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약만리] 건선 치료 한계 넘어 PASI 100 다가서는 빔젤릭스

새로운 IL-17 A·F 이중억제 기전 16주 빠른 개선 → 3년까지 유지 

2025-03-17     김민건 기자
빔젤릭스

[팜뉴스=김민건 기자] 건선은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자가면역질환이다. 우리 몸에서 면역학적 반응이 발생하면서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비 전염성 만성 피부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건선은 개인의 사회 활동과 업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지난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건선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며 "매우 고통스럽고 몸을 쇠약하게 하는 질병이다"고 표현하며 "눈에 띄는 신체적 증상으로 심리적 손상도 매우 큰 질병이다"고 밝혔다.

WHO 보고에서 보듯 자존감 부족과 불안 그리고 우울증 증가로 이어지는 질환이다. 더욱이 다른 자가면역질환인 건선성 관절염, 염증성 장질환(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 동반 발생 위험도 높다.

최근 건선을 일으키는 여러 면역학적 기전이 규명되면서 치료 환경도 개선되고 있다. 새로운 생물의약품 빔젤릭스(비메키주맙)의 등장은 건선 치료가 환자들의 삶을 더 나아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다. 명약만리에서는 빔젤릭스가 사회적 활동까지 영향을 미치는 건선 치료 환경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다룬다.

▶건선 환자에 30배 많은 IL-17F, 이중 타깃 단클론항체의 등장

빔젤릭스는 작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광선요법 또는 전신 치료요법이 필요한 성인 중증도-중증 판상 건선 치료에 허가됐다.

기존 인터루킨 억제제들이 IL-17 또는IL-23 같은 단일 기전의 건선 유발 요인만 타깃으로 했다면, 빔젤릭스는 IL-17과 IL-17F를 동시 표적하는 최초의 이중 기전 치료제로 개발됐다. 올해 2월 기준으로 이같은 기전을 가진을 것은 빔젤릭스가 유일하다.

빔젤릭스 작용 기전

IL-17A와 IL-17F는 건선 질환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과정에서 중추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 단백질(사이토카인)이다. 사이토카인은 신체 면역세포의 신호 전달 역할을 한다. 사이토카인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한다.

만성 자가면역 매개질환에서 IL-17A, IL-17F 두 사이토카인의 농도 상승은 판상 건선을 포함한 여러 면역 매개 염증성 질환 발병과 관련된다.

IL-17A, IL-17F에는 IL-17A/A, A/F, F/F 세 종류의 사이토카인 분자가 있으며, 빔젤릭스는 높은 친화력으로 IL-17A와 IL-17F만 선택적으로 결합한다. IL-17A, IL-17F가 면역세포 표면의 IL-17RA/IL-17RC 수용체 복합체와 상호 작용하지 못 하도록 차단해 염증 유발 신호 전달을 막도록 만들어졌다.

건선 환자는 T세포 자극 초기 IL-17A를 주로 분비하지만 만성 자극에 의해 시간이 지나면 IL-17F가 분비된다. IL-17F는 IL-17A에 비해 영향력은 낮지만 건선 병변에서는 약 30배 많이 존재한다.

IL-17A, IL-17F를 이중 억제하는 빔젤릭스가 건선 환자에 더 많이 존재하는 IL-17F까지 추가 차단해 기존 IL-17A만 억제했을 때와 달리 더욱 효과적으로 염증을 억제할 수 있는 이유이다.

▶비교 임상에서 다른 생물의약품 대비 PASI 100 도달 우위

무엇보다 업계가 주목한 것은 IL-17과 IL-17F를 동시 표적하는 빔젤릭스의 새로운 기전이 기존 치료제 대비 임상적 개선 효과가 있냐는 것이다. 

임상시험에서 빔젤릭스는 다른 생물학적제제 대비 유의하게 높은 PASI 100 도달을 보였는데 3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해 유효성을 입증했다.

빔젤릭스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한 'BE VIVID' 'BE SURE' 'BE RADIANT'는 다른 생물학적제제와 비교 평가로 진행된 임상 연구이다. 

