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동정+] 노년층 대장내시경 부작용, ‘이것’ 보고 예측 外
소화기내과 천재영·김민재 교수팀, 개별 환자 보유 부작용 위험도 측정 도구 개발 종합점수 낮은 그룹보다 높은 그룹, 시술 후 부작용 발생 가능성 약 45배 up↑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천재영·김민재 교수팀은 고령 환자 대상 대장내시경 시행 시, 개별 환자가 지닌 위험도를 정확하게 평가해 시술 여부와 시기를 판단하는 도구 중요성을 인식하여 연구에 돌입했다. 연구팀은 객관화된 측정 도구가 검증을 거치면 대장내시경 시행으로 얻는 여러 가지 이점과 시술 후 부작용 발생 위험 사이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팀은 60세 이상 고령 환자가 대장내시경을 받은 후 30일 이내에 응급실을 찾거나 계획되지 않은 입원을 했을 경우 부작용 발생 상황으로 정의했다. 또한, 노쇠 정도와 항혈소판제·항응고제 복용 상태 같은 부작용 유발 위험 인자들을 점수로 객관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연구팀은 2017년 8월부터 2022년 8월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대장내시경 시술을 받은 60세 이상 환자 총 8,154명을 대상군으로 삼아 추적·관찰했다. 대상군 응급실 방문과 입원 기록을 검토하면서 동시에 환자별 혈액 검사 결과와 활력 징후를 바탕으로 노쇠 지표(FI-LAB : Frailty Index by Laboratory Findings) 점수를 고안했다. 노쇠 지표는 측정값에 따라 낮음(<0.25), 중간(0.25-0.40), 높음(>0.40)의 세 단계로 구분했다.
연구팀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평소 복용 약물에도 위험 유발 점수를 부여했다. 항혈소판제에 속하는 아스피린과 P2Y12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각각 1점씩 부여했고, 항응고제 사용에도 1점을 주었다. 또한, 노쇠 지표는 중간 수준일 때 2점, 높은 수준일 경우 3점으로 처리했다.
연구팀은 노쇠 지표 점수와 평소 복용 약물 점수를 합산하여 부작용 발생 가능에 대한 세 그룹으로 최종 나누었다. 최종 점수 0점은 저위험군, 1~3점은 중위험군, 4~6점은 고위험군에 속했다.
연구 결과, 평균 연령 67.9세(60~94세)로 구성된 8,154명 가운데 30일 이내 부작용이 발생한 확률은 1.4%(114명)였다. 또한, 부작용 발생에는 평소 사용하는 아스피린, P2Y12 억제제, 항응고제가 각각 독립 인자로 영향을 주고 있음을 확인했다. 노쇠 지표도 낮음을 참조값으로 봤을 때, 중간과 높음은 각각 독립하여 부작용 발생에 영향을 주는 인자로 밝혀졌다. 노쇠 지표 점수와 평소 복용 약물 점수를 합산해 산출한 최종 점수도 세 그룹이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냈다. 합산점수 0점에 속하는 낮은 위험 그룹은 4,877명 중 13명만이 부작용 증세를 보여 0.3% 발생 확률을 보였으며, 중위 위험 그룹과 높은 위험 그룹은 각각 2,922명 중 64명(2.2%)과 355명 중 38명(10.7%)을 나타냈다. 낮은 위험 그룹과 비교할 때 중위 위험 그룹은 약 8.4배, 높은 위험 그룹은 약 45배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커짐을 보였다.
연구를 주도한 천재영 교수는 “2022년 9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두 곳의 타 의료기관에서 수집한 대장내시경 검사 9,154건 데이터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해 비슷한 결과물을 얻음으로써 내부 및 외부 검증을 마쳤다. 과거에는 단순히 고령이라는 이유로 시술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대장내시경 연관 부작용은 나이보다 다른 요인들과 연관되어 있다. 의료진은 물론 환자와 보호자도 객관화된 지표를 확인해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받게 될 것이며, 나아가 치료 전후 환자 관리에 적용돼 합병증 감소 및 의료 자원 절감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논문은 저명한 국제 위장관학 학술지인 ‘Gut and Liver (IF 3.4)’ 2025년 5월 온라인판에 ‘Novel Risk Score for 30-Day Adverse Events Following Colonoscopy in Older Adults (고령 환자 대상 대장내시경 후 30일 이내 부작용 발생 예측을 위한 새 위험 점수 개발)’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됐다.
3D 특허 기술로 실제 무기폐 상태 구현… ‘폐결절’ 위치 미리 본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황진욱 교수팀(고대안산병원 의생명연구센터 황인태, 함성원 교수, 전 고대안산병원 영상의학과 김초희 교수)이 실제 수술 환경에 가까운 무기폐(공기가 빠진) 상태의 3D 모델을 구현하고, 이를 바탕으로 폐결절의 위치 및 절제 범위를 시각화하는 흉강경 수술 시뮬레이션 장치를 개발했다. 본 기술을 활용하면 수술 전 정확한 폐결절의 위치를 예측해 정밀한 절제 계획을 세우는 등 환자 안전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팀은 이 같은 내용의 3차원 무기폐 모델에 기반한 흉강경 시뮬레이션 장치를 개발해 최근 국내 특허 등록을 마쳤다.
