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C(ascorbic acid)의 항산화 효과
[정재훈 교수] 시리즈 칼럼
초창기에 아스코르브산의 생리활성 연구는 괴혈병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Albert Szent-Gyorgyi를 비롯한 초기의 비타민 C 연구자들은 비타민 C 결핍과 예방 기능에 집중하였다. 그러나 연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아스코르브산이 다양한 대사 과정과 콜라젠 합성,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의 생성, 활성산소종 발생 등의 중요한 생리 반응에서 환원제와 효소보조인자(cofactor) 등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역으로 생리 반응에서 비타민 C의 생화학적 기전을 추적하는 과정에 항괴혈병 기능 외에도 생화학 기전에 기반한 생리적 활성과 함께 염증/면역, 종양, 불안/우울 등과 같은 다양한 병리의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효과들이 확인되었다.
미국 NIH(국립보건원)의 온라인 「National Library of Medicine」에 게시된 자료에 따르면 비타민 C는 수용성 비타민이자 항산화제이며, 콜라젠 생합성, 카르니틴과 카테콜아민 대사, 그리고 철 흡수에 필수적인 보조 인자로 작용하며 그 의료적 적응증으로 괴혈병의 예방과 치료를 제시하였다.
이 외에도 치은염과 천식, 녹내장, 콜라겐 장애, 열사병, 관절염, 감염증(폐렴, 부비동염, 류마티스열), 만성 질환이 비타민 C의 필요량을 증가시키며, 혈액/혈관 질환, 화상과 상처 치유 지연도 일일 섭취 요구량 증가의 요인임을 설명하고 있다.
사람은 체내에서 비타민 C를 합성할 수 없으므로 섭취를 통해서 필요량을 채워야 한다. 왜 생리 반응에서 아스코르브산이 필요하며, 특정 환경에서 비타민 C의 필요량이 증가하는지 그 생화학적 기전을 정리해 갈 것이다.
먼저, 비타민 C의 항산화 작용을 살펴보자.
비타민 C는 환원성 물질, 즉 전자 공여체이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비타민 C가 두 개의 고에너지 전자를 공여하여 자유 라디칼을 제거하는데, 아스코르브산은 전자를 내어 모노디히드로아스코르브산(MDHA) 라디칼이 되고, MDHA은 다시 전자를 내어 디히드로아스코르브산(DHA)이 된다. 즉, 산화형 물질을 환원시키고 비타민 C는 산화된다.
MDHA는 산소나 다른 분자와 쉽게 반응하여 더 반응성이 큰 라디칼의 생성을 막기 때문에 라디칼 제거제로 매우 효과적이다. 염증성 질환과 암, 치매 등의 퇴행성 신경질환, 당뇨병 등 여려 대사성질환, 동맥경화증 등의 심혈관 질환 등에서 슈퍼옥사이드나 라디칼 등의 활성산소종(ROS) 발생이 증가를 확인 할 수 있다. 비타민 C는 발생 된 ROS를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아스코르브산은 생리·병리적 상황에서 생성된 라디칼(예, 슈퍼옥사이드, 토코페록실 라디칼, 알콕실/퍼옥실 라디칼)과 매우 빠르게 반응한다. 충분 양의 아스코르브산은 생체 내에서 SOD를 보완하여 슈퍼옥사이드를 제거할 수 있으며 토코페록실 라디칼을 토코페롤로 재생할 수 있다.
슈퍼옥사이드는 NO와 매우 빠르게 반응하여 과산화질소를 생성하고, 이는 추가 라디칼을 생성하여 티로신 질산화를 일으키켜서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 상호작용을 변경시켜서 퇴행성 신경질환 등과 같은 다양한 병리 상황을 유도한다. 생리 환경에서 10mM의 아스코르브산이 슈퍼옥사이드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티로신의 질산화를 방지할 수 있다.
