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뷰티 대륙을 흔든다’…급성장하는 중국 가정용 미용기기 시장

외모 관리에 대한 관심 증대로 가정용 미용기기 수요 증가 정부의 규제 강화로 대기업 집중 등 시장 재편 예상

2025-06-30     김태일 기자
사진 : 챗GPT

[팜뉴스=김태일 기자] 중국의 ‘홈뷰티(가정용 미용기기)’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급격한 성장 이면에는 규제 강화라는 새로운 도전이 함께 다가오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중국 로컬 스타트업, 그리고 한국 기업까지 치열하게 경쟁 중인 이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한다.

콜라겐 자극에서 탄력 개선까지…‘홈클리닉’ 수요 증가

중국의 가정용 미용기기는 전동 피부마사지기, LED 마스크, 두피관리기 등 소형 전기기기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들 제품은 고주파, 미세전류 등을 통해 피부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고, 탄력과 피부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전문 병원용 기기에 비해 전류 세기 등을 낮추고 일반 소비자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Z세대와 여성 소비자층, 그리고 셀프케어에 익숙한 1인 가구 증가가 맞물리면서 중국 시장은 전례 없는 성장 국면을 맞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 가정용 미용기기 시장은 약 15억7,800만 달러, 전 세계 시장의 10%를 차지할 만큼 확대됐다.

수입 강국은 독일·일본·미국…한국은 7위로 하락

2024년 중국의 가정용 미용기기(HS코드 854370 기준) 수입 규모는 35억800만 달러에 달했다. 주요 수입국은 독일(16.3%), 일본(14.2%), 미국(11.8%) 순으로, 이들 3개국이 전체 수입의 42% 이상을 차지한다.

한편, 한국산 미용기기의 수입액은 1억4,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7% 감소, 수입국 순위도 7위로 떨어졌다. K뷰티의 한 축으로 성장해온 한국산 미용기기의 입지가 다소 약화된 것으로 보이며, 제품 차별성과 현지 마케팅 전략의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외국 브랜드 우위 속, 중국 토종 브랜드 급부상

중국 가정용 미용기기 시장은 아직까지는 야만(YA-MAN), 리파(ReFa), 트리폴라(Tripollar), 누페이스(NuFACE) 등 일본·이스라엘·미국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고급 이미지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홈케어’ 트렌드를 견인 중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 로컬 브랜드의 기술력이 빠르게 향상되며 상위권을 위협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아미로(AMIRO) △플로썸(FLOSSOM) △킹도(Kingdo) 등으로, 이들은 고주파와 LED 기반 기술을 앞세워 중고가 라인업까지 커버하며 시장을 확장 중이다. 라이브커머스와 SNS를 활용한 왕홍 마케팅, 제품 디자인의 차별화, 빠른 제품 출시 주기가 로컬 브랜드의 강점으로 분석된다.

안전성 사각지대’ 우려…2026년부터 의료기기 규제 적용

급속한 시장 성장과 더불어 제품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선주파수 미용기기에 대해 의료기기 3등급 등록 의무화 조치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2026년 4월 1일부터 고주파 미용기기 등은 NMPA(국가약품감독관리총국) 인증 없이 생산·판매가 금지된다. 이는 임상시험과 안전성 검토가 요구되는 의료기기 중 가장 높은 등급으로, 기업들에게는 임상 및 인증 비용 증가, 제품 개발 시간 지연이라는 현실적인 부담이 뒤따를 전망이다.

IPL 제모기는 이미 2023년부터 의료기기로 분류돼 관리되고 있으며, 향후 고주파, 초음파 기반 미용기기 전반으로 규제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은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춘 대형 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KOTRA 선양무역관은 "경제 발전에 따른 소득수준 증가, 외모에 대한 의식 증대, 미용기기에 대한 인식 변화 등으로 중국 가정용 미용기기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특히 중국의 가정용 미용기기 시장 침투율(4%)이 지속 성장 중이나 일본(11%), 미국(20%) 등 국가에 비해 아직 낮은 편인 만큼, 업계는 가정용 미용기기 시장의 미래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가정용 미용기기에 대한 규제 강화에 따른 비용 부담 증대로 대부분의 소규모 기업들은 지속적인 시장 참여가 어려워질 것이며, 이들 기업이 보유하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해 자금력이 있는 중국 기업의 제품 성능 향상 및 신규 제품 개발을 위한 선진기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우수한 미용기술을 보유한 우리 기업은 현지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틈새시장 공략으로 중국 진출을 모색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