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치료제 교체투여 경쟁 격화, 첫 포문 연 린버크

듀피젠트에서 교체 시 임상 효과 입증 15·30mg 제형으로 유연한 접근 제시 "린버크 임상적 가치 더욱 인정받을 것"

2025-03-10     김민건 기자
애브비 린버크

[팜뉴스=김민건 기자] 한국애브비가 린버크(유파다시티닙)를 앞세우며 중증 아토피 교체투여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전까지 아토피 치료는 불충분한 임상 효과나 부작용이 있을 때 약제 투약을 중단하거나 교체해야 했지만 제한된 급여 기준으로 최적의 치료법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달 1일부터 생물학적 제제-JAK억제제 간 교체투여 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 중증 아토피 치료 전략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달부터 교체투여 급여가 적용되면서 최적의 치료법을 찾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졌다.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는 중등증 이상 아토피 환자에서 생물학적제제 또는 JAK억제제 사용이 불충분한 반응이거나 부작용 등으로 사용할 없는 경우 다른 생물학적제제 또는 JAK억제제로 변경을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현재 국내 허가된 생물학적제제는 듀피젠트(두필루맙), 아트랄자(트랄로키누맙), 엡글리스(렌브리키주맙)가 있으며, JAK억제제로는 린버크(유파다시티닙), 시빈코(아브로시티닙),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가 있다. 이중 엡글리스를 제외한 5개 약제에 급여가 인정, 교체투여 시 보험을 적용한다. 

이달 1일부터 시행한 교체투여 급여 기준에 따라 ▲기존 치료제 사용 중 EASI 도달 실패 또는 부작용 발생시 ▲의사 소견서를 첨부해 교체하며 ▲최소 6개월 간 교체한 약제를 사용해야 한다. 

이때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 간에만 교체를 인정하며, 생물학적제제 또는 JAK억제제 동일 계열로 교체는 급여를 받을 수 없다. 또한 약제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 발생 등으로 한 번 교체한 치료제는 다시 급여로 쓸 수 없다.

한국애브비는 교체투여 급여 인정이 약값을 중심으로 선택하던 치료 전략이 임상 중심으로 흘러갈 것으로 본다. 듀피젠트 비급여 약가는 약 100만원이며 JAK억제제는 40~70만원 수준으로 편차가 크다. 이전까지 교체투여는 급여 인정이 안 됐기에 우선적으로 듀피젠트를 급여로 사용한 뒤 효과 또는 부작용이 있으면 좀더 저렴한 JAK억제제를 비급여로 썼다.

교체투여 급여 인정 이후로는 치료제 선택 기조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란 게 린버크를 보유한 한국애브비의 전략적 판단이다. 

애브비는 7일 서울 강남구 파크하얏트 호텔에서 린버크의 최신 임상연구와 변경된 아토피 급여 기준을 알리는 간담회를 열어 이같은 직접비교 등 다양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린버크라면 다른 아토피 치료제와 경쟁에서 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보였다.

이 자리에서 김유숙 애브비 대외협력부 전무는 "린버크는 최신 임상에서 아토피 치료 목표를 한층 높였다. 특히 환자가 힘들어하는 피부 병변과 극심한 가려움증 모두 사라지게 하는 상태를 동시에 달성했다"며 급여 환경 변화에 따라 린버크의 임상적 가치가 더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한 의료진도 동일한 의견을 나타냈다. 한태영 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아토피는 환자 특성에 따라 증상과 양상이 다양한 질환으로 환자별 맞춤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며 "교체투여 급여 인정으로 충분한 치료 효과를 보지 못 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고 말했다.

한태영 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

한 교수는 "아토피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환자마다 중증도와 발병 부위가 다르게 나타나는 이질성이다. 아토피 중증도 마커나 가려움증 같은 증상이 수면에 미치는 제각기 다르다"며 "나이나 인종에 따라서도 다르기 때문에 치료가 굉장히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중등증 또는 중증 환자는 먼저 면역억제제를 쓰고, 호전이 없는 경우 생물학적제제나 JAK억제제를 쓸 수 있지만 문제는 한 번 약제를 선택하면 (불충분한 효과나 부작용 등) 실패한 경우 교체투여를 할 수 없었다"며 "그러다보니 환자들이 처음 약제 선택에서 가장 비싼 약인 듀피젠트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생물학적제제에 부작용이 있거나 불충분한 반응을 보이는 환자는 린버크 같은 JAK억제제로 교체해 적절한 치료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며 "환자별로 높은 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치료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체투여에서 린버크의 임상적 가치는 어디에 있을까. 한 교수는 린버크 임상 연구 중 듀피젠트와 직접 비교한 Heads Up 데이터를 소개했다. 린버크30mg과 듀피젠트300mg 간 효과와 안전성을 직접 비교 평가한 연구이다. 이 연구에서 듀피젠트 투여 24주 후 린버크30mg으로 교체투여한 환자 90%가 린버크 투약 16주 시점(전체 임상 40주차)에 ESAI 90을 달성했다.

EASI 90이란 피부가 거의 깨끗한 상태를 뜻한다. 여기에 가려음중 척도 지표인 WP-NRS 0/1을 달성했다. 가려움증이 거의 없거나 완전히 사라진 상태를 말한다. 듀피젠트 사용 환자에서 린버크로 교체 시 피부 상태가 호전되고 가려움증도 개선하는 데이터이다.

이날 장용현 경북대병원 피부과 교수도 린버크와 듀피젠트 직접 비교 임상(Heads Up, Level Up) 데이터를 소개하며 장기 효과와 안전성을 설명했다.

장용현 경북대병원 피부과 교수

특히 장 교수는 아토피 조기 치료가 교체투여에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아토피 초기 치료 증상 조절에 실패한 경우 최대 1년의 추적 관찰 기간 한 번 이상 재발할 위험이 높은데 초기 증상 완화가 질환 조절이 이뤄져야 장기적으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는 치료제 관점에서 다른 접근법을 가지고 있다. 아토피는 환자별 특성이 다른 이질적인 질환인데 생물학적제제가 효과가 있을 수 있고, 또 어떤 환자는 JAK억제제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럼에도 지금까지 교체투여가 안 됐다. 이번에 가능해진 것은 치료 패러다임에 큰 변화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악화와 재발이 잦은 아토피 치료의 목표도 결국 완치로 가야한다. 장 교수는 약을 끊었을 때 재발 안 하는 것이 목표이지만, 현실적으로 약제 사용 시 아토피 증상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최소질병활성도에 도달한 상태는 되어야 완치로 가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교체투여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중등증 이상 아토피 환자에서 초기 효과가 빠르고 높으며, 심한 가려움증을 신속히 억제하는 약제를 우선 사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15mg과 30mg 용량이 있는 린버크는 초기 아토피를 효과적으로 조절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유연한 치료적 접근이 가능하다. 또 장기 안정성을 확인한 만큼 교체투여 시 급여가 허용돼 린버크를 첫 치료제로 선택하는데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고 전망했다.

린버크 3상 임상인 Measure Up 1, Measure Up 2 연장연구의 4년 추적 결과를 보면, 린버크15mg과 30mg을 투여한 환자 중EASI 90을 유지한 환자는 각각 69.8%, 72.9%였다. WP-NRS 0/1을 유지한 환자는 각각 44.9%, 47.2%였다. 안전성을 평가한 또 다른 연장연구에서 6년 간 추적관찰한 결과는 기존 린버크 임상과 비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