흉부 CT는 최대로 숨을 들이마신 흡기 상태에서 촬영되지만, 실제 수술은 폐에 공기가 빠진 무기폐 상태에서 진행된다. 이 때문에 CT 영상과 실제 폐의 모습이 달라 수술 중 폐결절의 정확한 위치를 찾기 어려워, 염색 및 방사성 물질 주입 등의 침습적 시술을 통해 폐결절 위치를 찾아낸다. 황 교수는 이들 방법이 지속적인 방사선 노출, 이상 없는 조직의 절개 등 환자에게 추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안정성 및 수술 정확도 향상을 위해 해당 기술을 개발했다.
본 특허 기술은 환자의 CT 영상을 기반으로 실제 수술 환경과 유사한 무기폐 3D 모델을 생성한 뒤, 폐결절의 위치와 절제 범위를 시각화해 영상으로 출력해주는 시스템이다. CT 영상에서 얻은 흡기 상태의 3D 모델을 중력과 자세 변화 등을 반영해 수학적으로 시뮬레이션하고, 그 주변의 갈비뼈 위치도 분석해 실제 수술 시의 폐 형태를 영상으로 정밀하게 재현해 내는 원리다. 수술 전 시뮬레이션 영상을 확인할 수 있고, 수술 중에도 실제 흉강경 영상과 비교할 수 있다.
황 교수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폐결절의 실제 위치와 절제 범위를 사전에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술 전 폐 내부 구조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수술 시간 단축뿐만 아니라 정확한 절제 계획으로 수술의 안전성과 성공률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몸에 아무 증상 없는데?… 담관암이 무서운 진짜 이유
담관은 간에서 생성된 담즙이 담낭을 거쳐 십이지장으로 이동하는 경로로, 담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담관암이라고 한다. 담관암은 인간의 수명이 증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담관암은 전체 암 발생의 9위, 사망률은 6위를 차지하며 발생 및 유병률이 모두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담관암은 췌장암과 마찬가지로 조기 진단이 어려워, 대부분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어 수술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한 항암치료 효과도 낮아 췌장암보다 예후가 더 나쁜 암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담관암은 예방과 조기 진단, 그리고 진단 당시 가장 적절한 치료법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김효정 교수에게 담관암에 대해 알아보자.
담도계암 발생률 한국 세계 2위담관암은 일반적으로 드문 암으로 분류되지만, 한국의 상황은 다소 다르다. 2022년 세계 보고에 따르면 담관암, 담낭암, 십이지장 유두부암을 포함한 담도계암의 발생률은 한국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 다만, 담낭암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칠레를 제외하면, 담도계 모든 암종에서 한국이 가장 높은 발생률과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의 높은 의료 수준과 국가 암 등록 사업 등 체계적인 시스템이 이러한 수치에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국내 보고에서도 실제 담관암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일선에서 진료하는 의료진 역시 그 증가세를 체감하고 있다. 이처럼 담관암은 예방과 조기 진단, 그리고 진단 당시 가장 적절한 치료법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이다.
초기 증상 없어 진단과 동시 생존 위협을 받게 되는 암담관은 간 내부에서 혈관처럼 여러 방향으로 퍼져 있다가 하나로 합쳐져 간 바깥으로 나오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암의 발생 위치에 따라 간내 담관암과 간외 담관암으로 나뉜다. 특히 간내 담관암은 간이라는 장기 안에 숨어 있어 초기에는 종양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통증도 유발하지 않는다. 종양이 상당히 커져 간 밖으로 돌출되거나 간의 넓은 부위를 침범해야만 통증이나 간 기능 이상이 혈액검사로 나타나게 된다.
간외 담관암 역시 간 외부의 담관이 완전히 막혀 담즙 배출이 차단되기 전까지는 특별한 신체 변화나 자각 증상이 없어,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 검사에 이르게 되는 시점에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담관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황달로, 피부나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고 소변 색이 짙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복부 통증, 체중 감소, 식욕 부진, 이유 없는 가려움증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담관암, 왜 건강검진을 해도 조기 진단이 힘든 걸까?간내 담관암은 종양의 크기가 1cm 이상일 경우 초음파 검사로 발견될 수 있지만, 국내에서 흔히 발생하는 간외 담관암은 상황이 다르다. 초음파 검사는 간외 담관의 극히 일부만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건강검진으로 조기 진단이 어렵다. 또한 담관 벽은 두께가 1mm 이내로 매우 얇기 때문에 암이 발생해 벽이 두꺼워지더라도 그 변화가 미미해 전산화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정밀 영상검사로도 초기 단계의 미세한 변화까지 감지하기는 쉽지 않다. 더불어 담관암은 담관 벽을 따라 서서히 자라는 경향이 있으며, 내강을 향한 증식은 더디게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가 병원을 찾는 시점에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담관암 진단에 특이적인 혈액검사는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췌장암 표지자로 알려진 CA 19-9가 담관암에서도 사용되긴 하지만, 이는 비특이적인 지표로 민감도와 특이도가 낮다. 특히 염증성 담도 질환에서도 수치가 상승할 수 있어, 현재로서는 담관암에 특화된 효과적인 혈액 표지자가 없는 실정이다.
