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동정+]경희대 연구팀, 대상포진 백신의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 세계 최초로 규명 外

대상포진 생백신 접종,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 약 23% 낮춰 심근경색, 뇌졸중, 심혈관 사망 등 예방 효과 뚜렷, 효과 최대 8년 지속

2025-05-14     우정민 기자
사진. (왼쪽부터) 연동건 교수,  이경민  학생 (석사과정)

경희대학교(총장 김진상) 의과대학 연동건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대상포진 생백신 접종이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있음을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Live zoster vaccination and cardiovascular outcomes: a nationwide, South Korean study’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IF: 39.3)에 게재됐다.

대상포진은 어린 시절 감염된 ‘수두 바이러스(varicella-zoster)’가 체내에 잠복했다가 면역력이 떨어질 때 재활성화되며 발생하는 질환이다. 50세 이상 중장년층에서 발생률이 특히 높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상포진만이 아니라 그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심혈관계 합병증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대상포진 발병 후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가 이어져 왔다. 하지만 대상포진 백신이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부족했다.

감염 막는 가장 효과적 수단인 대상포진 생백신, 심혈관 질환 예방에 이바지할 가능성 확인

연동건 교수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의 50세 이상 개인 약 220만 명을 포함한 대규모 의료 빅데이터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대상포진 생백신의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이 결과는 학술적·임상적 측면에서 모두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해당 연구를 통해 고령층 건강관리 전략에 있어 백신 접종의 다면적 효과를 시사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연구 결과 대상포진 생백신 접종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약 23%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심혈관 사망 등을 포함한 주요 심혈관 사건(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s, MACE)에 대한 예방 효과가 명확했다. 이런 보호 효과는 최대 8년간 지속됐다.

그림.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연동건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대상포진 생백신 접종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음을 밝혔다. 그림은 연구 모식도

논문의 제1 저자인 경희대 일반대학원 규제과학과 이경민 학생(석사과정)은 “20만 명 이상의 성인을 분석한 결과, 대상포진 병력이 있는 사람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위험이 약 30% 증가했다. 또한 예방접종을 받지 않으면 약 30%의 사람들이 대상포진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라며 “발진 외에도 심장질환 위험도 증가한다. 대상포진 생백신은 감염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 및 보호 수단이다”라고 설명했다.

연동건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상포진 생백신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대규모 장기 추적 데이터를 통해 세계 최초로 제시한 성과”라며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에서 대상포진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재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한국당뇨병예방연구(KDPS) 2025 춘계 심포지엄 개최

한국당뇨병예방연구사업단(단장 우정택, 경희대학교 의무부총장)은 오는 24일(토), 오후 1시부터 경희대학교 오비스홀에서 ‘한국당뇨병예방연구 2025 춘계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주최하고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후원하는 이번 심포지엄은 총 3개의 세션(▲인공지능을 활용한 당뇨병 예측: 최신 연구 동향과 임상 적용 ▲당뇨병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및 행동 중재 ▲한국당뇨병예방연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경희대병원을 비롯한 국내 10여 개 의료기관의 교수진이 좌장 및 연자로 나선다.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전숙 교수(한국인당뇨병예방연구사업단 총무)는 “이번 심포지엄은 AI 기반 예측, 생활습관 중재 등 다양한 접근을 통해 한국형 당뇨병 예방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로, 연구자 간 협업을 통한 최첨단 의료 발전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정택 사업단장은 “당뇨병 전단계 환자 증가와 함께 조기진단과 체계적인 예방 연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학계뿐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전등록은 22일(목)까지 이메일(book4797@naver.com)을 통해 가능하며, 등록비는 의사직 1만 원, 비의사직은 무료다. 참석자에게는 대한의사협회 연수교육 평점 4점과 당뇨병교육자 평점 4점이 부여된다. 

 

 

염증성장질환 네 명 중 한 명은 2030

설사·복통 4주 이상 지속되면 의심, 반드시 감별 진단 필요

젊을수록 증상 심한 경우 많아, 조기 적극적인 치료 중요

사진. 차재명 교수

5월 19일은 크론병 및 궤양성대장염 협회 유럽연맹에서 정한 세계 염증성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의 날이다. 환자와 가족이 겪는 고통을 조명하고, 조기 진단과 지속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됐다. 염증성장질환은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 많이 발병하며 완치가 되지 않아 평생 함께 가야 하는 질환으로, 환자 개인은 물론 사회적 부담이 매우 크다. 세계 염증성장질환의 날을 맞아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와 함께 왜 빨리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지 알아본다.

