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전문가+] 작은 용종이 대장암으로... 정기적인 검사가 최선의 예방법 外

2025-04-08     우정민 기자

 

사진. 김동우 교수

대장암은 갑상선암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발생률이 높은 암이다. 보건복지부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대장암 발생자는 3만3,158명으로 전체 암 가운데 11.8%를 차지했다. 또 2023년에는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9,348명에 이르러, 전체 암 사망률의 11%를 차지하며 세 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대장암도 작은 용종에서 시작된다.

용종은 신체 내부 점막이 증식하면서 돌출된 병변을 말한다. 대장은 길이가 150cm에 달하는 장기로, 찌꺼기들이 오래 머무르면서 물리적, 화학적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손상이 반복되면서 점막이 회복되는 과정 중 용종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장에서 용종이 자주 생기는 이유다.

정확한 발생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현재로선 유전적 요인이 20~30%를 차지하고, 그 외에는 생활습관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노화와 유전 요인을 제외하면 잘못된 식습관, 신체 활동 부족, 비만, 음주, 흡연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용종은 증상이 없다. 다만 일부는 크기가 커지면서 출혈이나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조기 발견을 위해선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이 중에서도 내시경 검사는 시술자가 직접 용종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현재로선 가장 확실한 진단법이다.

대장내시경은 진단 목적과 치료 목적의 두 가지로 나뉜다. 진단 내시경은 암이나 용종의 유무를 확인하는 데 사용되며, 치료 내시경은 기구를 활용해 용종이나 조기암을 직접 제거하는 방식이다. 크기가 작을 경우 진단 내시경 도중 용종을 바로 제거하는 치료 내시경 시술이 함께 이뤄진다.

치료 내시경에는 내시경 점막 절제술(EMR)과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ESD)이 있다. 용종의 크기와 형태에 따라 시술 방법이 결정된다. EMR은 일반적으로 1~2cm 전후의 작은 대장용종을 제거할 때 사용된다. 올가미 형태의 기구를 이용해 비교적 작은 용종을 암 예방 차원에서 제거한다. 단, 2cm 이상 용종은 출혈이나 천공 등 합병증 위험이 커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ESD는 대장의 점막하층에 약물을 주입한 뒤 점막층과 점막하층을 분리해 용종을 일괄 절제하는 방법이다. 이 같은 절제 방식은 재발 위험을 낮추며, 암이 의심될 경우 점막하층 및 림프관 침범 여부를 조직검사를 통해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조직 검사 결과 림프절 전이 위험이 없다면, 수술 대신 최소 침습 치료로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다.

김동우 고려대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대장용종은 종양성과 비종양성으로 나뉘는데, 선종과 같이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종양성 용종은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며 "최근에는 과형성 용종과 같은 비종양성 용종도 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돼, 악성화 가능성이 낮다고 방심해선 안 된다. 직장에 있는 소형 용종을 제외하고는 가능한 한 모두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예방을 위해선 식단 관리도 중요하다. 붉은 고기, 햄, 소시지, 베이컨 등 가공육 섭취를 줄이고, 식이섬유와 칼슘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된다. 또한 흡연은 대장용종과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이므로 금연이 권장된다.

김 교수는 “아무리 조심하더라도 대장용종은 100% 예방할 수 없다”며 “증상이 없더라도 45~50세 이후에는 분변잠혈검사나 대장내시경 등 대장암 선별검사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러스가 알츠하이머 악화… 고대의대팀, 치료 실마리 찾았다

 

바이러스 감염이 알츠하이머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확인됐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융합의학교실 신옥 교수 연구팀은 새로운 치료 후보물질인 ‘ALT001’을 통해 바이러스 감염과 알츠하이머 간 연결고리를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신 교수 연구팀(고려대 의대 오수진 박사, 동아대 의대 윤진호 교수)은 바이러스 감염이 알츠하이머 유발 기전 중 하나임을 입증하고,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 1형(HSV-1) 같은 신경 감염 바이러스가 퇴행성 뇌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HSV-1 감염이 실제로 질환을 어떻게 가속화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생쥐와 인간 유래 미세아교세포, 미세아교세포-신경세포 공배양 모델, 뇌 오가노이드(인공 미니 뇌 모델) 등 다양한 실험 모델을 활용해 HSV-1 감염이 미세아교세포의 미토파지 기능을 저해하고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를 유발함을 확인했다. 또한 아밀로이드 응집체 제거를 위한 식세포작용에도 방해가 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그림 설명 . HSV-1 감염이 미세아교세포의 미토파지를 저해해 신경 염증을 유발하는데, 연구진은 신규 미토파지 촉진물질인 ALT001이 항바이러스 면역을 활성화하는 반면 신경 염증을 제어하고 미세아교세포의 다양한 기능을 개선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병리 기전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미토파지를 촉진하는 물질 ALT001을 개발했다. ALT001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세아교세포의 미토파지 기능을 회복시키고, 이를 통해 HSV-1 증식을 억제하는 동시에 신경 염증을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더불어 아밀로이드 응집체에 대한 식세포 작용을 활성화시키는 기능도 확인됐다.

신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 감염이 알츠하이머를 포함한 퇴행성 뇌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분자 수준에서 입증하고,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며, “특히 미세아교세포에서 HSV-1 감염이 미토파지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것은 기존 신경세포 중심의 연구와 차별화되는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ALT001은 향후 다양한 바이러스성 신경질환 치료에도 적용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IF 12.4)’에 최근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ALT001을 통한 미토파지의 약리학적 타겟팅이 단순포진 바이러스 1 매개 미세아교세포 염증을 개선하고 HSV1 감염을 제어하여 아밀로이드 베타 식세포작용을 촉진(Pharmacological targeting of mitophagy via ALT001 improves herpes simplex virus 1-mediated microglial inflammation and promotes amyloid beta phagocytosis by restricting HSV1 infection)’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