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기술이전 전망 에이비엘바이오, "강남사옥 이전 제2의 도약 계기 마련"

ABL001 및 파클리탁셀 병용요법 패스트트랙 지정,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강남사옥 이전, 커뮤니케이션 강화...개발과 사업에 시너지 될 것

2025-04-29     김태일 기자

[팜뉴스=김태일 기자] 에이비엘바이오가 최근 GSK와 대규모의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BBB 셔틀의 추가 기술 이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앞다퉈 BBB 셔틀 도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 사옥으로 이전하며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는 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를 만나 주요 파이프라인 개발 현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GSK와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GSK와 계약금 739억원(3850만 파운드)를 포함해 최대 1480억원(7710만 파운드)의 계약금 및 단기 마일스톤(기술료)을 수령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에이비엘바이오는 복수의 프로그램에 대한 개발, 허가 및 상업화 마일스톤으로 최대 3조 9623억원(20억 6300만 파운드)과 함께 순매출에 따른 단계별 로열티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이번 계약의 일환으로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B 관련 기술 및 노하우 등의 이전을, GSK는 전임상 및 임상 개발, 제조, 상업화를 담당할 예정이다.

# GSK가 에이비엘바이오를 선택한 이유는.

최근 트렌드가 중요하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BBB 셔틀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2024년 4월 에자이가 레카네맙의 원개발사인 바이오아틱(Bioartic)으로부터 BBB 셔틀 기반 알츠하이머 후보물질 BAN2802를 도입했으며, 10월에는 애브비가 BBB 셔틀 개발사 알리아다 테라퓨틱스(Aliada Therapeutics)를 인수했다. 

일라이 릴리 역시 같은 달 미국 바이오 기업 키노토(Qinotto)와 BBB 셔틀 기반 CNS(중추신경계) 신약 개발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은 12월 에자이와 동일하게 바이오아틱과 BAN2803을 포함한 2종의 후보물질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공개된 정보가 없는 키노토를 제외하고 이들이 확보한 BBB 셔틀은 모두 트랜스페린 수용체(Transferrin Receptor, TfR)를 기반으로 한다.

트렌드가 변경된 가장 큰 이유는 로슈가 발표한 알츠하이머 환자 대상 트론티네맙(Trontinemab) 임상 1/2상의 초기 데이터는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한때 큰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임상 3상에서 좌절했던 아밀로이드 베타 단일항체 간테네루맙(Gantenerumab)이 뇌혈관장벽(Blood Brain Barrier, BBB) 셔틀 기술을 적용한 트론티네맙으로 다시 탄생하며 놀라운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트론티네맙은 임상에서 실패를 경험한 약물일지라도 BBB 셔틀이 적용되면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 놀라운 사례로, BBB 셔틀이 퇴행성뇌질환 분야에서 중요성을 인정받고, 그랩바디-B 기반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의 임상 1상이 원활히 진행됨에 따라 그랩바디-B에 대한 글로벌 평가가 긍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 BBB셔틀 추가 기술이전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있어 핵심 타깃은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tau)다. GSK는 새로운 타켓으로 개발을 진행한다는 계획으로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GSK와의 계약에는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가 빠졌다. 이에 따라 에이비엘바이오는 아밀로이드 베타 또는 타우 개발사와 그랩바디-B 관련 협력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아밀로이드 베타 관련 딜을 체결하더라도 또다른 아밀로이드 베타 관련 딜을 추진하는 것도 가능하다. 도나네맙, 레카네맙 등 아밀로이드 베타를 표적하는 치료제라 하더라도 각기 항체가 항원에 바인딩하는 에피톱(Epitope)이 다르기 때문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에피톱 단위로 그랩바디-B 기술이전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 현재 글로벌 빅파마들이 앞다퉈 뇌혈관장벽(Blood Brain Barrier, BBB) 셔틀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로슈가 발표한 알츠하이머 환자 대상 트론티네맙(Trontinemab) 임상 실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기 때문이다. BBB 셔틀은 향후 어떻게 확장할 것으로 전망하는가

ABL301은 현재 파킨슨 병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지만 다른 퇴행성뇌질환으로도 적응증 확장 가능성이 열려있다. 루게릭 병, 광우병 등이 대표적인 예다. 다만 치매와 파킨슨 병이 정복되지 않는 한 이 두 적응증에 대한 개발이 가장 우선적으로 진행될 것 같다. 퇴행성뇌질환 계열은 항암제와 비교해 엄청난 비용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결과가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마켓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빅파마들도 이 분야에 집중할 것 같다. 이후 광우병, 루게릭병 등으로 시장이 확장될 것 같다.

