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 관상동맥우회술 받은 당뇨병 환자, 실시간 연속혈당측정기로 혈당 조절 최적화 外

2형 당뇨병 환자, 관상동맥우회술 후 혈당 조절 안 되면 합병증 및 사망 위험 증가 연속혈당측정기 사용군, 대조군 대비 목표혈당 유지시간 10% 개선... 평균 혈당도 낮아

2025-04-11     우정민 기자
사진. (왼쪽부터) 곽수헌교수, 손희준 교수, 황호영 교수, 손석호 교수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2형 당뇨병 환자는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사망과 합병증 위험이 높다. 최근 실시간 연속혈당측정기가 이 수술의 예후를 개선하는 데에도 유용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속혈당측정기로 원격모니터링을 받은 환자는 대조군보다 목표 혈당 유지시간이 길고, 특히 고혈당이 잘 관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곽수헌·손희준 교수와 심장혈관흉부외과 황호영·손석호 교수팀이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연속혈당측정기 및 원격모니터링의 혈당 관리 효과를 확인한 연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관상동맥질환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지면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의 원인이 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이를 위해 심장으로 혈류를 공급할 새로운 우회로를 만드는 관상동맥우회술을 받는다. 이 수술을 받는 3명 중 1명은 2형 당뇨병 환자로, 이들은 일반인보다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나쁘다. 특히 수술 후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사망률과 심방세동, 감염, 폐 합병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효과적인 혈당 조절법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실시간 혈당 정보를 24시간 자동 수집·전송하는 연속혈당측정기(CGM)에 주목했다. 이 기기를 사용하면 혈당 관리가 용이하고, 급격한 혈당 변화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연구팀은 관상동맥우회술 후 병동에 입원 중인 2형 당뇨병 환자를 시험군(48명)과 대조군(43명)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시험군은 실시간 연속혈당측정기를 착용해 원격모니터링을 받았고, 대조군은 하루 4회 의료진이 직접 현장진단 혈당측정기를 사용했다.

나이·성별·BMI·공복혈당·당화혈색소를 보정한 결과, 목표혈당(70-180mg/dL) 유지 시간은 시험군이 대조군보다 유의미하게 길었다(평균 60.3% vs 50.3%). 또한, 시험군은 대조군 대비 평균 혈당이 유의미하게 낮았고, 목표혈당 초과 시간도 짧았다.

한편, 저혈당 사건(70mg/dL 미만인 상태가 15분 이상 지속) 발생 빈도는 두 군에 차이가 없어,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이 관상동맥우회술 후 당뇨병 환자들에게 추가적인 저혈당 위험을 유발하지 않고, 안전한 치료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연속혈당측정기와 원격모니터링을 사용하면 인슐린 투여를 시기적절하게 실시할 수 있어, 최적화된 혈당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곽수헌 교수(내분비대사내과)는 “이번 연구를 통해 연속혈당측정기와 원격모니터링의 조합이 개별화된 혈당 관리를 가능케 해, 심장 수술 후 입원한 당뇨병 환자의 수술 예후를 개선하는 효과적인 방안임을 확인했다”며 “추후 관상동맥우회술 뿐 아니라 다양한 수술 환경에서 연속혈당측정기의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정식 가족 기부연구비로 진행됐으며, ‘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당뇨병, 비만 및 대사질환)’ 최근호에 게재됐다.

 

혈액종양내과 신동엽 교수, 대한혈액학회 중견연구자상

 

사진. 신동엽 교수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신동엽 교수가 지난달 28일, 대한혈액학회 국제학술대회(ICKSH2025)에서 중견연구자상을 수상했다.

중견연구자상은 국내 혈액학 발전과 인류 건강복지에 기여한 우수 연구자 1인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최근 2년간 수행된 순수 국내 연구 중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논문을 평가해 수상자를 선정한다.

신 교수는 제1저자로서 2024년 1월, ‘다발골수종에서의 골용해성 병변 발생 기전 규명’ 연구를 Haematologica에 발표해 이 상을 받았다. 이는 다발골수종의 유망한 바이오마커를 찾고 예후 개선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로, 서울대병원 윤성수·숙명여대 김용환·서울대 황대희 교수팀과 협력해 진행됐다.

다발골수종은 백혈병 다음으로 흔한 악성 혈액암으로 비정상 형질세포의 분화와 증식 때문에 발생한다. 이 암의 주된 특징은 뼈가 녹아내리는 ‘골용해성 병변’이며, 이는 골절과 통증을 유발해 환자의 삶의 질과 예후를 크게 떨어뜨린다. 그러나 골용해성 병변의 발생 기전은 알려지지 않았다.

신동엽 교수는 다른 혈액암과 달리 다발골수종 환자의 골수혈액에서 ‘FLT3L’ 수치가 특징적으로 상승함을 발견했다. 이후 이 물질과 골용해성 병변의 연관성을 확인하고자 세포 및 유전체 정밀 분석을 실시했다.

연구 결과, FLT3L이 STAT3-DKK1 경로를 활성화하고, 뼈 형성에 관여하는 WNT 신호전달경로는 억제함으로써 골용해성 병변이 발생하는 기전을 규명했다. 나아가 대규모 유전체 데이터셋으로 이 기전을 검증해 고이배수성(hyperdiploidy) 다발골수종에서 위험이 더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신동엽 교수(혈액종양내과)는 “과분한 상을 받게 돼 뜻깊다”며 “혈액암 치료법 연구에 정진하라는 격려이자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여 난치성 혈액암 환자에게 희망을 전할 수 있는 연구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 교수는 제대혈 유래 혈액줄기세포 및 혈액암 분야에서 여러 연구를 진행해 온 혈액학 분야의 전문가로, 대한혈액학회 국제협력이사·학술이사 등을 역임하며 국내 혈액학의 발전과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에 헌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