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조페논 OUT, EU 영국 등 자외선 차단제 농도 규제 강화

자외선 차단제 주성분 벤조페논, 안전성 논란에 전 세계 규제 움직임 본격화

2025-05-27     김태일 기자

[팜뉴스=김태일 기자] 자외선 차단제로 사용되는 유기화합물 벤조페논(Benzophenone)의 안정성 논란에 EU, 영국 등이 사용에 관한 규제 강화에 나섰다. 이번 규제는 화학물질의 장기 노출에 따른 잠재적 건강 위험에 대한 선제적 대응 조치로 해석된다

벤조페논은 UVB 및 일부 UVA 자외선을 흡수하여,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데 사용된다. 이로 인해 자외선 차단제, 메이크 업 베품, 스킨케어에 포함된다. 강한 자외선 차단 흡수력을 가지고 있어 화장품 내 다른 성분들이 자외선에 의해 변질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여 유효 성분이 더 오래 유지되게 한다.

그러나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환경보호청(EPA)은 벤조페논을 발암 물질로 간주하며, 관련 발의안을 통해 소비자 제품에서의 사용 제한을 검토 중에 나섰고 유럽 식품안전청(EFSA) 또한 벤조페논을 독성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EFSA는 발표 자료를 통해 “벤조페논은 낮은 용량만으로도 실험용 쥐에서 간 비대를 유발할 수 있다”며, 잠재적인 간 독성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EU, 영국 화장품 당국은 최근 연이어 벤조페논 사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며 단속에 나서고 있다.

EU SCCS, 벤조페논-2·5 안전성 초안 의견 발표…BP-2는 "결론 유보", BP-5는 "조건부 안전"

유럽연합(EU) 소비자안전과학위원회(SCCS)는 지난달 22일, 자외선 차단 성분인 벤조페논-2(Benzophenone-2) 및 벤조페논-5(Benzophenone-5) 에 대한 안전성 평가 초안 의견(SCCS/1679/25)을 발표했다. 이 초안에 대한 의견 제출 마감일은 2025년 6월 17일이다.

이번 초안에서 SCCS는 벤조페논-2(BP-2) 에 대해서는 안전성을 확정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으며, 벤조페논-5(BP-5) 는 제한된 조건 하에 사용 시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SCCS는 향후 제출되는 의견을 바탕으로 최종 결론을 확정할 예정이며, 산업계와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요청했다.

영국, 화장품 내 벤조페논-3 사용 제한 초안 발표…자외선 차단제 농도 규제 강화

영국 정부가 화장품에 사용되는 자외선 차단제 성분 벤조페논-3(Benzophenone-3)에 대한 사용 제한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 8일 영국 제품 안전 및 표준 사무국(OPSS)은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문 G/TBT/N/GBR/102를 제출하며, 2025년 화장품 (화학물질 제한) 규정 제2호(Cosmetic Products (Restriction of Chemical Substances) (No.2) Regulations 2025) 초안을 공개했다.

이번 초안은 영국 화장품 규정 (EC) No 1223/2009 부속서 VI를 개정해 자외선 차단제 성분의 허용 농도를 제품 유형별로 구분하고, 벤조페논-3의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요 내용에 따르면, 화장품 유형은 ▲(a) 얼굴·손·입술 제품(분사형 제외), ▲(b) 전신용 제품(분사형 포함), ▲(c) 기타 제품으로 구분되며, 사용 가능한 최대 농도는 각각 ▲6%, ▲2.2%, ▲0.5%로 제한된다.

또한, 제형 보호 목적으로 벤조페논-3를 사용하는 경우, 사용 농도는 0.5%를 초과할 수 없으며, 자외선 차단제로서의 농도는 제품 유형 (a)에서 5.5%, (b)에서 1.7%를 넘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과 규정에 따라, 2026년 1월 21일 이전에 시장에 출시된 벤조페논-3 함유 화장품은 2026년 7월 21일까지 판매가 가능하다.

이번 개정안은 2024년 10월, 비식품·비의약 소비재 화학물질 안전성 자문그룹(SAG-CS)의 과학적 자문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해당 그룹은 벤조페논-3가 특정 농도 이내에서 사용될 경우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OPSS는 이번 초안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WTO 통보일로부터 60일 이내로 의견 제출을 받는다.

CIRS KOREA 지윤규 이사는  “벤조페논을 비롯한 유기 자외선 차단제의 안전성 재검토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은 성분 대체 및 라벨링 전략 수정에 본격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