# 에이비엘바이오의 주력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이중항체 기반 항체약물접합체(ADC)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엔허투 병용요법, 트로텔비 병용요법에서 ADC가 기존 화학요법 대비 개선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ADC가 기존 화학요법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ADC는 이제 엔허투로 대표되는 3세대를 지나 4세대로 넘어가고 있다. 엔허투의 성공 이후 토퍼아이소머라제 기반 페이로드를 붙인 ADC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사실 3세대 ADC의 경우, 환자의 입장에서 보면 완치까진 아니고, 생명을 조금 더 연장하는 수준이다. 그렇기 때문에 ADC 시장은 4세대로 넘어가는 등 추가 발전 가능성이 크다.

4세대 ADC는 페이로드를 2개 붙이는 듀얼 페이로드(Dual Payload) ADC, 이중항체 ADC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AACR에서도 듀얼 페이로드의 임상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듀얼 페이로드를 적용할 시 ADC가 기존 약물보다 효과도 좋고 내성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중항체에 듀얼 페이로드를 적용하는 전략도 고려하고 있다. 이중항체와 듀얼 페이로드를 접목하면 기존 약물의 한계를 극복하고, 진정한 ADC 르네상스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발표될 4세대 ADC의 임상 데이터가 기대된다.

# ADC 파이프라인 개발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에이비엘바이오는 현재 내부에서 이중항체 ADC, 단일항체 ADC, 듀얼 페이로드 적용 ADC 등 다양한 차세대 ADC를 개발하고 있다.

가장 속도가 빠른 이중항체 ADC ABL206과 ABL209는 미국에 새롭게 설립될 법인에서 임상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는 한국에서 비임상 진행 중이고,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위한 준비 및 제출까지 담당한다. 이후부터는 에이비엘바이오 USA의 몫이다.  ABL206은 3분기, ABL209는 4분기에 IND를 신청할 예정이다.

미국에 설립할 법인의 경우, 에이비엘바이오 코리아와는 다른 색을 내고 싶어 사명도 에이비엘바이오와 관계 없이 새롭게 정할 방침이다.

# 강남 사옥으로 이전한다. 연구 시설 등 달라지는 부분은.

가장 큰 변화는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 강화다. 다른 건물에 흩어져있던 인력들이 하나로 합쳐지는만큼 서로의 의견을 모으는데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이전을 통해 성장하는 회사이다보니,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개발해 나가는데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연구시설도 임대 시설을 이용하다보면 필요에 맞게 활용하기 힘든 부분도 존재했다. 마음대로 구조를 변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사옥에서는 연구에 가장 최적화된 구조로 설계해 연구 활용도를 높힐 계획이다.

빌딩 자체가 갖는 심벌리즘도 의미가 있다. 바이오 기업도, 기술을 통해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 향후 계획은 

에이비엘바이오의 핵심 비즈니스는 ▲BBB 셔틀 사업화 ▲차세대 ADC 개발 ▲면역항암 이중항체 ▲ABL001 상업화 등 네가지다. 최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은 ABL001 담도암 환자 대상 2차 치료로서의 탑라인 결과다. 

ABL001 및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은 객관적 반응률(Overall Response Rate, ORR)은 17.1%(19/111)를 보이며 파클리탁셀 단독요법의 ORR 5.3%(3/57)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p=0.031). ABL001 병용요법의 ORR은 현재의 담도암 2차 치료 표준인 폴폭스(FOLFOX)의 ORR 4.9%과 비교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전에 한국에서 진행된 임상 2상 초기 데이터를 확인한 뒤 안전성 프로파일에 대해 문제 삼기 보다는 임상 2상을 조기 종료하고, 후속 임상으로 넘어갈 것을 권고한 바 있으며, 지난해 4월에는 ABL001을 개발사의 빠른 신약 개발을 지원하는 패스트트랙(Fast Track) 대상으로 지정했다. 

FDA의 결과가 나오면 로열티가 나오면 적게는 천억 많게는 이천억까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로열티가 나오면 회사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기술이전 이외의 로열티 확보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원이 확보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