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우 교수, GG세대의 '2단계 테이크오프'를 위한 생애전환 전략 제시
그랜드 제너레이션 컨퍼런스 2025(약사신문 주최) 고령친화 정책에서 연령통합·욕망기반 커리어로…"50대, 새로운 생애주기 재설계 필요"
[팜뉴스=김응민 기자] 퇴직 연령이 앞당겨지고 평균 수명이 늘어나며 장년층, 특히 그랜드 제너레이션(Grand Generation) 세대의 커리어 전환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에는 연령 구조에 기반한 규범적 접근이 이뤄졌지만, 이제는 연령통합 자기주도형 생애모델을 대안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다.
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학과 이충우 교수는 17일 앰배서더 서울 풀만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그랜드 제너레이션 컨퍼런스 2025(Grand Generation Conference 2025)' 강연에서, 50대는 경력의 종착지가 아닌 제2의 도약(take-off)을 위한 중요한 시점이며 이를 위해 정부와 개인의 전략적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퇴직 연령은 49.4세이며, 퇴직 이후에도 평균 15년 이상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퇴직과 재취업이 반복되면서 중년 이후의 커리어는 끝이 아닌 또 다른 출발점이 되고 있다.
이 교수는 "기존의 연령 구조에 기반한 일자리는 '나이'라는 규범에 따라 모든 것이 이뤄졌으며, 이에 따라 세대 간 차별이나 단절이 초래됐다"라며 "생애주기를 '아동기-청년기-장년기-은퇴기'로 고정하는 방식은 50대 이후의 커리어 가능성을 제한해 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는 이러한 연령 중심적 접근을 넘어서려는 시도가 확산되고 있다"라며 "바로 연령친화와 연령통합이라는 개념이다. 나이를 배제한 채 개인의 능력과 열망에 초점을 맞춘 고용 구조를 지향하고 있으며, 이러한 연령통합적 사회에서는 일에 대한 역량 중심의 평가가 이뤄진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자기주도 순환형 생애모델'이다. 전통적인 생애주기는 단선적이고 고정된 형태였지만, 이러한 구조에서 벗어나 '경력 준비기-경력 유지기-경력 전환기'로 구성된 순환 구조를 기반으로 보다 유연한 생애 설계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로켓 발사 과정을 이에 대한 예시로 들었다. 로켓이 우주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기권을 돌파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충분한 힘과 연료가 필요하다. 이른바 1단계 테이크오프 시점이다.
이후 대기권을 벗어나면 보다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 2차 가속이 필요한데, 바로 이 부분이 50대의 '2단계 테이크오프'인 것이다.
주목할 점은 2단계 테이크오프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개인 차원의 노력과 정부 차원의 지원이 모두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새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안팎에서 동시에 껍질을 깨야 한다는 의미다"라며 "안에 있는 아기 새도 노력해야 하고, 밖에 있는 어미 새도 세심하게 도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0대의 2단계 테이크오프도 이와 다르지 않다"라며 "50대 개인의 노력과 정부의 정책 지원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우선 정부 차원의 지원은 재취업 지원 서비스 확대다. 현행 제도는 1,000명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50세 이상 퇴직 예정자에게 제공되고 있으나, 이를 500명 이상으로 완화하고 나이 기준도 40세 이상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개인적 측면에서는 스스로 내적 동기를 살펴보고 자기 정체성을 정립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어떤 삶을 원하는지를 되돌아보고, 나중에 죽었을 때 묘비에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고민하는 방법이다.
이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I자형 인재'에서 'T자형 인재'로의 전환도 강조됐다.
I자형 인재는 특정 분야에서 오랜 경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로, 연령 규범 사회에서 강조돼 온 인재상이다.
반면 T자형 인재는 한 분야의 전문성과 더불어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역량, 소통과 협업 능력을 갖춘 인물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재상을 말한다.
GG세대는 풍부한 실무 경험과 네트워크, 세대 간 조율 능력 등을 바탕으로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끝으로 이 교수는 "GG세대가 전문성과 실무 능력, 다양한 조직 경험에 협업 능력까지 갖춘다면 업무의 효율과 성과를 높이는 기회를 창출할 수 있고, 세대 간 중재자 역할까지도 가능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새로운 출발선에 선 모든 분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삶의 에너지로 나아가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