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속 가장 흔한 거짓말 “나는 코골이 안 해요”

숨소리가 아닌 경고음, 코골이로 드러나는 수면장애

2025-03-25     우정민 기자
사진. 숨수면클리닉 제공

여행을 갈 때 많은 사람들이 “나는 코골이 안 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하지만 정작 함께하는 가족, 친구 등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잠을 잘 때 본인은 코골이를 인지하지 못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는 시끄러운 소음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러한 코골이는 숙면을 방해하는 주요 요인이 된다.

무엇보다 코골이의 경우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수면장애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가볍게 여기거나 부정하는 경우가 많다.

코골이는 무의식중에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본인이 직접 경험하지 않는 이상 알기 어렵다. 주변 사람이 지적하기 전까지 자신의 코골이 소리를 듣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나는 코를 골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수면 중 코를 골기 마련이다. 그중 일부는 심각한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고 있다.

코골이는 수면 중 기도가 좁아지면서 공기가 원활하게 흐르지 못해 발생하는 수면장애 증상이다. 심한 경우 호흡이 순간적으로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로 인해 저산소증, 심혈관 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의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코골이가 단순히 코에서 발생하는 소리라고 여기는 것도 문제다. 코골이의 가장 큰 위험은 이를 가볍게 여기고 방치하는 것이다. 기도가 좁아지면서 공기 흐름이 막히면 몸에 산소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는다. 심한 경우 혈압이 급상승하고 심장에 부담을 주어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산소 부족이 지속되면 뇌졸중, 당뇨병 등의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이러한 위험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코골이를 흔한 잠버릇처럼 여기며 안일한 태도로 치료를 미루기 마련이다.

코골이는 본인의 건강 문제뿐만 아니라 함께 자는 가족이나 배우자의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코골이가 심한 사람과 함께 자는 경우 수면 방해로 인해 불면증이나 만성 피로를 겪는 경우가 많다. 이는 부부싸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코골이로 인해 따로 자거나 별거를 고민하는 부부도 적지 않다. 이처럼 코골이는 개인의 문제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소이기도 하다.

코골이는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체중을 감량하고 옆으로 자는 자세를 유지하며 술이나 수면제 섭취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코골이 증상이 심할 경우 수면클리닉에 내원해 정밀 검사를 시행한 후 양압기, 구강 내 장치를 착용하여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 기도가 심하게 좁아진 경우 기도 확장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처럼 코골이는 본인이 스스로 인지하기 어려운 증상이다. 무엇보다 가벼운 소음 문제가 아니라 본인, 그리고 가족, 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수면장애로 인식해야 한다. 만약 주변 사람들이 코골이를 지적한다면 이를 무시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글 : 숨수면클리닉 이종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