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마글루타이드, 눈 건강 전반적 위험 ‘없음’… 드물게 시신경 질환 연관성 제기
대규모 메타 분석, 당뇨병성 망막병증 위험 증가와 무관 NAION 연관성 가능성 제시됐으나 불확실성 커 추가 연구 필요
[팜뉴스=우정민 기자] 비만·당뇨병 치료제 세마글루타이드가 전반적인 눈 건강에 별다른 위험을 더하지 않는다는 대규모 분석 결과가 나왔다. 다만 시신경에 영향을 주는 희귀 질환인 ‘비동맥염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과의 잠재적 연관성은 제기돼 학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의학학술지 JAMA Ophthalmology에 게재된 메타 분석은 세마글루타이드가 눈 관련 이상 반응과 당뇨병성 망막병증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연구팀은 2025년 4월까지 발표된 임상시험 결과 78건을 모아 분석했으며, 참가자는 총 7만3640명에 달했다.
분석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 사용은 눈 관련 이상 반응 전반의 위험을 높이지 않았다. 교차비는 1.01(95% 신뢰구간 0.91-1.12)로, 참가자 1000명당 약 1건의 추가 발생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당뇨병성 망막병증 발생 위험 역시 OR 1.04(95% CI 0.92-1.17)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특히 당뇨병성 망막병증의 경우, 추가 검증 절차(순차 분석, TSA)에 포함된 환자 수가 4만9368명으로 필요한 표본 수(2만627명)를 크게 웃돌았다. 연구진은 이 결과가 과거 ‘SUSTAIN 6’ 임상시험에서 제기된 위험 신호를 불식시키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혈당이 급격히 조절될 경우 기존 망막병증이 일시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NAION은 시신경 혈류 장애로 갑작스럽고 통증 없는 시력 손실을 유발하는 희귀 질환이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등이 주요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일반 인구에서의 연간 발생률은 10만 명당 2.3~11.3명 수준이다.
이번 메타 분석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군에서 NAION 발생 위험이 대조군보다 높게 나타났다(OR 3.92; 95% CI 1.02-15.02). 실제로 세마글루타이드 그룹은 10만 명당 60.7명, 대조군은 8.2명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연구팀은 발생 건수가 극히 적고(총 25,330명 중 5건 보고), 신뢰 구간이 넓어 불확실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한 NAION에 대한 확정적 결론을 내리려면 3만7630명 이상의 표본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왔지만, 이번 분석에서는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 흥미로운 점은 비만 환자보다 제2형 당뇨병 환자군에서 상대적으로 위험비율(교차비) 수치가 더 높게 나타나, 대사질환 자체가 NAION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연구는 세마글루타이드가 전반적인 눈 관련 이상 반응과 당뇨병성 망막병증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강력한 근거를 제시했다. 하지만 NAION과의 연관성은 아직 불확실성이 크며, 다수의 임상시험이 안과적 평가를 정밀하게 반영하지 못한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세마글루타이드 복용 환자가 시력 저하나 눈 관련 증상을 경험할 경우 즉시 의료진과 상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표준화된 안과적 검사와 충분한 표본을 확보한 후속 연구가 이어져야 세마글루타이드와 NAION의 관계를 명확히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 Gabriella R. Natividade, MD et al., “Ocular Adverse Events With Semaglutid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AMA Ophthalmology(2025). doi:10.1001/jamaophthalmol.2025.24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