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2음성 전이성 위암 1차, 빌로이는 급여기준 설정에 성공할까
첫 클라우딘 18.2 양성 표적치료제 등장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테빔브라 추진 중 한정된 건보 재정, 전략적 협상 중요해져
[팜뉴스=김민건 기자] 한국아스텔라스가 전이성 위암 1차 표적치료에서 빌로이(졸베툭시맙) 급여 등재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동일 치료 차수에서 면역항암제 급여가 적용 중이거나, 등재를 위해 대기 중인 상황이다.
한국BMS 옵디보(니볼루맙)가 전이·진행성 위암 1차에 세포독성항암화학요법과 병용으로 급여가 되고 있으며, 비원메디슨코리아 면역항암제 테빔브라(티슬렐리주맙)도 HER2 음성 위암 1차 치료에 급여 적용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HER2 양성, 음성 모두 전이성 위암 1차 치료에 쓸 수 있는 한국MSD 키트루다(펨블롤리주맙)도 급여 등재를 위한 경제성 평가가 진행 중이다.
국내 건강보험 재정 상황을 고려하면 모든 신약이 빠른 시일 내에 통과하기란 쉽지 않은 현실이다.
15일 한국아스텔라스는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HER2 음성이며 클라우딘 18.2 양성인 전이성 위암 1차 표적치료에 대한 빌로이 급여 신청서를 제출했다.
빌로이는 올해 2월 암질환심의의원회 급여 기준 설정에 한 번 실패한 바 있다. 두 번째 급여 도전이다.
옵디보는 HER2 음성이면서 PD-L1 발현 기준을 정의하는 복합양성점수(Combined Positive Score, CPS) 5점 이상인 경우 백금 및 플루오로피리미딘 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병용에 급여가 적용 중이다.
키트루다는 진행·전이성 HER2 음성 위암 1차 치료에 PD-L1 발현 양성 10점 이상인 경우 플루오로피리미딘,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병용에 급여 기준 설정을 받았다. 전이·진행성 위암 1차 치료에서도 트라스투주맙, 플루오로피리미딘 또는 백금항암화학요법과 병용이 가능하다.
위암 환자 80~90%가 HER2 음성이며, CPS 5점 미만의 HER2 음성 전이성 위암은 전체 환자군에서 40% 수준이다. 옵디보는 CPS 5점 이상, 키트루다는 10점 이상인 경우로 허가사항 보다 급여 기준이 제한적으로 설정됐다.
테빔브라도 HER2 음성 위암 1차에서 백금 및 플푸오로피리미딘 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병용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아직 CPS 점수 기준이 어떻게 설정될지 정해지지 않았다. 비원메디스코리아에서는 CPS 5점 미만의 미충족 수요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빌로이가 새로운 환자군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옵디보·키트루다·테빔브라는 공통적으로 HER2 음성이면서 CPS 발현량과 그 유무에 따라 처방군이 나뉘어 있다.
그러나 빌로이는 HER2 음성이면서도 클라우딘 18.2 양성이라는 새로운 타깃을 표적함으로써 앞서 세 면역항암제와 다른 처방 시장을 노릴 수 있다.
한국아스텔라스는 2024년 9월 20일 빌로이 국내 허가를 받아 올해 3월 3일 본격적으로 출시했다. 허가 적응증은 '클라우딘 18.2 양성이면서 HER2 음성으로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전이성 위선암 또는 위식도 접합부 선암 1차치료에서 플루오로피리미딘계,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병용요법'이다.
한국아스텔라스는 국내 HER2 음성 전이성 위암 환자 40%가 클라우딘 18.2 양성이라는 점에 빌로이 급여 필요성을 기대하고 있다.
빌로이 홍보 관계자는 "심평원 요청 사항을 충실히 반영해 급여 재신청서를 제출했다"면서 보완 서류와 관련해 "현재 심평원과 논의를 앞두고 있는 만큼 우선 정부와 논의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회사가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클라우딘 18.2 표적 단백질은 HER2 이후 14년 만에 발견한 바이오마커다. 전체 위암 환자 3명 중 1명에서 클라우딘 18.2 양성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0년 이상 HER2 음성 위암 1차 치료에 사용한 바이오마커는 HER2 밖에 없어 "새로운 표적 치료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매우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임상 결과를 보면 한국아스텔라스가 빌로이 치료 성적에 얼마나 큰 기대를 가지는지 알 수 있다. HER2 음성 전이성 위암 1차 치료에서 빌로이를 대표하는 임상은 'SPOTLIGHT'와 'GLOW'다.
SPOTLIGHT는 빌로이와 mFOLFOX(옥살리플라틴, 류코보린, 플루오로우라실) 요법을 병용한 것으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 10.6개월을 기록해 위약군(8.6)개월보다 길었다.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18.2개월로 위약군(15.5개월) 대비 3개월 가량 연장했다.
GLOW 연구에서는 빌로이와 CAPOX(카페시타빈과 옥살리플라틴) 병용한 환자에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 8.2개월을 확인하며 질병 진행이나 사망 위험을 31% 감소 시켰다.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14.3개월로, 위약군(12.1개월) 대비 2개월 가량 연장 효과가 있었다.
한국아스텔라스는 아시안 환자에서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면 SPOTLIGHT 연구에서 확인한 전체 환자군에서 사망 위험 감소는 25% 수준이었다. 아시안으로 좁힐 경우 44%까지 사망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안 환자에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12.5개월로 위약군 8.2개월과 4개월의 차이를 보였다. 전체 환자군에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10.6개월이었다.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21.4개월로 거의 2년에 가까웠으며 이는 위약군(17.4개월) 대비 4개월 연장한 수치다. 이 지표 또한 전체 환자에서 보인 전체생존기간 중앙값 18.2개월 보다 개선된 결과다.
GLOW 연구에서는 빌로이를 투여한 전체 환자군에서 사망 위험은 위약군 대비 31% 줄였다. 이를 아시안으로 한정하면 42%까지 낮출 수 있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8.4개월로 위약군(6.3개월)과 2개월 가량 차이가 있었고,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15.4개월로 위약군(11.2개월)과 4개월의 격차를 확인했다.
다만, 현재 국내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바라보는 것은 빌로이 뿐만이 아니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테빔브라도 HER2 음성 전이성 위암 1차 급여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최근과 같이 고가의약품 보험 신청이 증가한 상황에선 신속한 급여 등재를 위해 정부는 물론 제약사의 전향적 자세가 중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