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전환기 맞은 K-뷰티, 시장 재편 신호탄…실적 흐름 양분, 구조적 요인 작용
아모레⸳LG생건 등 대형 브랜드사 중심 실적 상승...콜마⸳코스맥스도 기대치 '훌쩍'
[팜뉴스=김태일 기자] 국내 화장품 업계가 2025년 1분기 대형사 중심의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시장 재편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유안타증권 이승은 연구원은 'A코스, 실투로드 ON!' 보고서를 통해 대형 브랜드사와 ODM을 중심으로 글로벌 회복세와 맞물려 1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실적 흐름은 시가총액 5,000억 원을 기준으로 명확히 양분됐으며, 이는 단기적 변수가 아닌 글로벌 전략·CAPA 경쟁력 등 구조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대형 브랜드사·ODM, 시장 기대치 '훌쩍'
아모레퍼시픽은 1조 675억 원의 매출(+17% YoY), 1,177억 원의 영업이익(+62% YoY)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를 큰 폭으로 웃돌았고, LG생활건강 또한 영업이익 1,424억 원으로 컨센서스를 6% 상회하며 견조한 펀더멘털을 입증했다.
ODM 강자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도 각각 513억 원(+13% YoY), 599억 원(+85% YoY)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글로벌 수요 회복과 CAPA 확장 효과, 고객사 다변화의 성과를 입증했다.
이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중국 사업 구조 개선을 통해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는 수출 호조와 CAPA 확장을 통해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했다"라면서 "그러나 이번 분기에서 주목할 부분은 단순 실적 반등이 아니라, 누가 앞으
로의 업종 주도권을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서열 재정비가 본격화되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브랜드력, 유통 전략, 수출 지역 확장력에서 차별화를 보인 일부 중소형주들이 본격적인 체급 전환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소형사, 일시적 부진…선별적 반전의 가능성 존재
반면 시가총액 5천억 원 이하의 중소형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으나, 이는 상위 기업으로의 수주 집중 현상이 본격화되었음을 시사한다.
이 연구원은 "에이피알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하며 실적과 글로벌 기관의 평가양면에서 강한 인상력을 남겼다"라며 "상장 1년 만에 미국계 액티브 펀드가 핵심 투자자로 자리잡았으며, 이는 브랜드 중심의 사업 모델에 대한 실적 기반 신뢰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실리콘투 역시 중동·유럽향 수출 확대와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외형 성장과 이익률을 모두 개선 중"이라면서 "두 기업 모두 매출액 1조 클럽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ODM 중심의 과거 성장 공식을 넘어서 브랜드-유통-수출을 아우르는 복합 성장 모델을 제시하는 대표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한편 색조 중심 브랜드들이 전년 대비 역성장을 기록한 점도 이번 분기의 특징이다. 북미·유럽·중동 등 주요 수출 시장에서 스킨케어 수요가 색조를 압도하고 있으며, 특히 색조 제품은 현지 소비 트렌드와의 괴리로 인해 시장성 확보에 구조적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색조 브랜드는 제품 혁신과 신시장 개척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K뷰티 하반기도 맑음...리더쉽 재편 본격화
이승은 연구원은 2025년 하반기에도 K-뷰티 업계는 단순한 실적 회복을 넘어 매출과 시가총액 기준의 체급 이동이라는 구조적 전환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에이피알과 실리콘투가 매출 1조 클럽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에이피알과 실리콘투는 각각 글로벌 D2C 유통 경쟁력과 브랜드 파워를 무기로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연매출 1조 원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섰다"라면서 "특히 이들은 단순 ODM 방식이 아닌, 글로벌 소비 트렌드, 유통 전략, 브랜딩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새로운 K-뷰티 성장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형 ODM에도 여전히 기회는 존재
이 연구원은 중소 ODM 기업도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현재는 상위 기업 중심의 수주 집중이 뚜렷하지만, 중소형 ODM사는 히트 상품 1~2개로도 분기 실적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실제 과거에도 단일 품목의 성공이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사례는 반복돼 왔으며, 핵심은 제품 기획력과 타깃 시장 적합성이다. 전략적 제휴와 특화 제품 중심의 시장 공략에 성공한다면 충분한 리레이팅 기회를 맞을 수 있다.
이승은 연구원은 "2025년 상반기 K-뷰티 시장은 대형사와 신흥 성장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이들이 ‘1조 매출/시총 클럽’에 본격 진입하며 업종 내 리더십 재편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외부 변수(관세, 환율 등)와는 별개로, 현재는 구조적 성장 동력을 갖춘 기업군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향후 2~3년간 이들이 K-뷰티 산업의 새로운 중심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관련 종목에 대한 전략적 관심과 선제적 포지셔닝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