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디워시, 미국 시장서 '클린 뷰티' 타고 질주…수출 158%↑, 점유율 두 배 ‘껑충’
피부 관리, 감성 케어, 자기표현 수단으로 확장되고 있는 미국의 바디워시 시장 고기능성 성분을 바디 제품에 접목한 것이 차별화의 '핵심'
[팜뉴스=김태일 기자] 팬데믹 이후 개인위생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진 미국 소비시장에서 K-바디워시의 존재감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피부 친화적인 성분과 감각적인 향, ‘얼굴처럼 바디도 관리한다’는 뷰티 루틴 확산 속에서 K-바디워시는 더 이상 비주류가 아니다. 2024년 미국 수출 데이터는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한국산 바디워시 제품의 미국 수출액은 약 6,2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158.3% 증가하며 전체 수입 시장 점유율도 8.2%로 두 배 이상 뛰었다.
프랑스 제치고 중국 턱밑까지 추격…‘K-뷰티의 확장’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의 목욕·샤워(Bath and Shower) 시장은 약 115억 달러 규모이며, 이 중 바디워시 및 샤워젤이 49억 달러로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바디워시 부문은 9%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 3%가 예상되는 유망 시장이다.
한국은 바디워시 수출국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중국(8.6%), 멕시코(7.8%)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미·중 무역 긴장과 품질 우려 등으로 점유율이 지속 하락 중이며(2022년 12.1% → 2024년 8.6%), 프랑스도 95% 증가세를 보이긴 했지만 한국의 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바디도 스킨케어’…K-바디워시가 미국 소비자를 사로잡는 이유
K-바디워시가 미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이유는 뚜렷하다. 히알루론산, 세라마이드, 나이아신아마이드 등 얼굴 화장품에서 사용되던 고기능성 성분을 바디 제품에 접목한 것이 차별화의 핵심이다. 여기에 비건, 파라벤 프리, 무향·저자극 등 ‘클린 뷰티’ 가치까지 결합되면서 민감성 피부를 가진 소비자나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는 ‘#ShowerTok’, ‘#BodyCareRoutine’과 같은 해시태그를 통해 바디워시의 향과 사용감, 샤워 루틴까지 공유하는 콘텐츠가 활발히 퍼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감성적 스토리텔링과 고급 이미지를 갖춘 K-바디워시 브랜드들은 SNS 기반 바이럴 마케팅에서도 경쟁력을 발휘 중이다.
경쟁 치열한 미국 시장, 한국 브랜드가 살아남는 법
현재 미국 바디워시 시장은 유니레버(도브, Axe), P&G(올레이, 네이티브), 배쓰 앤 바디웍스, 콜게이트(소프트솝, 아이리시 스프링) 등 글로벌 대형 브랜드가 점유율을 나눠 갖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단순 세정제에서 감성·기능 융합 제품군으로 진화함에 따라, 한국 브랜드의 경쟁 여지는 오히려 넓어지고 있다.
한국 기업은 차별화된 제품 콘셉트, SNS 마케팅, 유통 채널 다변화를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아마존, 아이허브 등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현지 도매 유통업체와의 제휴, 뷰티 전문 스토어 입점도 확산 중이다.
수출 기반 강화하려면?…‘브랜드 인지도·현지화 전략’ 병행 필요
전문가들은 “현재의 수출 성장세를 단기 트렌드로 그치게 하지 않으려면, 브랜드 인지도 확대와 현지화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미국 소비자들은 향과 사용감, 성분 투명성에 민감하므로, 제품군을 세분화하고 지역 특성에 맞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수라는 분석이다.
또한 미국 내 리테일 유통망은 월마트, 타겟, CVS, 월그린스 등 대형 채널이 여전히 핵심이지만, DTC(Direct-to-Consumer)나 전문 도매 유통사를 통한 진입도 늘어나고 있어, 다양한 방식의 시장 접근법이 요구된다.
KOTRA 실리콘벨리 무역관은 "우리 기업이 미국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소비재 특성상 가격·성능 외에도, 브랜드 이미지, ESG 가치, 리뷰 기반 마케팅 등 감성적 요소가 소비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국내 기업은 미국 시장을 단기 수출 시장이 아닌 장기적인 브랜드 육성의 장으로 인식하고 안정적인 유통 파트너십 확보는 물론, 온라인 마케팅, 현지 리뷰어 및 K-뷰티 영향력을 활용한 브랜딩 전략을 병행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클린뷰티 및 기능성 화장품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력과 원료 경쟁력이 결합된다면, 프리미엄 바디케어 시장에서 충분히 차별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