전체 20~30%만 수술 가능해...
다학제적 치료 중요담관암은 수술이 가능한 경우가 전체 환자 중 약 20~30%에 불과하다. 담관암 수술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담관이 해부학적으로 복잡한 구조물들과 밀접하게 위치하고 있고, 특히 담관암에서 가장 빈번한 간문부 담관암의 경우 간문맥, 간동맥, 간조직 등 주요 혈관과 기관이 집중되어 있어 고난도의 수술이 요구된다. 또한 담관암은 담관 벽을 따라 서서히 퍼지는 특성이 있어 보이는 병변보다 실제 침범 범위가 넓은 경우가 많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완전 절제 비율이 매우 낮다.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먼저 항암치료(표적치료제 및 면역항암제 등)를 통해 암의 크기를 줄이고 병의 진행을 늦추는 치료가 시행된다. 또한 담관 폐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담도염을 예방하고 담즙 배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스텐트 삽입 등의 처치를 병행하게 되며, 이는 환자가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치료다. 담관암은 특이적인 혈액 표지자가 없어 조기 발견이 힘들고,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영상검사와 임상적 판단이 복잡하게 작용한다. 이러한 이유로 담관암 수술은 고난도의 기술과 경험이 요구되며, 수술 전후의 평가와 치료, 예후 관리를 위해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가 협력하는 다학제 진료가 필수적이다.
민물고기를 좋아한다면? 반드시 익혀 먹어야담관암을 완벽히 예방할 수는 없지만, 위험 요인을 줄이면 발병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그중 대표적인 원인은 간흡충(간디스토마) 감염으로, 이는 민물고기를 날것으로 섭취할 때 감염될 수 있다. 간흡충은 담관에 기생하면서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담관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특히 대한민국은 민물회를 즐기는 문화가 일부 지역에 여전히 남아 있어 간흡충 감염률이 높은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따라서 민물고기를 생으로 먹는 식습관은 매우 위험하며, 반드시 피해야 한다.
이외에도 담석증 및 담관 담석, 만성 간염 등 담관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적절히 치료하고, 만성 염증 환자에서는 간기능 혈액검사 및 복부 초음파 혹은 CT 영상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희대병원 상현지 교수팀, 당뇨병 발병 및 사망 위험 조기예측 가능성 제시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상현지 교수와 임상의학연구소 연동건 교수팀이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향후 5년 이내 제2형 당뇨병 발병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세계적 국제학술지 란셋(The Lancet) 자매지인 e임상의학(eClinicalMedicine, IF 9.6)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약 12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에 참여한 약 97만 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5년 이상 추적관찰을 진행했다. 이 중 당뇨병 병력이 있거나 사망 등으로 연구에 부적합한 사례를 제외한 약 39만 명의 데이터를 활용해 머신러닝 기반 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내부 검증을 수행했다.
로지스틱 회귀(Logistic Regression)와 어댑티브 부스팅(AdaBoost) 기법이 조합된 앙상블 구조의 예측 모델은 총 18개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학습 변수로 활용했다. 그중 ▲연령 ▲공복혈당 ▲헤모글로빈 ▲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GGT) ▲체질량지수(BMI) 등이 제2형 당뇨병 발병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모델은 72.6%의 높은 예측 정확도를 나타냈다.
특히, 일본 JMDC(1,200만 명) 및 영국 UK Biobank(41만 명)의 데이터를 활용한 외부 검증에서도 높은 예측 정확도를 보이며 해당 모델의 국제적 적용 가능성과 신뢰성을 입증했다.
상현지 교수는 “기존 예측 모델 연구는 전자의무기록(EHR) 데이터 혹은 단일 국가에 한정되어 일반화에 많은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실제 건강검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다국적 대규모 코호트를 활용해 예측 모델의 신뢰성과 확장성을 입증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해당 모델이 예측한 당뇨병 발생 확률이 가장 높은 상위 1/3 구간의 고위험군 사망 위험은 발생 확률이 50% 미만인 저위험군에 비해 한국은 약 7.7배, 일본은 약 3.3배, 영국은 약 1.7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 바, 당뇨병 조기 예측 및 예방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희대학교 디지털헬스센터 홈페이지에는 이번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누구나 쉽게 당뇨병 발병 위험을 확인할 수 있는 웹사이트가 공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