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C(Ascorbic Acid)가 우울감 해소에 도움?

항산화제에서 항우울제까지, 비타민 C의 새로운 가능성 임상 연구와 메타 분석이 보여주는 아스코르브산의 정신 건강 효과

2025-04-22     우정민 기자

우울증 치료 관련 최근 연구 결과들을 검색하던 중에 흥미로운 논문 한 편을 접하였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고 하루가 다르게 AI와 같은 첨단 과학기술들이 생명과학의 판도마저 바꾸어가고 있는데, 고전적 생명과학 물질 중 하나인 비타민이 생명 현상의 난제 중 하나인 우울감과 같은 정신 현상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치료의 보조적 Key가 될 수 있다는 임상 연구였다. 제목이 시사하는 바와는 달리 이 논문의 내용은 건강 증진을 위한 비타민 보충에 있어서 비타민 C(아스코르브산)의 과학과 객관적 사실을 정리할 필요성을 일깨워 주었다.

그 논문은 2025년 4월 11일 「Neuropsychiatric Disease and Treatment 21: 815–825」에 발표된 “Ascorbic Acid and Esketamine for Mental Disorders in Women with Miscarriage: A Randomized Controlled Double-Blind Trial Protocol”인데, 그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반적으로 무통 소파술을 받은 임산부의 우울증과 통증 등을 포함한 정신 불편에 에스케타민 요법을 적용하고 있는데, 투약 시 해리와 어지러움, 혼란과 같은 정신과적 부작용과 고혈압, 빈맥 등과 같은 심혈관적 부작용 등에 대한 염려가 있다. 이러한 염려는 투약 순응도를 낮추고 임상 적용을 제한하고 있다. 비타민 C가 에스케타민의 항우울 효과를 상승시켜 에스케타민의 투여 용량을 줄이고 부작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가정하에, 중경의과대학(重慶醫科大學, Chongqing Medical University)의 Zhaojuan Ke 등은 무통 소파술 후 유산 환자에서 비타민 C가 에스케타민의 항우울 효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추적한다.

사진. 게티이미지

4개의 군, 즉 정상 생리식염수 정맥 투여군과 에스케타민 0.125 mg/kg 단독 투여군, 생리식염수 + 비타민 C 500mg ivgtt(생리식염수 100ml에 녹인 후 천천히 정맥 내 투여)군, 에스케타민 0.125 mg/kg + 비타민 C 500mg ivgtt 군으로 나누어 각 군에 모집된 106명, 총 424명(18~45세)의 환자에게 42일간 투약하고 첫 투약 후 7일, 28일, 42일에 Edinburgh Postpartum Depression Scale (EPDS) score(우울 심각도), Self-Rating Anxiety Scale (SAS) score(불안 정도), Hospital Anxiety and Depression Scale (HADS) score(우울/불안 정도), Sleep Quality Numerical Rating Scale (SQ-NRS) score(수면 질), Insomnia Severity Index (ISI) score(불면 정도), Numeric Rating Scale (NRS, 통증), 부작용(환각, 두통, 어지러움, 악몽, 복시, 시야 혼탁, 오심, 구토, 혈압, 심박동 수, 호흡수, 체온, 산소포화도 등)을 관찰/측정한다. 아쉽게도 논문은 연구 결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은 채, 다음과 같이 결론짓고 있다. 유산으로 인한 소파술 후 여성의 신경정신과적 건강에 대한 비타민 C의 효과가 유의미한 이점을 보이고 에스케타민의 효능을 보완하는(상승시키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새로운 신속 항우울제 치료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아마도 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추정되며, 비타민 C가 유효한지에 대한 결과가 곧 발표될 것으로 여겨진다. 그래도 약학자의 시각에서 보면, 결과도 없는 논문이 발표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반면, 2021년에 Sepideh Soltani 연구팀이 General Hospital Psychiatry 71: 36-42에 발표한 논문(The effect of vitamin C supplementation on mood status in adul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clinical trials)에 따르면, 836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10건의 임상시험 결과를 전반적으로 분석한 결과 비타민 C 투여가 기분 상태를 유의미하게 개선하지 못했다. 다만, 하위 그룹 분석 결과, 항우울제를 처방받지 않은 환자(subclinical depressed)에게 비타민 C 보충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유익 효과를 나타냈다.