아스코르브산은 티로신이나 트립토판 등과 같은 아미노산 라디칼을 효과적으로 환원할 수 있고, 그 환원력이 글루타치온(GSH)보다 더 강하다. 슈퍼옥사이드나 라디칼과 같은 활성산소종(ROS)에 대한 비교적 빠른 반응과는 대조적으로, 아스코르브산은 과산화수소(H2O2)와의 반응은 느리게 일어난다.
생성된 DHA의 상당 부분이 비타민 C로 재환원되어 반복적으로 사용된다. 비타민 C가 반복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생리에 필요한 비타민 C의 양은 소량에 불과하여 효율성이 높다.
아스코르브산은 산화환원 활성이 매우 높은 물질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유기 분자보다 훨씬 더 복잡한 반응 망에 참여하여 수산기 라디칼과 같은 산화제뿐만 아니라 철과 구리와 같은 산화환원 활성 금속과도 반응한다. 질병이나 염증이 발생하면 자유 라디칼은 고에너지 전자가 생성되는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생성되어 생체분자의 기능을 방해하거나 손상을 일으킨다.
아스코르브산이 이를 제거할 수 있다. 비타민 C를 24시간당 200g 이상 공급하면 거의 모든 염증의 자유 라디칼을 제거하는 데 필요한 전자를 제공할 수 있지만, 과량의 비타민 C가 필요한 상태에서는 혈액 중 일정 수준 이상의 비타민 C 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또한, 고농도의 아스코르브산은 NAD(P)H를 감소시켜 식세포의 호흡 폭발에 사용되는 분자 산소를 충분히 환원할 수 있는 고에너지 전자를 제공할 수 있다.
아스코르브산은 ROS의 직접적 제거 외에 슈퍼옥사이드 디스뮤타아제, 카탈라아제, 글루타티온 퍼옥시다아제와 같은 항산화 효소의 생합성과 활성화를 촉진할 수도 있다. 또한, 아스코르브산은 Nrf2, Ref-1, AP-1 등과 같은 여러 전사 인자의 활성을 촉진하여 항산화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킨다.
산화에 따른 DNA의 메틸화와 변이, 가닥 절단과 같은 손상의 복구를 촉진하고, 폴리페놀을 비롯한 다른 외인성 항산화제의 작용을 강화한다.
아스코르브산의 전자공여 활성은 라디칼 생성을 유발하여 산화 촉진 작용을 할 수 있다. 시험관 시험에서 산화 촉진 효과는 아스코르브산 농도가 낮아 항산화 효과의 균형이 저하되었을 때 발생률이 높았고, 산화환원 활성 전이 금속이 있을 때 증가하였다.
생리 환경에서는 산화 촉진(지질 과산화)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종양 세포의 특이적 대사가 아스코르브산의 산화 촉진 효과를 강화할 수 있다는 가설에 기초하여 대량의 아스코르브산을 암 치료에 적용할 수 있음이 제안되었다.
그러나 종양 세포를 공격하기 위해선 소화기 흡수량으로 도달할 수 없는 매우 높은 혈장 아스코르브산 농도가 요구된다.
아스코르브산은 호흡기에 풍부한 항산화제 중 하나여서 폐 환경에서 항산화 반응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항산화 작용은 생리현상의 가장 기본적인 생화학 반응 중 하나여서 아스코르브산은 다양한 병리에 관여할 수 있다. 아스코르브산의 항산화 작용에 대해 대단히 많은 연구들이 수행되었고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의 항산화 연구를 요약하면, 적당 수준의 비타민 C는 활성산소종(ROS)을 제거하고 항산화 인자를 강화하여 DNA와 단백질, 지질과 같은 생체분자를 산화 손상으로부터 보호한다.
그 결과로 세포와 조직의 손상을 예방/복구하여 염증 반응을 억제하며, 면역 기능을 강화하고, 대사질환과 퇴행성 신경질환, 심혈관 질환의 발병 위험을 감소시키며,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 각각의 질환에 대한 작용 기전은 다음에 정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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