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에서 답톡으로' K-뷰티 글로벌 시장 트렌드 주도...유럽⸳중동서도 급성장

K뷰티, 중소형 브랜드 중심 성장...국내트렌드 넘어 해외 트렌드까지 이끌어 4월 기준 수출 비중 유럽 17.2%로 미국 뛰어넘어, 중동서도 가파른 성장세

2025-06-05     김태일 기자

[팜뉴스=김태일 기자] 한국 화장품이 호감도 상승과 독보적인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언더독에서 시장트렌드를 주도하는 탑독으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트렌드를 주도하는 주체가 대기업이 아닌 신생 브랜드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베인엔컴퍼니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소비재 시장 성장에서 신생브랜드가 기여율은 39%으로, 전년대비 22%p 증가했다. 중소형 브랜드들이 이제는 국내 트렌드 주도를 넘어, 해외 트렌드까지 이끌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교보증권 권우정 연구원은 '언더독에서 탑독으로! : K소비재의 글로벌 확장!'보고서를 통해 실화장품 업종에서는 신생 브랜드들이 약진에 주목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5년 1분기 중소기업 수출 품목 중 화장품이 1위를 기록했으며, 수출액은 18.4억달러로 YoY 20%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대기업 화장품 수출 성장률 YoY 3%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화장품 총수출액 중 중소기업 비중은 1Q23 63% → 1Q24 67% → 1Q25 71%까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실리콘투 1분기 실적에서도 인디브랜드 순위는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번 분기에는 메디큐브/바이오던스/닥터엘시아 등이 고무적인 성과를 보여주었다. 

권연구원은 "국내 인디브랜드사들은 규모는 작지만, 글로벌 전체 트렌드를 선도하는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라면서 "과거 쿠션, 마스크팩, BB크림 등 혁신적인 제품에 이어, 최근에는 콜라겐팩, 모공패드, 밀키토너, 리들샷 등 다양한 신제품이 글로벌 화장품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을 포함해서 유럽/중동 등 지역 확장을 이어나가는 점도 고무적"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K-뷰티, 美 넘어 유럽·중동으로 수출 판도 이동

국내 화장품 산업의 수출 지형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2024년까지 미국이 최대 수출국으로 자리해왔지만, 2025년 들어 유럽과 중동이 신흥 수출 유망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유럽향 화장품 수출액은 11.9억 달러(한화 약 1.6조 원)로, 최근 3년간 연평균 27%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2024년 기준 전체 화장품 수출에서 유럽의 비중은 13.8%로 미국(18.1%)에 뒤처졌지만, 2025년 4월 누계 기준으로는 유럽 17.2%, 미국 16.8%로 역전됐다. 수출액도 4월 누계 기준 유럽향 수출이 5.1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41% 증가, 2024년 연간 수출의 40% 이상을 이미 달성한 상태다.

이 같은 흐름은 K-뷰티 유통 전문기업 실리콘투의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실리콘투의 2025년 1분기 유럽 매출은 813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33%를 차지, 북미(452억 원·18%)를 큰 폭으로 앞질렀다. 전년 동기 대비 유럽 매출은 187% 증가했으며, 전 분기 대비로도 72% 급증했다. 회사 측은 지난 5월 19일 간담회를 통해 부츠(Boots), 세포라(Sephora), 까르푸(Carrefour) 등 유럽 대형 리테일 체인의 핵심 관계자들이 방한해 K-뷰티 입점 확대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실제로 영국 부츠에서는 스킨케어 카테고리 매출의 10%가 K-뷰티 제품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연구원은 "유럽 화장품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1,466억 달러(약 202조 원) 규모로, 미국과 함께 글로벌 최대 시장 중 하나"라면서 "다만 44개국 이상으로 구성된 복합 시장이자 오프라인 중심 유통 구조, CPNP 등록 등 진입장벽이 높아 K-뷰티의 본격 진출은 최근에서야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 시장의 성장세도 주목했다. 권우정 연구원은 "2024년 중동향 화장품 수출은 2.9억 달러로, 최근 3년간 연평균 52% 성장률을 기록했다"라면서 "2025년 4월 누계 기준으로는 수출액이 1.2억 달러에 달해 전년 연간 수출의 40% 이상을 달성했으며, 비중도 2021년 1%에서 2025년 4%로 꾸준히 확대 중"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K-뷰티에 대한 중동 내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아마존 UAE 뷰티 카테고리에서는 ‘조선미녀 맑은쌀 선크림’, ‘아누아 세럼’, ‘COSRX 여드름 패치’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유사한 트렌드가 관찰되고 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UAE(88.4%)와 사우디(86.4%)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며, 제품의 품질과 효과(58.4%)가 K-뷰티 선호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권 연구원은 “2024년은 미국 아마존 중심의 K-뷰티 수출이 주를 이뤘다면, 2025년은 유럽과 중동의 오프라인 확장이 본격화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유럽은 성숙 시장, 중동은 고성장 잠재 시장으로 서로 다른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