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폐암 치료 판도 바꾸나…유한양행 레이저티닙에 '쏠린 눈'
렉라자, 임상3상·시장 진출 모멘텀에 증권가 주목 MARIPOSA 결과 기반으로 글로벌 1차 치료 시장 공략 박차
[팜뉴스=김응민 기자] 유한양행 폐암 신약 '렉라자'에 대한 증권가의 이목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국내 증시가 연이어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데 더해, 최근 발표된 임상3상 MARIPOSA 결과 등에 힘입어 글로벌 폐암 1차 치료제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까닭이다.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는 지난 2018년 얀센에 라이선스 아웃(License-out)한 이후, 작년 8월 미국 FDA로부터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요법으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이는 국산 항암제로는 최초의 사례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 환자 중 8할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비소세포폐암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362억 달러로, 오는 2030년까지 575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레이저티닙의 FDA 승인 일등공신은 바로 'MARIPOSA' 연구다.
MARIPOSA 총 107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글로벌 임상3상 시험으로,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을 치료군으로, 타그리소 단독요법을 비교군으로 설정했다. 주요 평가 지표는 독립적 중앙 맹검 평가(BICR)에 의한 무진행생존기간(PFS)이었다.
무진행생존기간(PFS)은 독립적 중앙 평가(BICR) 기준으로 병용요법군에서 23.7개월, 타그리소 단독군에서 16.6개월로 나타났으며,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HR: 0.70, 95% CI: 0.58–0.85, P=0.0007). 또한 항암제의 핵심 지표인 전체생존기간(OS)에서도 유의미한 개선이 확인됐다.
특히 2025년 3월 유럽폐암학회(ELCC 2025)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중앙추적관찰 37.8개월 시점에서 병용요법군의 OS 중앙값은 도달하지 않았고, 타그리소 단독군은 36.7개월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병용요법이 최소 12개월 이상의 생존기간 개선 효과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36개월 전체 생존율 역시 병용요법군이 60%로, 타그리소 단독군의 51% 대비 우위를 보였다.
글로벌 폐암 1차 치료제 시장에서 레이저티닛+아미반타맙 병용요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하이투자증권은 "단일 치료 대비 병용요법의 이점이 임상을 통해 데이터로 증명되고 있으며, 폐암 시장의 규모도 성장하는 추세"라며 "NCCN 가이드라인 등재를 통해 타그리소 단독요법의 시장 점유율을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이 일부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밸류에이션은 약 7조 6,2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레이저티닙이 1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미국, 영국, 유럽, 일본 등 4개국을 대상으로 산출한 수치다.
구체적으로 Globaldata 및 논문 등을 활용해, 신규 폐암 환자 중 3세대 EGFR TKI를 투여받는 케이스를 산출하고, 신규 폐암 환자 수가 매년 1%씩 늘어난다고 가정했다.
또한 ▲로열티 13% ▲제조마진 15%(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 100% 제조) ▲약가(Drugs.com 기준) ▲환율 1,400원 등을 적용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향후 레이저티닙의 가치는 지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앞서 언급한 4개국 외에 중국 등 추가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국가암센터가 지난 202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폐암 환자는 연간 500만 명으로 타 지역 대비 월등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1차 치료가 가능한 환자는 중국에서만 연간 90만 명이며, 현재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요법에 대한 중국 허가가 진행 중이다. 최종 결과는 올 하반기 중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레이저티닙은 국산 폐암 치료제 최초로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실현하고 있는 제품"이라며 "향후 아미반타맙과의 병용요법이 미국 및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포함될 경우 유한양행의 기업가치는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