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석증 5년 새 26% 증가, 식후 느끼는 복통 의심해보세요
콜레스테롤·비만 주의, 담낭 절제했다면 과식은 피해야
평소 소화불량을 자주 겪던 A씨는 위내시경에서도 별다른 이상이 없어 단순한 체질 문제로 여겼다. 그러나 식사 후 명치 부근의 통증이 반복되면서 우측 복부에서 시작된 통증이 어깨까지 번지고, 식은땀까지 쏟아지자 응급실을 찾게 됐다. 검사 결과, 원인은 쓸개에 생긴 돌, 담석이었다.
담즙은 지방을 분해하는 체내 소화액으로 수분, 담즙산염, 빌리루빈, 콜레스테롤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 요소 간의 균형이 깨지면 결정체가 생기고, 시간이 지나며 담석으로 발전할 수 있다. 건강보험 환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담석증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20년 대비 26.4%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병원 간담도췌장외과 김범수 교수는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비만의 영향으로 콜레스테롤성 담석 환자가 늘고 있다”며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전체 환자의 20~30% 정도만 증상을 호소하지만, 복부초음파 검사 보편화로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담석이 담관을 막거나 담낭벽, 췌장을 자극하면 복통, 황달, 발열 등의 염증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식사 후 심해지는 우상복부의 쥐어짜는 통증과 압박감이 대표적이며, 등이나 어깨로 통증이 퍼지는 경우도 있다. 상태가 악화되면 담낭 천공, 복막염, 패혈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재발 위험이 높기 때문에 근본 원인인 담낭을 절제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라며 “보통 복강경을 이용해 3~4개의 투관침을 삽입하지만, 최근에는 미세 복강경, 단일공, 로봇수술 등 다양한 방법이 도입돼 환자의 상태에 따라 맞춤형 수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무증상 담석이라면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수술 후 소화불량,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드물게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5cm 이상 크기의 담석 △담낭 석회화 △담낭 용종 △췌담관 합류 이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담낭암과의 관련성을 고려해 예방적 수술이 권고된다.
담낭이 없어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다. 담즙을 일시적으로 저장하고 조절하는 담낭 기능이 사라지며 지방 소화에 다소 어려움이 생기지만, 간에서 분비된 담즙은 소장으로 자연스럽게 배출된다.
김 교수는 “담낭을 제거해도 담즙은 계속 분비되므로 과식이나 기름진 음식은 피하고, 조금씩 자주 먹는 식습관을 유지해야 한다”며 “담낭 절제가 간, 담관, 췌장 등 주변 장기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수술 후 소화 기능 변화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성은 에스트로겐 영향으로 담즙 내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아 남성보다 담석 발생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40세 이상, 비만, 급격한 체중 감소를 경험한 사람은 고위험군에 해당하므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담석 유무를 조기에 확인하는 것이 권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