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 서울성모병원, 4천 번째 신장이식 환자의 두 번째 삶 축하 外

1969년 서울 명동 소재 성모병원, 국내 최초 신장이식 수술 성공 후 4,000례, 기증자의 숭고한 뜻과 생명을 살리려는 의료진의 간절함이 보태진 결과

2025-02-24     우정민 기자
사진. 서울성모병원은 4,000번째 신장이식 환자의 건강한 퇴원을 기념해 축하 행사를 열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최근 4,000번째 신장이식 수술을 받고 건강하게 퇴원한 환자의 건강을 축하하는 자리를 지난 24일에 가졌다.

1969년 3월 25일, 서울 명동 소재 성모병원에서 만성 신부전증을 앓고 있던 환자의 국내 최초 신장이식 수술이 성공한 이후 4천 번째 환자가 탄생했다.

60대 이 모 씨(주치의: 신장내과 정병하 교수, 혈관이식외과 박순철 교수)는 유방암 수술 후 2023년 정기검진 중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것을 발견했다. 신장(콩팥) 사구체에 염증이 발생하는 사구체신염으로 진단됐으며, 2024년부터 인공신장실에서 신장투석을 시작했다. 콩팥 기능이 나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부터 자신의 콩팥을 나눠주겠다고 선뜻 기증자로 나서준 여동생의 생명 나눔 덕분에 2025년 2월 5일 생체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이후 2월 18일 건강을 되찾아 퇴원했으며, 2월 24일 이식 수술 후 첫 외래 진료를 받았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만성 콩팥병 환자 수는 29만 6,000명으로 10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했다. 고령 인구의 증가와 함께 고혈압, 당뇨병 환자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콩팥 기능이 저하되면 노폐물이 몸에 쌓이면서 여러 합병증을 유발하게 돼 결국 투석 치료 또는 건강한 콩팥을 기증받는 신장이식과 같은 신대체요법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서울성모병원에서 신장이식 수술로 새 생명을 얻어 40년 이상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는 환자는 8명, 30년 이상은 69명, 20년 이상은 185명이다. 이 중 신장이식 후 가장 오래된 환자는 60대 남성 환자로, 이식 후 43년째 새 삶을 살고 있다. 이식 신장의 10년 생존율은 1970년대 23%에서 2010년대 78%로 크게 향상되었다.

신장이식 수술이 활성화된 주요 요인은 혈액형 부적합 이식 수술뿐 아니라 재이식(2차, 3차 이식 등), 면역학적 고위험군 환자 이식, 난치성 혈액 질환자에서의 이식, 면역 관용 유도 이식과 같은 고난도 수술까지 의술의 영역을 확장한 데 있다. 이를 위해 혈관이식외과, 신장내과, 비뇨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신장병리과 및 장기이식센터의 전문 코디네이터 팀이 유기적인 다학제 팀을 구성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공여자와 수혜자의 혈액형이 부적합할 경우, 이식 후 수혜자의 몸속 항체가 거부 반응을 일으켜 이식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거부 반응을 억제할 수 있는 항체 주사와 혈액 속 항체를 제거하는 혈장 교환술 개발로 혈액형 부적합 이식이 가능해지면서, 서울성모병원은 최근까지 450례의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시행했다. 이는 과거 혈액형이 맞는 공여자가 없어 이식을 하지 못했던 환자들에게까지 이식 기회를 넓혔으며, 형제자매보다 혈액형이 다르기 쉬운 부부 이식 증가로도 이어졌다.

고도 감작된 환자의 탈감작 치료 후 신장이식도 고난도 수술 중 하나다. 감작된 상태에서 장기이식을 하면 항체에 의한 급성 거부 반응으로 인해 이식이 실패할 위험이 높다. 서울성모병원은 혈액 내 항체를 제거하여 이식이 어려운 환자도 이식을 받을 수 있도록 탈감작 프로토콜을 구축해, 고도 감작으로 신장이식을 받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건강한 삶을 찾아주고 있다.

이처럼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는 고도 감작된 환자의 신장이식뿐 아니라, 간·신장 동시 이식, 난치성 혈액 질환자에서의 이식 및 면역 관용 유도 이식과 같은 고난도 이식도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한 축적된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매년 신장이식 연구 관련 SCI급 논문을 꾸준히 게재하고 있으며, 다수의 해외 학술대회에서 수상 성과를 내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장 박순철 교수는 “최근 어려운 의료 환경 속에서도 장기를 기증해 주신 기증자와 가족분들의 숭고한 뜻, 그리고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의료진들의 간절한 마음이 합쳐져 이뤄낸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환자를 위해 예전 우리나라 의학 수준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국내 첫 신장이식을 성공시킨 스승님들의 유지를 이어받아, 앞으로도 장기이식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인 환자분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1호 ‘근골격계 특화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 위한 산·학·연·병 협력 모델 구축