Xiangmei Ren 연구팀이 2024년 발표한 논문(Higher serum ascorbic acid levels are associated with lower depression prevalence in US adults: a case-control study - Front Nutr. 2024, 26;11:1324835)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의 혈청 비타민 C 수치는 우울증이 없는 개인보다 유의하게 낮았고, 혈청 비타민 C 수치가 사분위 수 1(Q1)에서 사분위 수 4(Q4)로 증가함에 따라 우울증 유병률이 12.0%에서 5.4%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RCS(Restricted cubic splines) 모형은 혈청 비타민 C 수치와 우울증 사이에 L자형 비선형 관계(비선형성에 대한 P<0.05)를 보여주었다. 결론적으로 혈청 비타민 C 수치가 높을수록 우울증 유병률이 낮아짐을 시사한다.

오래전에 이미, 비타민 C는 수용성 항산화제로서 우울증 또는 우울 반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제시되었다. 뇌에서 활성 산소종(ROS)이 우울증의 병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시작된 논의이다. 2012년 Rodrigues 연구팀(Journal of Psychiatric Research 46: 331-340)은 만성 예측 불가능 스트레스(CUS)-우울증 동물(생쥐) 모델에서 비타민 C 또는 플루옥세틴(항우울약)의 반복적 투여가 CUS-유발 우울 증상과 산화 손상을 유의미하게 개선함을 확인하였고, 비타민 C가 우울증 증상 관리에 대안적인 접근법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Suhera M Aburawi 등도 임상 연구에서 비타민 C와 항우울제를 병용 투여했을 때 치료적으로 더 유익했으며, 치료받은 우울증 환자에게 좋은 반응을 예측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비타민 C는 동물 모델에서 항우울제의 효과를 강화하며, 세포 내 항산화 과정을 통해 신경 보호 효과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항산화 작용이 정서 상태의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다수의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었고 그 기전도 제시되었다. 항우울 반응에 있어서 비타민 C의 잠재적인 기여는 항산화 작용의 결과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우울증 상태의 신경에서 산화성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이 확인되었고, 비타민 C의 우울 증상 개선 효과는 주로 항산화 작용에 기반하는 것으로 제시되었다. 이 외에도 비타민 C의 우울증에 대한 반응은 다음과 같은 활성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인식되고 있다. 물론 이 반응들도 기본적으로 항산화 작용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① 모노아민성 신경 전달물질(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합성에서 cofactor 등으로서 효과와 항 N-메틸-D-아스파르트산(NMDA) 효과와 같은 신경 전달에 대한 영향; ② 비타민 C는 코르티솔 합성을 감소시키고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HPA) 기능을 조절하여 우울 증상을 완화함; ③ 비타민 C는 BDNF(뇌유래신경영양인자)-TrkB(tropomyosin related kinase B) 신호전달을 활성화하여 신경 가소성을 항진함; ④ 비타민 C가 우울 상태에서 활성 T 세포와 단핵구가 인터루킨-6(IL-6)와 종양괴사인자(TNF-α)와 같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증가하는데, 비타민 C는 이를 억제함.

여전히 비타민 C의 항우울 활성은 과학적 논의의 table 위에 있다. 다만, 비타민 C가 수용성 비타민으로 강력한 항산화 활성을 나타내며 권고량 복용 시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므로 필자는 의료적 치료 이전 상태의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비타민 C를 복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비타민 C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식품, 음료, 제약, 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면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고, 시장 규모는 2024년 1,993억 달러에서 2032년 3,215억 달러에 도달하며, 그 기간 연평균 성장률(CAGR)이 6.2%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 칼럼을 계기로 필자는 몇 회에 나누어 비타민 C의 생리 활성에 관한 과학적 정보를 근거에 기초하여 정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