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스킨케어 시장, 천연 성분과 K-뷰티의 부상
“친환경·기능성·프리미엄화”… 치열한 경쟁 속 ‘K-스킨케어’ 입지 확대
[팜뉴스=김태일 기자] 프랑스 스킨케어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37억7500만 유로로 전년 대비 4% 성장하며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Euromonitor 분석에 따르면, 프랑스 스킨케어 시장은 프리미엄 제품군과 대중적인 제품 간 간극이 여전하지만, 전반적으로 약국 유통 중심의 피부과용 코스메틱이 강세를 보이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페이셜 케어 중심…약국 유통과 프리미엄 시장이 핵심
스킨케어 제품군 중에서는 페이셜 케어가 29억6910만 유로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바디 케어(473만 유로), 스킨케어 세트(216만 유로), 핸드 케어(116만 유로) 순이었다. 안티에이징 제품은 가치 측면에서 스킨케어 시장 내 최대 하위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으며,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제품들이 소비자 신뢰를 얻고 있다.
특히 프랑스 시장에서는 ‘스키니멀리즘(Skinimalism)’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 중이다. 적은 제품을 사용하되 높은 효능을 추구하는 이 소비 트렌드는 과소비를 지양하고 피부 본연의 건강을 중시하는 프랑스 소비자의 정서와 맞닿아 있다.
천연 성분 제품, 프랑스 뷰티의 ‘주류’로 부상
스킨케어 시장에서 천연 성분과 유기농 원료 기반 제품은 프랑스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프랑스 뷰티업계는 이같은 수요에 발맞춰 자연주의 기능성 원료를 접목한 신제품을 지속 출시하고 있으며, 다양한 기업이 이에 맞춘 원료 개발에 나서고 있다.
Codif Technologie Naturelle는 사과 부산물에서 개발한 성분을 이용해 피부 장벽 강화 효과를 강조했고, Laboratoires Expanscience는 아마 씨 추출물(가이알린)을 피부 보호 및 재생 성분으로 소개했다.
프랑스의 약국 유통 채널은 오랜 기간 고급 스킨케어 시장의 핵심 판매 경로로 자리잡고 있으며, 최근에는 Sephora 등 전문 매장도 ‘약국형 섹션’을 마련해 대응 중이다. 반면, 매스 마켓 유통(대형마트·슈퍼마켓 등)은 부진한 성적을 보이며 이원화 양상을 나타냈다.
프랑스 내 입지 넓히는 K-뷰티…콜라겐 마스크 인기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 스킨케어 브랜드는 K-뷰티 열풍을 타고 프랑스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BB크림, 토너, 패브릭 마스크가 핵심 인기 품목이며, 최근에는 콜라겐 마스크팩이 SNS를 통해 주목받고 있다.
틱톡 등 플랫폼에서는 K-뷰티 콜라겐 마스크를 사용한 후의 피부 개선 효과를 보여주는 영상이 확산되며 현지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 이 같은 제품은 ‘고기능성+고효율’이라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며, 귀엽고 트렌디한 디자인에서 고급 기능성 브랜드로의 이미지 전환에도 성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4년 프랑스의 마스크팩(HS Code 3307.90) 수입액은 2억223만 달러로 전년 대비 11.4% 감소했으나, 한국산 제품 수입액은 전년 대비 147.7%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 프랑스 마스크팩 수입국 중 15위를 기록했으며, 경쟁국은 영국, 이탈리아, 중국 등이 있다.
온라인 확대와 약국 집중…K-뷰티의 전략 포인트
지난해 프랑스 스킨케어 유통 채널을 살펴보면, 온라인 판매 점유율은 14.1%로 전년 대비 1.1%p 증가했다. 주요 판매 채널은 여전히 화장품 전문 매장(61.7%)이며, 대형마트(8.4%)와 약국이 뒤를 이었다. 천연 화장품은 특히 약국과 온라인몰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오프라인 진열 경쟁 심화로 입지가 좁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프랑스 바이어들은 K-뷰티 브랜드에 대해 SNS 기반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제품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브랜드 인지도는 아직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매장보다는 온라인 검색과 SNS 리뷰에 의해 구매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CPNP 등록과 친환경 포장이 핵심
프랑스 및 EU 시장 진출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CPNP 등록이다. 이는 EU에서 화장품을 유통하기 위한 필수 절차로, 제품 성분과 안전성 정보를 등록해야 한다. 한 번 등록 시 10년간 유효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요인이다.
이외에도 프랑스 시장에서는 친환경·동물실험 반대·비건 인증 제품에 대한 선호가 뚜렷하다. 대표적인 라벨로는 Cosmebio, Cruelty Free, Vegan 등이 있으며, ESG 가치와 친환경 패키징 또한 구매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K-뷰티 브랜드는 패키지에 ESG 관련 정보를 명시하고, 일관된 브랜드 메시지를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KOTRA 프랑스 파리무역관은 "프랑스 소비자들은 마스크팩을 고르는 기준에 있어 기능을 가장 중요하게 살피며, 보습, 미백, 안티 에이징 등 다양한 수요가 공존하고 있다"라면서 "프랑스 스킨케어 시장은 갈수록 친환경, 천연성분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유기농/자연 성분 베이스 인증이 유럽 시장에 진출에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CPNP 인증이 가장 중요하다. 한번 인증을 받으면 10년간 유효하므로 프랑스 시장에 진출하고자 한다면 투자할 가치가 있다"라면서 "EU 규정에 맞는 패키징과 현지어로 된 라벨링도 갖춰야 한다. 현지어로 된 정책 안내서를 전문가 도움을 받아 정확히 번역하고, 브랜드 정체성에 맞는 일관된 패키징을 갖춰 ESG 관련 요소들을 패키지에 명시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