5년 새 환자 수 30% 증가, 생활환경 변화와 인식 확산이 주원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70,814명이었던 국내 염증성장질환 환자 수(국민관심질병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합산)는 2023년 92,665명으로 5년간 약 30% 증가했다. 특히 이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25.8%로, 4명 중 1명이 젊은 청년층이었다. 차재명 교수는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가공식품 위주의 식생활, 불규칙한 식습관, 스트레스 등 다양한 생활환경 변화가 젊은 세대의 장 건강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와 더불어 질환 인식 확산으로 인해 조기 진단 사례가 증가한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설사·복통 4주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진료 필요

염증성장질환은 소화관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대표적으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있다. 증상은 주로 복통, 설사, 혈변,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단순 장염이나 과민성 장증후군으로 혼동될 수 있다. 차 교수는 “반복되는 복통이나 설사가 4주 이상 지속되거나, 체중 감소, 빈혈, 혈변 등의 증상이 동반될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며 “단순 장 트러블로 오인해 방치하면 질환이 악화되어 장 협착이나 천공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민성장증후군과는 전혀 다른 질환… 자가 진단 위험

염증성장질환과 과민성장증후군은 전혀 다른 질환으로, 구분이 중요하다. 염증성장질환은 알려지지 않은 원인으로 장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질환으로, 심하면 전신 건강에 영향을 준다. 복통이나 설사 등 증상이 시간을 구분하지 않고 나타나며, 대부분의 환자에서 영양 흡수 장애가 동반된다.

반면 과민성장증후군은 장에 기질적 이상이 없는 기능성 질환으로 체중 감소나 전신 증상이 동반되지 않는다. 또한, 자는 동안에는 복통이나 설사가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영양 흡수 장애도 없다. 차이점은 있지만 증상이 비슷해 환자 스스로 진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내시경 검사, 혈액 검사, 대변 검사 등 전문적인 평가를 통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완치는 어려우나, ‘점막 치유’ 목표 치료로 관리 가능

염증성장질환은 완치가 어렵고, 증상이 악화되는 활동기와 완화되는 관해기를 반복하는 특성이 있다. 치료 초기부터 점막 치유를 목표로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장기적으로 장 손상을 줄이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질환 특성상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만큼, 염증성장질환 치료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통해 일관된 관리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항염증제, 면역조절제, 스테로이드제, 생물학적 제제, 소분자 치료제 등이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생물학적 제제는 관해 유도 및 유지 효과가 높지만, 고가이기 때문에 환자 개별 상태에 따른 판단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단순 증상 조절을 넘어, 내시경상 점막 치유, 조직학적 치유와 생물학적 지표 정상화(바이오마커 관해)를 목표로 하는 치료가 강조되고 있다.

젊은 환자일수록 예후 나빠질 수 있어 조기 치료 더욱 중요

40세 이후 발병하는 환자들에 비해, 10~20대 젊은 나이에 진단받은 환자는 질병 경과가 길어질 가능성이 높고, 증상도 더 심한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에게는 영양 결핍, 성장 부진 등 추가적인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복통과 설사,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가능한 빠른 시기에 전문 진료를 받아 조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세계 염증성장질환의 날… 질환 인식 제고와 사회적 관심 필요

염증성장질환 환자는 외견상 멀쩡해 보이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이해가 부족한 질환 중 하나다. 주증상 자체가 만성 피로, 심리적 스트레스 등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이에 차 교수는 “염증성장질환은 단순한 장 질환이 아니라 성장 부진, 스트레스로 인한 학업 문제, 우울증, 자존감 저하 등 다양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조기 진단을 통해 질환을 정확히 파악하고, 환자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신수명 교수대한당뇨병학회 우수구연상 수상

 

사진. 신수명 교수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신수명 교수가 최근 개최된 ‘제38차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 제7차 한일당뇨병포럼’에서 우수구연상을 수상했다.

신수명 교수는 2형 당뇨병 환자에서 혈청 케톤체 수치와 심장 및 신장 질환 진행 위험 간 밀접한 상관관계를 밝힌 연구 ‘Association of Serum Ketone Body Levels and Cardiorenal Outcomes in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Findings from the Anam Metabolic Health Study(1저자 신수명, 교신저자 김남훈)’를 통해 이번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SGLT2 억제제의 신장과 심장 보호 효과가 확인됨에 따라,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진료 지침에서도 2형 당뇨병 진단 초기부터 SGLT2 억제제의 사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SGLT2 억제제의 심장 및 신장 보호 기전이 명확하지 않아 이에 대한 추가 연구가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신수명 교수는 이번 구연 발표를 통해, 경미한 혈청 케톤체 수치 상승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심신장(cardiorenal) 예후를 예측하는 잠재적 지표가 될 수 있음을 밝혀 큰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