빔젤릭스 허가 임상

해당 임상들의 16주차 시점에 완전히 깨끗한 피부에 도달한 것을 의미하는 'PASI 100' 지표를 보면, 빔젤릭스 투여군은 ▲BE VIVID 임상에서 59%(비교군 스텔라라 21%) ▲BE SURE에서도 60.8%(휴미라 21%) ▲BE RADIAN에서는 61.7%(동일 IL-17 억제 기전 코센틱스 48.9%)로 다른 계열 또는 동일 기전 생물의약품과 비교 평가 연구에서 유의한 PASI 100 도달을 기록했다.

특히 BE RADIANT 임상에서 빔젤릭스 투여 환자 71%는 최초 1회 투여 후 4주 만에 PASI 75를 달성했는데, 코센틱스(세쿠키누맙)의 47.3% 대비 빠른 치료 효과를 보였다.

빔젤릭스는 앞서 3상 임상연구에 더해 공개연장연구 3년 데이터를 확보했다. 바로 'BE BRIGHT' 임상을 통해 PASI 100 도달 이후 장기간 효과를 유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 연구를 보면 빔젤릭스 투여 16주 시점에 PASI 100 달성 환자 82%가 3년차에도 효과를 유지했다. 16주차 PASI 100 달성 환자의 삶의 질 척도를 평가하는 DLQI(Dermatology Life Quality Index) 지표를 보면 이러한 효과가 왜 환자에게 유의한지 알 수 있다.

DLQI 0 또는 1을 나타낸 환자(PASI 100 도달인 경우)는 16주 시점에 76.3%가 빔젤릭스 치료 3년차에 89%까지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한 것이다.

특히 BE SURE, BE VIVID, BE READY, BE RADIANT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 중 생물의약품 치료 경험이 없거나, 기존에 1개 또는 2개 생물의약품을 사용한 환자 모두 일관된 PASI 90 반응률까지 확인했다. 

건선 환자가 앞서 어떤 종류의 생물의약품을 사용했든, 빔젤릭스 투여 시 모든 계열에서 높은 치료 유효성이 일관되게 나타남을 확인했다는 의미이다.

빔젤릭스는 320mg 피하주사 제형으로 첫 사용 이후 4주, 8주, 12주, 16주차에 투약한다. 이후에는 매 8주마다 맞아야 하며, 매년 6회 투여가 가능하다.

건선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요법

▶치료 어려운 손·발 부위 비교 우위, 미충족 해결 기대

건선 치료가 어려운 것은 재발과 호전을 반복하는 그 자체에 있다. 새로 판상 건선 진단을 받은 환자를 10년간 관찰한 결과, 약 80%가 지속해서 치료를 받은 것을 확인할 정도였다.

특히 두피나 손발톱, 손발바닥은 건선에서 치료가 어려운 부위이며, 치료 이후에도 잔존 병변이 남아 일상생활에 심각한 불편을 가져온다.

의료 현장에서 해당 부위를 난치성 부위로 여기며 건선 치료에서 미충족 수요로 본다. 하지만 빔젤릭스가 여기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는 데이터가 있다.

빔젤릭스 임상 중  손발톱건선증증도지수(Modified Nail Psoriasis Severity Index, mNAPSI)를 평가한 데이터를 보면 투여 1년 시점에서 mNAPSI 0을 달성한 환자가 54%에 달했다. 비교군인 스텔라라(우스테키누맙)은 30.6%였다.

두피 건선에서도 두피 반응 지표(Scalp IGA) 3점 이상인 환자에게 빔젤릭스를 1년간 사용한 결과, Scalp IGA 0을 달성한 환자는 71.9%에 이르렀다. 스텔라라(51.8%)와 비교해 우위를 보인 수치이다.

손발바닥 건선 중증도를 나타내는 pp-IGA 3점 이상 환자도 1년 투여 시점에 빔젤릭스는 많은 환자가 pp-IGA 0을 달성해(P=0.087, 0.052) 치료가 어려운 부위임에도 유효성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