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해도 성과를 위해서는 마주해야 한다 - 갈등관리와 협상 (상편)
갈등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은가?
그렇다. 나는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비슷할 거다.
하지만 상상해 보자. 만약 직원을 한 명 뽑아야 하는데, 다른 조건들은 전부 비슷한데 딱 하나만 두드러지게 차이나는 후보들이 있다면 당신은 누굴 뽑을 것인가?
1. 외동아들(외동딸)
2. 3형제(자매) 중 둘째
아마 나는 2번을 고를 거다. 왜냐하면, 그의 삶이 더 다양한 경험을 했을 가능성이 높고, 특히 형제 간에 치고받고 하며 자랐을 거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람이 이렇게 이중적이다. 갈등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지만, 갈등 속에서 성장해 온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어한다. 온실 속의 화초 라는 말이 별로 좋은 의미로 쓰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면 나만 그런 게 아닐 것이다.
갈등 상황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1977년 케네스 토마스 교수와 랄프 킬만 교수가 발표한 '갈등관리 모드'는 사람들이 갈등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설명해 준다.
가로축은 타인수용성(Cooperativeness)을 말하며,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주고자하는 성향이다. 세로축은 자기주장성(Assertiveness)이며,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고 하는 성향이다.
이러한 2*2 매트릭스를 통해 총 5가지의 갈등관리 모드가 정의되는데, 아주 간단하게 각각의 모드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경쟁 - 일단 내 의견대로 합시다 (나를 따르라)
양보 - 지는 게 이기는 거죠. 다 들어드릴께요
타협 - 반반씩 양보해서 갑시다
회피 - 나중에 얘기합시다. 괜히 말하면 싸움만 나고...
협력 - 서로 협력해서 둘 다 충분히 만족하는 방향으로 갑시다
리더는 갈등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
갈등을 대하는 태도는 사람마다 다르게 타고날 수도 있고, 환경에 따라 변해 가기도 한다.
전쟁 상황에서는 '경쟁' 모드가 흔하게 나타난다. 전략에 따라 부하들이 두렵고 힘들어하더라도 리더가 독려하여 앞으로 나아가게 해야 하니까. 비슷한 상황이 외과 의국에서도 종종 벌어졌다. 조금만 실수해도 환자가 위험해질 수 있을 땐, 강력한 리더가 지시하고 팔로워들은 따르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세일즈나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경우, 갈등관리 스타일을 확인해 보면 보통 '양보' 모드가 높게 나타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최대한 맞춰 주어야 원활한 판매가 되고 성과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대화를 하다가 더 상황이 악화되는 경험을 해 보았는가? 그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는 경우, '회피' 모드가 자주 나타난다. 상대방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의 주장도 말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 부부는 안 싸워요. 말을 안 하니까요. 좀 분위기가 아니다 싶으면 그냥 밖에 나가서 담배 한 대 피우고 다른 일 해요. 괜히 애들 앞에서 싸울 필요 없어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을 본 적 있다면, 이는 평화로운 부부관계라기보다는 갈등을 회피하는 상황이라고 보는 게 더 적합할 것이다.
리더의 고민: 요새 MZ들은 달라요
과거의 리더들은 부하직원들과 소통할 때, '경쟁' 모드를 많이 활용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야지" 라는 말로 조직의 의견, 상사의 의견에 알아서 맞춰야 한다는 암묵적인 룰을 표현해 왔다.
제가요? 이걸요? 왜요?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부하직원이 "제가요?", "이걸요?", "왜요?" 라는 말을 할 때, 리더는 혼란에 빠져든다. 자신이 한 번도 고민하지 않았던 이슈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스텝이 꼬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버럭' 화를 내면, 당황스럽게도 진짜 퇴사해 버린다. 그러면 대기업이나 수도권에 본사를 둔 조직이 아닐 경우 사람 구하기 매우 힘들다.
이런 일을 몇 번 겪으면, 리더는 부하직원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사표현을 하지 않고 회피하게 된다.
해법은 없는가
시대가 변했고, 의식이 변했고, 인구구조가 변했다.
절이 싫으면 나가라고 윽박지르면, 절이 텅 비어 버리게 된다.
그래서 이제는 리더들이 갈등을 만났을 때, '협력'이나 '타협' 모드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이 변화에 적응하는 리더들은 향후 10년~20년 이상 조직과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쉬울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협력'하고 '타협'하는 과정을 통해 갈등을 풀어나갈지에 대해 알아보자 (다음 편에 이어서)
글. AGH전략연구소 이동초 대표
**이동초 대표는...
▸ 서울대학교 수의학 학사
▸국민대학교 경영학 석사 (리더십과 코칭 MBA)
▸국민대학교 경영학 박사
▸Pfizer Korea – 영업사원 (MR)
▸GSK Korea – 세일즈 트레이너, 브랜드 매니저
▸행복한변화연구소 – 대표코치
▸화이트메디앙스 – AP 마케팅 이사
▸이외 현재 다수 제약회사에서 영업과 마케팅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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