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인포 ‘가치’] ③오름테라퓨틱, 밸류에이션 핵심 ‘23년 4Q’ 영광 재현 가능할까

밸류에이션 산출 기여 절대적…임상 취소 후폭풍 여파 관심

2025-05-30     팜뉴스·인포스탁데일리 공동취재팀
<편집자주>-K팝, K푸드에 이어 K바이오·K제약도 뜨고 있다. 미국와 유럽의 ‘글로벌 빅파마’들에게 가려져 있지만, 국내 바이오 제약 기업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면서 서서히 위상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정상의 주식 전문 매체인 ‘인포스탁데일리’와 권위 있는 제약·바이오 전문지인 ‘팜뉴스’가 공동 기획 취재를 통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와 제약 기업들의 주가, 재무, 업황, 기술 경쟁력, 미래 리스크등을 점검하는 '팜X인포'기획을 준비했다. 이를 통해 향후 K바이오와 제약 기업들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의약품 연구개발 플랫폼 기업 오름테라퓨틱이 2023년 4분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해당 분기는 오름테라퓨틱의 IPO에 절대적 기여를 한 시점이다. 밸류에이션 산출에 유리한 이익을 만들어낸 때다. 최근 임상 취소라는 거대한 리스크를 노출한 오름테라퓨틱이 2023년 마지막 분기처럼 수백억원대 이익을 또 다시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름테라퓨틱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약 295만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5 수준으로 줄었다. 톱라인(top-line)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반면 영업비용은 같은 기간 약 29억원 늘었다. 영업비용 규모가 영업수익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큰 탓에 손실은 불가피했다.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약 96억원, 86억원이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29억원, 65억원 확대됐다.

올 1분기 실적이 그리 주목 받을 수준이 아닌데다 최근 비우호적 이슈가 불거지면서 IPO 때 제시한 기업가치로 이목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달 28일 임상시험계획 자진 취하 등의 투자판단 관련 주요경영사항 공시를 했다. ORM-5029 플랫폼에 기반한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및 기타 HER2 과발현 악성종양 치료제를 자진 중단하는 내용이다. 앞으로의 실적에 비우호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이슈로 언급된다.

오름테라퓨틱은 올 2월 증시 입성 때, LTM(Last Twelve Month) 방식으로 공모가를 산출했다. LTM은 과거 12개월 수치를 기준으로 밸류에이션 하는 방식이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LTM을 적용했다. 즉, 지난해 3분기로부터 과거 1년치의 수치를 적용했다. 2023년 4분기부터 2024년 3분기까지 실적이 쓰였다.

2024년 3분기 LTM 기준 당기순이익은 약 993억원이다. 눈여겨볼 점은 2023년 4분기 실적이다. 과거와 달리 매우 이례적인 수치를 보여서다. 오름테라퓨틱의 2023년 4분기 당기순이익은 약 941억원이다. 2023년 3분기까지 누적 약 259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오름테라퓨틱은 2023년 마지막 분기에만 900억원을 웃도는 이례적인 이익을 냈다. 3분기까지의 부진을 한 번에 크게 뒤집은 셈이다.

2023년 마지막 분기 이익은 2024년 3분기까지의 누적 성과도 크게 웃돈다. 2024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약 51억원이다. 2023년 4분기에 기록한 당기순이익의 약 5.4% 수준에 불과하다. 2023년 마지막 분기가 오름테라퓨틱의 기업가치 산출에 절대적 기여를 한 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해 11월 IPO를 자진 철회한 바 있다. 만약 올 2월에도 IPO를 철회했다면 어땠을까. 훨씬 더 비우호적 기준으로 공모가가 산출됐을 가능성도 언급된다. 실제 지난해 오름테라퓨틱의 이익 규모를 감안하면 타당한 이야기다. 지난해 오름테라퓨틱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57억원이다. 적자 탓에 LTM 기준으로의 멀티플 방식을 사용하기에 제한된다. 반드시 2023년 4분기의 당기순이익을 끌어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난해 사업보고서가 제출되기 전 IPO를 완료해야 하는 필요성이 제기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공교롭게 IPO 후 약 두 달 뒤 임상 취소 공시가 나면서 비우호적 시선이 더욱 짙어진 분위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23년 4분기의 이익 규모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IPO에 나선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며 “저 수치가 반영된 공모가가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했는 지는 제대로 확인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2023년을 제외하고 최근 3년 오름테라퓨틱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 당기순손실 규모는 약 633억원이다.

한편, 오름테라퓨틱이 상장 당시 제시한 추정 손익에 따르면 해당 기업은 2025년 매출액 369억 원, 2026년 매출액 751억 원 및 영업이익 314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측은 "BMS, 버텍스 딜이 진행되고 있고 이제 계약금을 지금 받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 확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어 "계속 진행하고 있고 수령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팜뉴스·인포스탁데일리 공동취재팀] 취재팀장=김태일 국장(팜뉴스) 팀원=임재문 부장(인포스탁데일리), 김응민 기자(팜뉴스), 윤서연 기자(인포스탁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