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마글루타이드·티르제파타이드, 시신경 질환 경고등 켜졌다
미국 대규모 EHR 분석 결과 비동맥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 위험 1.76배 증가 전체 발생률은 낮지만 복용 초기에 철저한 안과 검진이 필요
[팜뉴스=우정민 기자] 제2형 당뇨병과 비만 치료에 사용되는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가 특정 시신경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비동맥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 위험이 1.76배 높았고, 기타 시신경 질환 위험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했다. 발생률은 낮지만, 장기 복용 환자나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주의 깊은 안과 검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학술지 JAMA에 11일 게재됐다.
연구는 미국 전역의 환자 전자건강기록(EHR)을 활용해 2017년 12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약물 복용 이력과 시신경 질환 진단 여부를 분석했다. 이전에 안과 질환 이력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티르제파타이드 또는 다른 항당뇨병 약물 복용군을 구분하고, 연령, 성별, 동반 질환 등 조건을 맞춰 두 집단을 최대한 비슷하게 맞췄다. 이렇게 해 다른 요인들이 결과에 영향을 주는 가능성을 줄였다. 분석 데이터는 약 1억 1800만 명의 정보를 보유한 ‘트라이넷엑스(TriNetX) 네트워크’에서 확보됐다. 이 네트워크는 전 세계의 다양한 의료기관이 비식별화된 전자의무기록 데이터를 안전하고 법규에 준수하며 공유 및 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글로벌 실세계 의료 데이터 플랫폼이다.
최종 분석에는 15만 9398명이 포함됐으며, 복용군과 비교군은 각각 7만 9699명이었다. 2년 추적 결과 NAION 발생률은 복용군 0.04%(35명), 비교군 0.02%(19명)로 위험비는 1.76(95% CI, 1.01-3.07)이었다. 기타 시신경 질환 발생률은 복용군 0.12%(93명), 비교군 0.07%(54명)로 위험비는 1.65(95% CI, 1.18-2.31)였다. 시신경염, 유두부종, 시신경 위축과는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시신경 질환의 누적 발생률을 보면, 약물 복용을 시작한 직후부터 두 집단 간 격차가 나타나기 시작해 이후 2년 동안 계속 유지됐다. GLP-1RA 계열의 다른 약물과 비교했을 때 NAION 위험 증가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나, 기타 시신경 질환(HR 1.94, 95% CI, 1.32-2.85)과 시신경원판 질환(HR 1.39, 95% CI, 1.00-1.93)에서는 위험이 높았다. 연구팀은 이 현상이 세마글루타이드·티르제파타이드에 특이적일 가능성이 있으며, 급격한 대사 변화나 시신경 내 GLP-1 수용체 발현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특정 조건을 가진 환자에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아울러 위험 요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고위험군을 찾아내기 위한 후속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분석은 후향적 연구 설계, 전자건강기록 데이터의 한계, 진단 코드 오류 가능성 등 몇 가지 제약도 안고 있다.
출처: Lindsey Wang et al., “Semaglutide or Tirzepatide and Optic Nerve and Visual Pathway Disorders in Type 2 Diabetes”, JAMA Network Open (2025). doi:10.1001/jamanetworkopen.2025.26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