과,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벼룩·진드기 예방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음에도 실제 관리에서는 빈틈이 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기생충 활동 범위가 확대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연중 관리의 중요성을 한층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2025년 8월 19일 공개된 ‘반려동물 소유주 및 수의사의 기생충 치료 및 예방에 대한 관점: 글로벌 설문조사’로, 15개국의 반려동물 보호자와 수의사가 참여했다. 응답자의 83%가 벼룩·진드기 치료를 필수 관리로 꼽았지만, 지난 1년간 반려견 보호자의 46%, 반려묘 보호자의 51%가 구충제 투여를 누락하거나 거른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절반을 넘는 이들(56%)은 투약 자체가 쉽지 않다고 했고, 전 세계 수의사의 74%는 보호자가 제때 약을 주지 않거나 건너뛰는 일이 잦다고 우려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수의사의 3분의 2가 연중 치료 계획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위험 인식의 간극도 두드러졌다. 보호자의 82%는 벼룩·진드기가 반려동물에게 미치는 해를 알고 있었지만, 자신의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고 강하게 동의한 비율은 40%에 불과했다. 진드기 매개 질환인 에를리히증(ehrlichiosis)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응답도 67%에 달했다. 머크 동물 건강의 롭 암스트롱 박사는 “에를리히증은 환자의 60%가 입원을 필요로 할 정도로 심각하며,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반려견 보호자의 절반 이상(51%), 실외 고양이 보호자의 66%가 벼룩·진드기 문제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계절에 대한 인식도 엇갈렸다. 보호자 44%는 벼룩·진드기 시즌을 여름으로 한정했지만, 수의사들은 네 배 가까운 비율(47%)로 연중 내내 발생한다고 답했다. 벼룩과 진드기가 사계절 활동하고, 기후 변화로 서식지와 개체 수가 늘면서 매개체 질환의 위험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장기 지속형 처방약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설문에 따르면 수의사의 65%는 연간 투여 제형을 권장할 의향을 밝혔고, 반려인의 75%는 이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수의사 71%는 처방약이 비처방 제품보다 효과적이라고 평가했으며, 보호자의 신뢰도 역시 처방약 79%, 비처방 47%로 큰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반려인이 최소 연 1회 수의사를 찾아 지역별 위험과 생활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보호 전략을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나아가 교육과 인식 개선, 장기 지속형 처방약의 활용이 어우러질 때 반려동물과 사람 모두를 벼룩·진드기의 위협에서 지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