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전문가+]당뇨병 환자, 신장내과 진료 후 신장 기능 안정화된다 外

2025-04-03     우정민 기자
사진. (왼쪽부터) 한승석 교수, 윤동환 교수

서울대병원이 당뇨병 환자 3만여 명을 15년간 추적한 결과, 신장내과 진료를 받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신장 기능이 더 천천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의 신장 기능이나 의뢰 시점에 관계없이 신장내과 진료를 시작하면 신장 기능을 보존하거나 개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한승석 교수와 윤동환 교수 연구팀은 2형 당뇨병 환자 3만여 명을 최대 15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연구는 신장내과 전문의의 진료가 당뇨병 환자의 신장 기능 예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중점적으로 분석했다.

당뇨병콩팥병은 가장 흔하면서도 예후가 나쁜 신장질환으로, 투석이 필요한 말기콩팥병 환자의 절반 이상이 이 병에서 비롯된다. 최근 당뇨병 환자 증가에 따라 당뇨병콩팥병 유병률도 꾸준히 늘고 있다.

대한신장학회는 당뇨병 환자의 사구체여과율(eGFR)이 60 미만일 경우 신장내과 진료를 권고하고 있으며, 미국 및 대한당뇨병학회는 30 미만일 때 신장내과 전문의 진료를 권장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신장내과 진료의 실제 효과는 명확하게 분석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2004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대병원에 내원한 신장질환 병력이 없는 2형 당뇨병 환자 약 3만 명을 대상으로 Difference-in-Difference 모델을 활용해 분석을 진행했다. 의뢰군(3,885명)과 비의뢰군의 의뢰 전후 신장 기능 감소 속도(연간 eGFR 변화율)를 비교했으며, 의뢰 시점 평균 eGFR은 55였다.

[그래프] 신장내과 진료 의뢰 전후 eGFR 변화율 비교. 진료 의뢰 이전(좌측 주황색)에는 eGFR 변화율 효과가 0에 가까우므로, 신장 기능 감소 속도가 큰 변화 없음을 시사함. 반면 의뢰 이후(우측 파랑색)부터 eGFR 변화율 효과가 양수로 바뀌므로, 신장 기능 저하 속도가 둔화됨.

분석 결과, 신장내과 진료 이전에는 eGFR 연간 감소 속도에 큰 변화 없이 꾸준히 감소했으나, 진료 직후부터 eGFR 변화율이 양의 값으로 전환되며 신장 기능 감소 속도가 유의미하게 줄어들었다. 진료 이후에는 연간 eGFR 감소 정도가 5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장기능 악화 위험도나 의뢰 시점에 상관없이 신장내과 진료는 기능 감소 속도를 늦췄다. 특히 신장기능 악화 고위험군의 경우, 연간 eGFR 보존 효과가 10에 달했다.

신장내과 진료를 받은 환자군에서는 SGLT2 억제제와 RAS 차단제 같은 신장 보호 효과가 입증된 약물의 사용이 늘었고, NSAID와 파이브레이트 등 신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약물 처방은 줄어들었다. 또한 일부 환자는 신장 조직 검사를 통해 당뇨병콩팥병이 아닌 다른 신장질환으로 진단받아 적절한 치료 방향을 설정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eGFR이 40이고 연간 7씩 감소하는 환자의 경우, 신장내과 진료 없이 4~5년 내에 투석이 필요한 수준인 eGFR 10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장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다면 eGFR 감소 속도를 연 2 수준으로 낮춰 투석 시점을 10년 이상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한승석 교수는 “신장내과 전문의는 신장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환자 상태에 따라 용량을 조절하거나 중단할 수 있다”며 “일부 환자에서는 면역억제제가 필요한 사구체신염을 진단해 신장 기능을 회복시키거나, 급성신손상의 원인을 찾아 회복을 유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당뇨병 환자에서 신장내과 전문의 진료의 신장 보호 효과를 규명한 데 의미가 크다”며 “eGFR 수치가 30 혹은 60 이상인 환자라도 상태에 따라 조기에 신장내과 진료를 받아야 하며, 적절한 진료 의뢰는 의사의 중요한 진료 기술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신장학회지(Kidney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 최근호에 게재됐다.

 

경희대한방병원 이승훈 교수팀, 3D 동작분석기술 근골격질환 진단 유효성 확인

사진. (왼쪽부터) 이승훈, 이수지 교수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침구과 이승훈, 이수지 교수팀이 근골격계 질환 진단을 위한 3D 동작분석기술의 유효성을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했다. 해당 기술은 3D 센서를 활용해 촬영한 3차원 이미지를 기반으로 자세 균형과 관절 가동범위를 평가하는 의료기기로, 추나요법 전후 관절의 기울기 등 체형 비교를 목적으로 개발된 ‘아이밸런스(iBalance)’ 시스템이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30명과 오십견 환자 10명 등 총 40명을 대상으로 아이밸런스와 전통적 측정도구인 관절 각도계를 활용해 어깨 관절의 가동범위 측정값을 비교·분석했다. 관절 움직임은 총 7가지로 구분됐으며, 각 동작당 3회씩, 일주일 간격으로 두 차례에 걸쳐 측정이 진행됐다. 관절가동범위 평가는 관절상태를 진단하고 재활 목표를 설정하며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데 필수적인 절차다.