사진. ㈜올쏘케어 대표 김종호 교수와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학교실 김양수 주임교수가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 공동연구 협약 체결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는 지난 19일, 가톨릭대학교 옴니버스 파크 L003호 회의실에서 교원 창업기업 ㈜올쏘케어(대표 김종호 ·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와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 및 공동연구 협력을 체결하고, 국내 최초 ‘근골격계 특화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을 위한 산·학·연·병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국내 외래 환자 수 1위 질환인 근골격계 질환은 전체 인구의 약 1/3이 관련 증상을 경험할 정도로 유병률이 높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진료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근골격계 질환은 수술 후 일정 기간 관절을 움직이지 못해 운동 범위 감소와 근력 약화가 필연적으로 동반되므로, 꾸준한 재활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환자들이 본인의 재활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피드백 받을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학교실,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 그리고 ㈜올쏘케어가 협력하여 국내 최초 ‘근골격계 특화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김종호 교수 연구팀은 동작 분석 AI 및 CMC nU CDW 데이터를 활용한 수술 후 재활 가이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환자가 집에서도 쉽게 재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디지털 치료기기로, 개인 맞춤형 피드백 기능을 갖추고 있다. 올해 1월부터는 여의도성모병원 재활의학과 장소연 교수팀과 함께 오십견 및 어깨 회전근개 봉합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식약처 승인 후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는 김종호 교수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을 위해 정형외과학교실과의 공동 연구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의료 데이터를 제공해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재활 치료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아울러,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을 통해 임상적 유효성을 검증하며, 산·학·연·병 협력 모델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김종호 교수는 “근골격계 질환 환자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재활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하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양수 정형외과학교실 주임교수는 “이번 협력은 단순한 연구 개발을 넘어, 의료 혁신을 선도하는 산·학·연·병 협력 모델의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앞으로도 혁신적인 연구 지원과 미래 의료 기술 발전을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종호 교수는 학교법인 가톨릭학원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공동 운영하는 ‘겨자씨키움센터’를 통해 ‘제3회 혁신·창업 아이디어 공모전’ 및 ‘2023 데모데이3’에 본 연구 아이디어를 출품, 대상을 수상하며 사업화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지원을 통해 현재까지 국내외 특허 7건을 출원하였으며, 2024년 초 ㈜올쏘케어를 설립해 겨자씨키움센터를 통한 최초의 교원 창업 사례를 기록했다.

 

하루 4시간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 근시 위험 약 2배 증가,  1시간 초과부터 위험 상승

서울대병원,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과 근시 위험 간의 상관관계 분석

하루 1시간씩 노출 증가 시 근시 위험 21% 증가, 1~4시간 사이 급증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근시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특히 하루에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이 1시간씩 늘어날 때마다 근시 발생 확률은 21% 증가했으며, 1시간에서 4시간 사이의 노출 시간 증가에서 근시 위험이 급격히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과 근시 사이의 관계를 규명한 첫 번째 메타분석 연구로, 근시 예방을 위한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근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근시를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근시의 발병 시기가 점차 빨라지고, 진행 속도와 정도가 심각해지면서 황반변성, 망막박리, 녹내장 등 근시로 인한 시력 장애 위험도 커지고 있다. 연구자들은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근시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가설을 두고 연구를 진행했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상관관계와 안전 노출 기준은 여전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안과 김영국 교수팀은 2024년 11월까지 발표된 45건의 연구를 종합 분석하여 총 335,524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 노출 시간과 근시 발생 위험 간의 관계를 메타분석한 연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PubMed, EMBASE 등 주요 의학 데이터베이스에서 디지털 화면 노출 시간과 근시와의 관계를 다룬 연구를 선정하여 분석을 진행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용량-반응 메타분석(DRMA)을 활용하여 각 연구에서 보고된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에 따른 근시 발생 확률’을 시간 단위로 변환하여 위험도를 계산했다. 또한, 연구팀은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이 근시 발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두 가지 분석 모델을 사용했다. 선형 분석은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이 증가할수록 근시 발생 위험이 일정한 비율로 증가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됐고, 비선형 분석은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이 늘어날수록 위험 증가가 급격하게 변하는 양상을 파악하는 데 사용됐다.

그래프].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과 근시 위험도(비선형 분석):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근시 위험이 급격히 상승하는 경향을 나타냄

선형 분석 결과에 따르면,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이 하루에 1시간 증가할 때마다 근시 발생 위험이 21%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교차비 1.21, 95% 신뢰구간 1.13-1.30). 이는 매 1시간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이 증가할 때마다 근시 발생 위험이 일관되게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비선형 분석 결과에서는 하루 1시간 이상 디지털 스크린에 노출되면 근시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기 시작하며, 1시간에서 4시간 사이에 근시 위험이 급격히 상승하는 비례적 증가가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하루 1시간 노출 시 근시 발생 위험은 5%, 2시간 노출 시 29%, 3시간 노출 시 65%까지 증가했다. 하루 4시간을 초과하면 위험도가 약 2배로 증가하지만, 그 이후에는 증가 속도가 다소 완만해지는 S자 형태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연령대별 분석에서는 2-7세(교차비 1.42), 8-18세(교차비 1.12), 19세 이상(교차비 1.16) 모든 연령층에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발견됐으며, 특히 어린 연령대에서 디지털 스크린 노출이 근시 발생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여러 디지털 기기를 동시에 사용할 경우, 개별 기기 사용에 비해 근시 위험이 더 크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김영국 교수(안과)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하루 1시간 이상의 디지털 스크린 노출이 근시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특히 하루 4시간 미만으로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근시 예방을 위한 안전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근시 유병률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학협회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게재됐다.