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레부스, 재발형 다발성경화증 1·2차 단독 투여 급여 적용
국내 허가 10개월 만에 재발 완화형 2차 단독 이차 진행형 1차 단독
[팜뉴스=김민건 기자] 한국로슈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오크레부스(오크렐리주맙)가 재발형 다발성경화증(RMS) 치료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 받는다. 허가 10개월 만이다.
4일 한국로슈(대표이사 이자트 아젬)는 이달 1일부터 기존 치료에 실패하거나 불충분한 반응을 보이는 재발 완화형 다발성경화증(RRMS) 환자, 이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SPMS) 환자 단독 요법에 오크레부스 급여 처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번 고시에 따라 재발형 다발성경화증(RMS) 에 해당하는 ▲재발 완화형 다발성경화증(RRMS) 환자 중 1차 치료제(인터페론 β-1b 등) 투여 후 치료 실패 또는 불충분한 반응을 보이며 외래 통원이 가능한 환자 그리고 ▲이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SPMS) 단독 요법에 급여가 적용된다.
재발형 다발성경화증(RMS)은 재발 완화형 및 이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을 모두 포함한다. 이번 급여는 재발 완화형에서 2차, 이차 진행형은 1차 단독 투여 급여를 인정받은 것이다.
재발 완화형 다발성경화증(RRMS)은 다발성경화증의 가장 흔한 유형이다. 증상 재발과 회복이 반복되는 특징이 있다. 전체 다발성경화증 환자 85%가 초기에 재발 완화형 다발성경화증으로 진단받는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대다수가 이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SPMS)이 된다. 유병 기간에 따라 지속적으로 장애가 악화하는 양상이며, 다발성경화증 주요 치료 목표 중 하나는 조기 질병 활성을 억제해 장애 진행 속도를 지연하는 데 있다.
▶글로벌 3상 OPERA I & II 연구, 오픈라벨 연장 연구
오크레부스 급여 적용은 재발형 다발성경화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글로벌 3상 임상 시험 OPERA I & II 연구와 오픈라벨 연장 연구 10년 분석 결과 등을 근거로 했다.
한국로슈는 "OPERA I & II 연구에서 오크레부스 투여군은 12주 동안 대조군 대비 장애의 진행(Confirmed Disability Progression;,이하 CDP) 위험을 40% 개선(p=0.0006)했고, 24주간 일관된 효과를 유지했다"며 "대조군 대비 연간 재발률(Annualized Relapse Rate, 이하 ARR)은 절반 가까이 감소했으며, MRI 스캔 당 뇌 병변의 평균 개수 또한 유의하게 개선돼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OPERA I & II 오픈라벨 연장 연구에서 실시한 10년 후속 분석에서 오크레부스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했다. 오크레부스 투여군은 10년에 걸쳐 꾸준한 ARR 감소를 달성했다. 10년차 ARR(0.017)은 약 60년에 1회 재발하는 것과 동등한 수준이었다.
오크레부스 투약을 10년간 지속한 재발형 다발성경화증(RMS) 환자 77%는 장애 축적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으며, 92%는 보행 보조 기구 없이 독립적인 보행을 할 수 있었다.
한국로슈는 "특히 두 임상 연구에서 오크레부스를 임상 시험 초기 단계에 조기 투약한 환자군은 이후에 투약을 시작한 환자 대비 효과적인 질환 진행 억제 및 낮은 장애 발생 위험도를 나타냈다"며 "재발형 다발성경화증(RMS) 환자군에서 오크레부스 투약을 2년 일찍 시작한 경우 질병 진행을 10년 가까이 늦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오크레부스 치료 시작 시점에 따른 환자들의 장애 축적의 차이는 10년 간 좁혀지지 않고 유지됐다. 10년 동안 오크레부스를 투여한 환자들에서 새로운 이상 반응이나 예상치 못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고, 전반적으로 양호한 안전성을 보였다.
김호진 국립암센터 신경과 교수는 "최근 다발성경화증 치료는 초기부터 고효능 약제를 활용해 장애를 적극적으로 막는 '강력한 초기 치료 전략'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그러나 국내에서 고효능 약제 사용률은 약 22%에 그쳐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오크레부스 급여 적용으로 고효능 약제 선택지가 넓어진 만큼, 더 많은 환자가 초기 단계부터 질병 진행과 장애를 효과적으로 예방하여 궁극적으로 치료 성과를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오크레부스는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의 신경계 장애를 유발하는 탈수초(신경세포의 축삭을 둘러싸고 있는 절연물질인 수초가 탈락하는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여겨지는 면역세포인 CD20 발현 B세포를 선택적으로 표적하는 기전의 재조합 인간화 단클론 항체이다. 연 2회 정맥 투여한다.
전 세계에서 35만 명 이상의 다발성경화증 환자에게 처방되고 있다. 로슈 의약품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자트 아젬 한국로슈 대표이사는 "이번 급여 적용을 통해 국내 재발형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강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오크레부스는 현재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 지역에 걸쳐 전세계적으로 100개국 이상에서 승인 받아 35만 명 이상의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에게 치료 혜택을 제공해왔다 .
한편, 지난 2024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재발형 다발성경화증(RMS) 및 일차 진행성 다발성경화증(PPMS) 두 유형의 환자를 대상으로 오크레부스 적응증을 허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