분석 결과, 3D 동작분석 시스템은 세 가지 관절 움직임에서 유의미한 측정값을 나타냈다. 두 명의 평가자가 시간차를 두고 각각 측정했음에도 일관된 결과를 보여 급내상관계수(ICC) 0.9 이상으로 매우 높은 신뢰도를 기록했다. 각도계와의 비교에서도 0.85 이상의 높은 타당도가 확인됐다. 특히 오십견 환자군에서 측정값의 변동성은 정상군보다 컸지만, 신뢰도와 타당도 모두 높게 나타나 기존 환자에 대한 임상 적용 가능성도 확인됐다.

이승훈 교수는 “한의학에서는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침, 추나요법 등이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나, 객관적인 증상 평가와 진단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3차원 동작과 보상동작을 정밀하게 포착할 수 있는 이번 3D 동작분석 시스템의 활용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알고리즘 최적화와 다양한 임상 환경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후속 연구를 통해 한의학의 과학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센서 및 신호처리 분야 국제학술지인 ‘Sensors’ 4월호에 ‘건강한 성인과 오십견 환자에서 어깨 관절 가동범위 측정을 위한 단일 카메라 마커리스 동작 분석 시스템의 신뢰도 및 타당도: 단일 기관 연구(Reliability and Validity of the Single-Camera Markerless Motion Capture System for Measuring Shoulder Range of Motion in Healthy Individuals and Patients with Adhesive Capsulitis: A Single-Center Study)’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2주 이상 입안 통증·염증 지속되면 구강암 의심해야

구내염·잇몸병과 유사해 조기 발견 어려워… 금연·금주·구강위생관리 중요

 

사진. 황보연 교수

김모(30대 남성)씨는 몇 달 전부터 입안 통증이 계속됐다. 스트레스로 인한 단순 구내염이라 여겨 약을 복용했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턱 부위까지 통증이 번지자 병원을 찾았고 결국 구강암 진단을 받았다.

구강암은 입안, 혀, 잇몸, 볼, 입천장, 턱뼈 등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전체 암 중 3~5%를 차지하는 비교적 드문 암이지만, 병기가 늦게 발견될수록 치료가 어려워지고 절제 범위가 넓어져 기능적 손상은 물론 외형 변화까지 초래할 수 있어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기 구강암은 통증이 없거나 증상이 경미해 지나치기 쉽다.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일반적인 구내염이나 잇몸병과 비슷해 자칫 간과되기 쉽다. 증상이 악화되면 턱 부위 통증과 부기, 원인 불명의 출혈, 목소리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 경우 정밀검사가 요구된다.

구강암 환자 10명 중 3명은 혀에 악성종양이 생기는 설암으로 진단된다. 혀는 외부 자극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부위로, 특히 치아에 자주 닿고 보철물 등으로 자극받기 쉬운 혀 양옆 측면에 암이 생기기 쉽다. 이외에도 잇몸이나 혀 밑바닥에 암이 발생할 수 있다.

구강암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흡연이 대표적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담배 속 유해 물질이 입안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암세포로 변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음주,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구강위생 불량 등이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소로 지목된다.

구강암을 예방하려면 평소 구강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고, 금연과 금주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흡연과 음주를 병행하는 남성에게 발병률이 높게 나타나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또한 잘 맞지 않는 틀니나 보철물로 인해 반복적으로 상처를 입는 경우 구강 점막이 손상돼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므로 정기적인 구강 검진이 필요하다.

치료는 종양의 위치와 병기에 따라 달라진다. 대부분 수술적 치료가 우선 시행되며,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가 병행된다. 수술은 구강이나 경부, 턱 등을 통해 종양과 주변 침범 조직을 함께 제거하며, 이후 팔이나 다리의 뼈, 가슴 부위 등을 이용한 재건술이 이뤄진다. 수술 후에는 발음이나 식사 등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어 재활치료가 병행된다.

초기에 진단될수록 예후는 좋다. 초기 구강암의 5년 생존율은 90% 이상이지만, 병기가 진행되면 생존율은 급격히 낮아진다. 치료 후에도 새로운 구강암이나 두경부암이 재발할 수 있어 철저한 위생 관리와 정기 검진이 필요하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구강악안면외과 황보연 교수는 “구강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가 높고 기능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2주 이상 입안의 염증과 통증이 지속된다면 치과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검진을 받고 조기에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